엘리베이터에 혼자 타고 있으면 가끔 멈추는 7층
엘리베이터에 혼자 타고 있으면 가끔 멈추는 7층. 처음엔 내가 헛것을 봤나 싶었는데, 어느 날부터는 “아, 오늘도 그럴 수 있겠다”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패턴이 생겼어.
난 회사 건물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거의 매일 쓰는데, 특히 퇴근 시간만 되면 1~6층은 멀쩡하거든. 버튼 누르고 출발하면 금방 올라가는데, 혼자 타 있는 날이면 딱 7층 즈음에서 멈칫해. 멈추는 건 길어야 3~4초인데, 그 짧은 시간이 이상하게 길게 늘어나서 멈춘 상태로 숨이 막혀.
처음엔 정전이나 신호 문제겠지, 하고 넘겼어. 그런데 이상한 게 있어. 엘리베이터가 멈출 때마다 7층에서 “덜컹” 하는 소리가 나. 문이 완전히 열리는 건 아닌데, 뭔가 안쪽이 걸리는 느낌처럼 소리가 나고, 그 순간 바닥 진동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려. 그 뒤로 다시 출발하면 괜찮아지는데, 난 그 몇 초 동안 손바닥이 축축해지는 걸 느끼더라.
그래서 관찰을 시작했는데, 확실히 타이밍이 맞았어. 혼자 탈 때만 그랬고, 누군가 같이 타면 7층에서는 멈추지 않았어. 내가 혼자일 때만, 그것도 퇴근처럼 사람이 적은 시간대에 더 자주 나타났고, 주말엔 거의 없거나 운이 좋으면 아예 안 그랬어. 참 웃긴 건, 다른 층에서는 멈춘 적이 없는데 7층만 “유독”이야.
어느 날은 내가 심심해서 인터폰처럼 생긴 작은 스피커를 한번 눌러봤어. 고장난 건 아닌지 점검하려고, 그냥 테스트 삼아 “혹시 이상 있나요?”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막상 말하려니 소리가 이상하게 먹혀 들어가더라고. 마이크에 뭔가 잡음을 타는 느낌이 들었고, 그때 스피커에서 아주 낮게, 사람이 숨 쉬는 소리 같은 게 들렸어. 분명 누가 답한 건 아닌데, 내가 말하려던 타이밍에 맞춰서, “있다”는 걸 확인받는 기분이 들었지.
그 다음부터는 7층 버튼을 누르지 않게 됐어. 근데 문제는, 내가 목적지가 8층이나 그 이상이면 자동으로 통과하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7층에서 멈칫하는 거야.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 층에서 딱 한 번은 걸리는 느낌. 게다가 그 멈춤이 올 때마다 카메라 렌즈 쪽이 뭔가 흐릿해지는 것 같아. 내부 CCTV가 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엘리베이터 천장에 작은 점들이 있거든. 그 점들이 순간적으로 깜빡이는 걸 내가 그렇게 해석했을 수도 있지만, 그날 이후로는 확실히 신경이 곤두섰어.
어느 퇴근날엔 정말 어이없게도, 엘리베이터가 멈춘 직후에 천천히 “띵” 하고 반응이 왔어. 문이 열리진 않았는데, 마치 누가 7층 버튼을 누른 것처럼 표시등이 미세하게 변하더라. 그리고 속도가 다시 붙기 전에, 아주 작은 소리로 발소리 같은 게 났어. 누가 신발을 끌고 가는 소리. 문제는 엘리베이터 안에는 나 혼자였고, 그 발소리는 분명 내 바로 옆, 그러니까 문 쪽에서 시작해서 뒤쪽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들렸어.
난 그날 이후로 더 조심하게 됐는데, 제일 무서운 건 “멈춤이 나를 기다리는 것 같다”는 감각이었어.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동안 시선이 자꾸 문틈 쪽으로 갔거든. 문틈 사이로 바람이 새거나 냉기가 올라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없는데도 이상하게 시선이 끌려. 마치 누가 밖에서 손가락으로 문을 한 번 톡톡 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 순간엔 숨을 얕게 쉬게 되고, 손잡이를 꽉 쥐고, 머릿속으로만 “움직여, 움직여”를 반복하게 돼.
어떤 날은 회사 동료가 대신 타주고, 내가 층을 같이 올랐어. 그때는 7층에서 멈추지 않았지. 동료가 “여긴 원래 가끔 멈칫하는데?” 하고 웃어넘길 만큼 자연스러웠어. 근데 내가 혼자 남아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순간, 뒷덜미가 서늘하더라. 마치 “이번엔 혼자지?” 하고 묻는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7층 버튼을 안 눌렀는데도, 출발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그 멈칫이 왔고, 그 멈춤 뒤로는 한 번도 들리지 않던, 아주 조용한 속삭임 같은 게 스피커가 아닌 내 귓가에서 스쳐 지나갔어.
그 내용이 무슨 말인지 정확히 들리진 않아. 다만 “여기”라는 단어만은 선명했어.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다시 올라갈 때, 천장 쪽 점들이 잠깐 꺼졌다가 켜졌거든. 그때 떠오른 건 단순한 생각이었어. 7층에서 멈추는 게 고장이라기보다, 누군가가 버튼을 눌러야만 움직이는 구조라면 어떡하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나는 아직도 가끔 7층을 지나가는 순간을 손끝으로 느껴. 혼자 타고 있으면, 그 층이 먼저 나를 알아본다는 걸—아무도 확인해주지 않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