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배달 중 갑자기 사라진 주소지와 그 후 연락 두절

2026-06-07 12:29:13 조회 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 중 갑자기 사라진 주소지와 그 후 연락 두절… 이건 내가 딱 “말이 되는지” 확인하려고 계속 되짚어봤는데도, 결론이 자꾸 같은 데로 모이더라. 사건은 평범한 심부름이었어. 저녁 피크 시간, 오토바이 헬멧 쓰고 앱에서 뜨는 대로 주소 찍고 출발했는데, 네비가 이상하게 굴기 시작한 건 출발하고 20분쯤 지나서부터였어.

처음엔 그냥 신호가 막히는 거려니 했지. 근데 주소지가… 지도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였어. 정확히는 “도착 0.3km”에서 갑자기 “예상 도착지 없음” 같은 문구가 뜨더라. 도로는 멀쩡히 있었고, 건물도 보였는데 내 앱 화면의 빨간 점만 툭 멈춰 서서 갱신이 안 됐어. 그래도 고객님이 특정 층/호를 적어놨던 주문이라, 나는 결국 도착지 쪽으로 몸을 돌렸어.

그때부터 분위기가 이상했어. 골목이 원래 좁은 동네인데, 그 날은 유난히 바람이 얇았고, 소리도 좀 먹히는 느낌이었거든. 배달 가방 옆에 휴대폰을 세워두면 진동이 울려야 하는데, 도착지 근처로 갈수록 진동이 점점 약해지더니 나중에는 아예 조용해졌어. 그럼에도 주문 상태는 “배달 중” 그대로였어. 멈춘 것도 아니고, 끊긴 것도 아닌, 마치 누군가 숨을 참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주소지라고 적힌 곳은 2층짜리 소형 건물이었는데, 가게 간판은 없고 문만 있었어. 문제는 내가 분명히 화면에서 확인했던 “OO동 몇 번지, 2층 201호”가 현장에서 확인이 안 됐다는 거야. 2층엔 문이 여러 개 있었지만 201호 표기는 없었고, 대신 낡은 종이 쪽지가 문틈에 끼워져 있었어. 내용은 딱 하나였는데, 글씨가 너무 진해서 금방 번져 있었고, 나는 그걸 읽는 순간 손끝이 차가워졌어.

‘여기 아니에요. 연락하지 마세요.’ 라고 적혀 있었거든. 물론 장난일 수도 있지. 근데 그 쪽지는 누가 붙인 티가 아니라, 오래된 먼지 위에 새로 덮인 것 같았어. 이상하게도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종이 끝이 계속 미세하게 떨렸고, 내 배달 앱은 그 건물 앞에서조차 위치 고정이 안 됐어. 지도는 돌아가는데 점은 멈춰 있고, 화면은 새로고침을 해도 계속 같은 상태로 버티더라.

나는 문 앞에서 고객님께 전화를 걸었어. 앱에는 번호가 그대로 떠 있었고, 통화 연결이 되는 줄 알았는데 벨이 울리다가 바로 끊겼어. 그리고 이상하게도 “통화 실패”가 아니라 “상대방이 통화 중입니다” 같은 문구가 계속 반복됐어. 근데 내가 그날 통화 중인 사람에게 연락한 적도 없고, 고객님도 분명히 배달을 기다리는 상태였거든. 그럼에도 상태만 멀쩡하게 유지되고, 답은 없었어.

그래서 1분 단위로 앱을 확인했는데, 주문 시간이 늘어나면서 배달 완료 버튼이 잠깐씩 깜빡였어. 마치 내가 도착했다는 걸 시스템이 알아차리는 것처럼. 그런데 동시에 배달지 주소는 계속 같은 자리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 했고, 화면이 한 번씩 하얗게 뜨는 순간이 있었어. 그 하얀 화면이 끝나면 주소 대신 빈칸처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지도 경계선만 희미하게 남더라. 나는 그때부터 “이거 그냥 버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 손가락이 화면을 누르게 됐어.

결국 나는 문 앞에서 잠깐 기다렸다가, 고객님 연락을 다시 시도했어. 이번엔 문자로도 보냈고, 앱의 메시지 기능도 써봤는데 전부 읽음 처리조차 안 됐어. 배달 중 상태가 한참 유지되다가, 어느 순간 주문이 취소됐다는 안내가 떴지. 보통 취소 사유가 나오거나, 고객님이 취소했다는 말이 있는데 그날은 그냥 “요청이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말만 반복됐어. 그리고 고객님의 프로필 사진도 새로고침하면 회색으로 변했는데, 다음 화면에서 다시 생기더라. 생겼다 사라지길 반복하니까, 내가 보는 게 맞나 싶었어.

문제는 그 다음이야. 다음 배달로 넘어가려고 앱을 껐는데, 앱을 다시 켜면 방금 전 주문의 “주소지” 기록이 아예 사라져 있었어. 내 배달 기록에서 해당 시간대만 빈칸처럼 처리돼 있더라. 그래서 고객님에게 환불이나 재요청을 해야 하나 싶어서 기록을 찾았는데, 고객님 계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번호”처럼 떠버렸어. 그날 이후로 비슷한 주소지 근처에서 배달 요청을 받는 일은 없었고, 혹시라도 다시 뜨면 캡처라도 해두려 했는데 그 시간대 캡처 폴더에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어. 아이러니하게도, 이상했던 종이 쪽지 사진만 유일하게 찍혀 있었거든.

그 사진을 지금도 가끔 봐. 종이 글씨가 너무 선명해서, 내가 실제로 그 순간 봤던 떨림까지 그대로 떠올라. 그리고 사진 속에는 문 앞에 내가 서 있는 모습이 흐릿하게 나오는데, 정작 얼굴은 나오지 않아. 대신 내 손등 방향에 작은 글자가 하나 더 찍혀 있더라. “연락하면 늦습니다.” 라는 말. 나는 그때까지는 그냥 이상한 동네 괴담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배달 앱이 위치를 갱신할 때 그 하얀 화면이 뜨는 타이밍을 떠올리면 목 뒤가 서늘해져. 혹시라도 누군가가 그 건물 앞에서 누르는 버튼이, 이미 다른 누군가의 시간을 대신 누르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 생각이 계속 남아.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