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받은 택배 상자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

2026-06-07 04:29:11 조회 8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받은 택배 상자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 처음엔 그냥 오래 보관된 물건 특유의 눅눅한 냄새겠지 했는데, 상자를 열기 전부터 코끝이 이상하게 찡했어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박스 모서리 쪽을 잡는 순간 “비린내+곰팡이+무언가 달큰한” 느낌이 같이 올라와서, 손이 잠깐 멈추더라고요.

판매자 프로필 사진이랑 후기들은 멀쩡했고, 물건 상태도 “거의 새것”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그래서 더 의아했죠. 택배기사님이 문 앞에 내려놓고 가신 뒤, 저는 현관문 열기 전에 상자를 베란다 쪽으로 끌고 갔습니다. 냄새가 안에 갇혀 있다가 더 심해질까봐 일단 바깥 공기 아래로 옮긴 거예요.

상자를 열려고 테이프를 끊는 순간, 냄새가 확 올라왔습니다. 단순히 오래된 천이나 플라스틱 냄새가 아니라, 무언가가 “시간이 지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잔향 같은 느낌이었어요. 눈이 살짝 따갑고 목 뒤가 간질간질하길래, 저는 일단 장갑을 끼고 내용물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서는 “대체 무슨 냄새가 이렇게까지 나지?”라는 생각이 계속 꼬리를 물었어요.

물건은 전자기기 부품이었는데, 비닐 포장 두 겹이어서 괜찮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겉비닐을 벗기자마자, 비닐 안쪽 면에 희미한 얼룩이 보였어요. 기름때처럼 번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물자국도 아닌 애매한 자국. 손끝에 스치는 순간 냄새가 또 다른 층으로 퍼져서, 저는 잠깐 멈춰서 숨을 고르고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판매자에게 연락하려고 앱을 켜려는데, 그때 냄새가 더 올라왔어요. 이상하게도 상자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게 아니라, 상자 안쪽 한쪽 모서리 쪽에서만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 부분을 살펴보다가 바닥면의 종이가 살짝 눌려 있는 걸 발견했어요. 마치 무언가를 받쳤다가 다시 테이프로 감춘 것처럼 눌린 형태였죠.

두려운 마음이랑 “혹시나”라는 생각이 같이 올라와서, 저는 조심스럽게 바닥 종이를 조금만 들춰봤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냄새가 확 바뀌었어요. 아까랑 똑같은 냄새가 아니라, 더 농축된 느낌.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손을 놓고 상자를 닫아버렸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그게 뭔지 알고 싶지 않은데 동시에 확인하지 않으면 마음이 계속 찜찜할 것 같았거든요.

결국 저는 물건 사용을 미루고, 판매자에게 “포장 상태가 비정상이고 냄새가 심하다”고만 짧게 남겼습니다. 그런데 답이 좀 늦더니, 한참 후에 온 메시지가 더 소름이었어요. 판매자는 “보관 잘 했고 냄새는 포장지 냄새일 거예요. 반품 처리해드릴까요?”라고만 했어요. 저는 그 문장을 보자마자, 포장지 냄새가 상자 안쪽 모서리에서만 강하게 올라올 수 있나 싶었습니다.

반품 접수를 받자마자 저는 박스를 다시 포장해서 지정된 장소에 보냈어요. 돌려받는 절차까지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는데, 그 뒤로도 이상한 일이 계속됐습니다. 첫째, 제가 받은 물건 설명 페이지에 있던 사진이 며칠 사이에 전부 바뀌었어요. 둘째, 판매자의 후기 중 “빠르고 상태 좋아요” 같은 문장들이 어느 순간 삭제되거나 숨김 처리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예민한 건가 싶다가도, 냄새의 잔향이 머릿속에서 잘 지워지지 않더라고요.

가장 찝찝한 건, 그때 이후로도 동일한 단어 조합으로 판매 글을 여러 번 봤다는 거예요. 물건 카테고리는 달랐는데 문장 톤이 비슷했고, “보관 문제는 전혀 없어요” 같은 문구가 반복됐습니다. 물론 그게 전부 우연일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상자에서 느낀 냄새를 떠올릴 때마다, 누군가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걸 숨기고 포장만 바꿔 넘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가끔 택배 상자를 받을 때, 테이프 끊기 전부터 코가 먼저 반응합니다. 어떤 날은 아무 냄새가 없는데도 손이 먼저 굳고, 집 안 공기가 바뀐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전 그날 이후로 중고거래 할 때 포장 사진을 더 꼼꼼히 보게 됐고, 특히 상자 밑면이나 모서리 쪽은 유독 눈이 갑니다. 그 냄새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정답은 없지만, 한 번 들어온 건 사라지지 않는 방식으로 남는다는 걸 그때 배운 것 같아요.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