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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에서 고양이 용품 구매 후 생긴 일

2026-06-06 08:14:11 조회 1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당근마켓에서 고양이 용품을 찾다가, 생각보다 괜찮은 가격에 올라온 글을 봤어요. 새것에 가깝고 급하게 정리하는 거 같아서 바로 연락했는데, 판매자님이 답도 빠르고 사진도 깔끔하게 올려두셔서 “이거다” 싶더라고요.

상품은 고양이 화장실 세트랑 모래, 캣타워 작은 걸로 구성돼 있었어요. 저는 집에 고양이가 있는데(나름 성격이 까다로운 편이라 용품 바꾸면 싫어하거든요), 이전에 쓰던 제품이랑 비슷한 구성이라 마음이 놓였죠. 그래서 “사용 기간이 얼마나 됐는지, 위생 상태는 어떤지”만 딱 물어보고 약속을 잡았어요.

약속 시간에 나가서 만나보니, 판매자님이 현관문 앞까지 가져오시면서 정말 정성껏 싸주셨어요. 비닐로 한 번 더 감싸고, 박스에는 라벨까지 붙여두셨더라고요. 저는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는데”라고 말했는데, 판매자님이 “고양이 용품은 냄새가 남으면 진짜 곤란하잖아요”라고 웃으시더라고요. 그 말이 괜히 마음에 남았어요.

물건을 받는 순간부터 뭔가 찝찝하긴 했는데, 제가 그때는 귀찮아서 그냥 넘어갔어요. 이유는 별거 아니었는데, 캣타워 받침 쪽에 작은 찍힘이 하나 있었거든요. 크게 문제 없어 보여서 “괜찮아요” 하고 넘어갔는데, 집에 오자마자 고양이가 냄새 맡는 걸 보니 이상한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평소엔 새 물건이면 한 번은 꼭 확인하거든요.

일단 화장실부터 세팅하고 모래를 부었어요. 모래는 새 제품이라 하셔서 기대했는데, 봉투를 열었을 때 미세하게 눅눅한 느낌이 살짝 들었어요. 저는 “배송 중 습기 좀 찼나” 싶어 가볍게 말려보려 했고, 화장실 본체도 물티슈랑 따뜻한 물로 한번 닦았죠. 그런데도 고양이가 들어가려다 멈추고, 바로 다른 구석을 살피는 거예요.

그때부터 좀 불안해져서, 캣타워 쪽도 확인했어요. 찍힌 부분 근처에 손톱으로 긁어지는 얇은 부분이 있었는데, 마감재가 살짝 들떠 보이더라고요. 고양이는 원래도 발톱으로 긁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그날따라 유독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건드렸어요. 저는 “이거 원래 이런 하자였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판매자님께 다시 연락할까 고민했죠.

그래도 당장 싸우고 싶진 않아서, 먼저 판매자님께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했어요. “집에 오자마자 냄새 맡더니 화장실 쪽을 꺼리더라. 찍힌 부분도 살짝 들뜬 것 같은데 혹시 사용 중에 문제가 있었을까?”라고요. 그랬더니 판매자님이 놀라시면서, 바로 사과 겸 확인 절차를 안내해주셨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판매자님이 ‘캣타워가 원래 긁힘이 있었는데 사진에서는 티가 덜 났을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냄새는 혹시 제가 보관하면서 환기를 덜 했나 봐요”라며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여기서 저는 진짜 놀랐어요. 보통 당근 연락하면 “원래 그랬어요” 같은 말로 넘기거나, 뜬금없이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판매자님은 계속해서 해결 방법을 같이 찾으셨어요. 혹시나 해서 모래를 다른 용기에 옮겨 보관하는 법, 화장실은 소독제보다는 중성세제로 충분히 헹구는 법, 캣타워는 완전히 건조시키고 냄새를 줄이는 방법까지 순서대로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말씀대로 다시 정비했어요. 화장실은 중성세제로 한 번 더 닦고, 완전 건조 후에 모래를 새로 섞어주고, 캣타워도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두고 말렸죠. 그리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한 개를 캣타워 주변에 두어 “여긴 안전해”를 알려줬어요. 그날 밤, 고양이가 드디어 화장실에 들어가서 천천히 모래를 파고 냄새를 확인하더니, 그 다음엔 아예 편하게 앉아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 묘하게 마음이 풀렸어요.

다음 날 판매자님께 후기처럼 “생각보다 잘 해결됐어요. 설명도 자세히 해주셔서 덕분에 문제를 빨리 잡았어요”라고 다시 연락했어요. 판매자님도 “다행이다” 하시면서, 다음엔 사진을 더 크게 찍고 보관 상태도 더 솔직히 올리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 느꼈어요.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사는 게 단순히 ‘싸게’가 아니라, 결국 사람 마음이랑 정보의 정확도가 맞물려야 안전하게 굴러간다는 걸요.

지금도 그 고양이 용품은 잘 쓰고 있어요. 가끔은 캣타워 찍힌 자국 쪽을 손으로 문질러보면서 “그래, 이건 새것이 아니라도 괜찮았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날 일 이후로, 저는 중고를 사면 받는 즉시 냄새랑 상태를 더 꼼꼼히 확인하게 됐어요. 한 번의 찝찝함이 결국엔 저를 더 조심스럽고 현실적으로 만들어준 것 같아서, 씁쓸하지만 또 고마운 마음으로 마무리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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