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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베란다에서 간간이 들리는 이상한 울음소리

2026-06-05 12:29:13 조회 9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원룸 베란다에서 간간이 들리는 이상한 울음소리 때문에, 처음엔 그냥 새가 착각을 부리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소리가 이상하게도 “밤마다 같은 타이밍”에 반복됐고, 무엇보다 베란다 바깥이 아니라 안쪽, 창문 바로 아래 쪽에서 들리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그날도 새벽 두 시쯤에 이어폰을 빼고 귀를 기울였는데, 멈췄다 싶더니 다시, 아주 작게 흐느끼는 것처럼 울더라고요.

소리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어요. 한 번 시작하면 한참 동안 계속 울다가 끝나는 게 아니라, 한숨처럼 짧게 끊겼다가 다시 이어졌어요. 마치 누가 숨을 들이켰다 내쉬는 걸 옆에서 따라 듣는 것 같달까요. 그리고 매번 울음이 시작될 때마다, 베란다 난간 쪽 철제가 아주 미세하게 “딸깍” 소리를 내면서 진동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바람에 흔들리는 건가 했는데, 그날 바람은 거의 없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 관리실에 물어볼까 하다가도, 괜히 민원 넣었다가 “원래 새가 그렇다” 같은 소리 들을까 싶어서 그냥 넘어갔어요. 대신 베란다 쪽을 유심히 봤죠. 이상하게도 창문 바깥 난간 아래로 가느다란 먼지 줄이 생겨 있었고, 그 먼지 줄이 울음이 들리던 방향과 정확히 일치했어요. 저는 그걸 보고 “누가 발을 디딘 흔적” 같은 걸 상상했는데, 설마 누가 밤에 거기까지 오겠어요.

그날부터 소리는 더 분명해졌어요. 새벽 2시 10분쯤이면 어김없이 시작되고, 2시 18분쯤에 끝나는 식이었어요. 시간까지 맞아떨어지니까, 저는 점점 불편한 확신이 생겼어요. 단순히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라면 매번 타이밍이 들쭉날쭉해야 하는데, 제 생활 리듬을 딱 맞춰서 눌러 앉은 것처럼 반복되더라고요. 어느 날은 울음소리가 울리기 직전에 방 안 형광등이 미세하게 깜빡였어요.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어요. 울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베란다 문 아래 틈에서 아주 얇은 냉기 같은 게 스며드는 느낌이 있었어요. 손바닥을 갖다 대면 차가운 바람이 살짝 올라왔는데, 창문을 열지 않았는데도 그런 게 느껴지니까 더 신경이 쓰였어요. 저는 결국 베란다 문틈에 수건을 끼워서 막아봤어요. 그리고 다음 날, 울음이 시작될 시간이 되자 수건이 아주 조금씩 젖어들기 시작했어요. 땀이 아니라 물기 같은 건데, 어디서 스며드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저는 ‘이건 뭔가 기술적인 원인이 있겠지’ 싶어서, 밤에 몰래 휴대폰을 켜놓고 녹음을 해봤어요. 녹음된 소리를 들어보면, 처음엔 분명히 울음처럼 들리는데요. 들을수록 그 울음이 “어딘가에 부딪혀서” 왜곡되는 느낌이 강해졌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멀리서 울리는 게 아니라, 벽이나 틈 같은 데를 타고 되돌아오는 소리랄까요. 그리고 녹음 파일에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었어요. 끝날 때쯤이면, 소리 뒤에 아주 작은 ‘긁’ 소리가 덧붙는데, 그게 몇 초 후에 다시 재생되는 것처럼 꼬여 있었어요.

친구한테도 말해봤더니, 처음엔 웃더라고요. 그러더니 “귀신이면 더 무서운 게 와야지, 울음만 들리냐”라고 하면서 장난을 치는데, 제가 실제로 베란다 쪽을 보여주자 표정이 굳었어요. 베란다 쪽 벽면에 아주 얇은 자국이 있었거든요. 누가 손톱으로 긁은 것 같은데, 방향이 일정하고 간격이 규칙적이었어요. 친구는 “사람이 한 게 아니라면 더 답 없다”는 말만 하고는, 한참 동안 벽을 보다가 결국 문을 닫고 나가 버렸어요.

그 뒤로는 제가 더 조심하게 됐어요. 밤에 베란다 쪽으로 발소리가 들리면 일단 불을 켜고, 문은 잠가두고, 창문도 끝까지 닫았어요. 그런데도 어떤 날은, 울음소리가 “안쪽”에서 더 크게 들리더라고요. 마치 소리가 방을 향해 다가오는 것처럼. 그럴 때마다 제 목 뒤가 서늘해지는데, 이상하게도 눈이 먼저 피곤해지고 눈물이 먼저 맺혀요. 공포 영화처럼 확 튀어나오는 건 없지만, 계속 쌓여요. 숨이 차오를 정도로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은 진짜로 확인하고 싶어서 조용히 커튼을 걷고 베란다 문 앞에 귀를 대봤어요. 울음소리가 멈춘 직후였거든요. 그런데 문틈 너머에서, 누군가 아주 천천히 숨을 고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 숨소리가 울음보다 더 가까웠어요. 저는 그 순간 문을 잡으려다가 손을 멈췄어요. 손바닥 위로 따뜻한 기운이 스쳤는데, 동시에 문틈 안쪽에서 작은 젖은 냄새가 확 올라왔거든요. 그 냄새는 이상하게도… 비 오고 난 뒤 오래된 천을 말릴 때 나는 냄새 같았어요. 그날 이후로는, 울음이 들리던 시간에 꼭 누군가 문 앞에 ‘있다’는 기분만 남아버렸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려고 할수록 더 뚜렷해졌어요.

지금도 가끔 새벽이 되면 베란다 쪽에서 그 흐느낌이 시작되는 듯한 기척이 스치고, 창문 밖이 아니라 집 안 공기가 먼저 변해요. 문제는 소리가 다시 커지기 직전에, 저는 늘 알게 돼요. 이번엔 정말로 “들을 준비가 되어 있나”를 묻는 느낌이라서요. 원룸 베란다에서 간간이 들리는 이상한 울음소리… 그게 누군가를 부르는 것인지, 아니면 제가 이미 들은 걸 되돌려 주는 건지, 아직도 저는 멈추지 못하고 그 시간만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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