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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무실 불이 꺼진 뒤 들리는 기계음

2026-06-09 20:29:12 조회 9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퇴근하고 사무실 불을 다 끈 줄 알았는데, 그날 밤부터 자꾸 “기계가 아직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어요. 처음엔 에어컨 외부기 소리랑 섞여서 그런가 싶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리는 멈췄다가, 다시 켜지듯 끊겼다가, 또 같은 리듬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치 전원이 완전히 내려가지 않은 것처럼요.

사건은 11시 40분쯤 시작됐어요. 저는 야근 자료 정리하다가 마지막으로 복도 끝 창고 쪽 형광등을 확인하고 스위치를 껐거든요. 사무실 전체가 ‘딱’ 하고 어두워지는데, 그 직후에 아주 작은 금속성 소리가 났어요. 탁, 탁, 탁… 손톱으로 유리 누를 때 나는 소리랑 비슷한데, 공기 중에서 울리는 느낌이라 좀 달랐어요.

처음엔 누가 남아서 뭔가 정비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전화해서 확인하려다 말했죠. 주말도 아니고, 그 시간엔 보통 아무도 없는데도요. 게다가 소리는 한 번도 사람이 움직이는 소리처럼 요동치지 않았어요. 계속 같은 간격으로, 같은 크기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그 리듬을 자꾸 세게 들으려고 귀를 기울였고, 그러다 정말 이상한 걸 알아차렸어요.

그 소리가 들리는 방향이 딱 사무실 중앙 서버랙 쪽이더라고요. 저는 보안상 해당 구역 출입이 제한이라, 평소엔 근처를 오래 서 있지 않는데 그날은 몸이 먼저 굳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서버랙 앞은 냉기가 좀 있어서, 불 꺼진 뒤에도 은근히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기계음은 서버랙에서 시작해서 복도 끝까지 “왕복”하는 것처럼 들렸어요.

다음 날 아침, 저는 출근하자마자 전원 상태를 확인했어요. 전기 담당자에게 연락하려고 했는데, 그 전에 관리 화면에서 몇 가지 로그를 봤거든요. 서버실 온도는 정상인데, 특정 시간대에 ‘미세 전류’가 들어간 기록이 남아 있었어요. 날짜는 어제 밤 11시 40분, 제가 불 끈 시각하고 거의 맞아떨어졌습니다. 아무도 연결한 흔적이 없는데도요.

그날 이후로 기계음은 매일 같은 패턴으로 돌아왔어요. 불을 끄고 완전히 잠잠해진 뒤, 3~4분 정도 지나면 탁… 하고 시작되고, 그 다음은 ‘딸깍’하는 짧은 클릭이 섞입니다. 마치 릴레이가 한 번씩 붙었다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전원 스위치는 분명히 내려져 있었고, UPS도 정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이 소리는 뭐가 움직이고 있는 건지 싶어서 더 불안해졌습니다.

사무실 사람들끼리 농담도 했어요. “야, 누가 밤에 장난치나 보다” “전기 끊겼다가 다시 살아나는 테스트일 수도 있지” 이런 말들이요. 그런데 이상한 건, 농담을 할 때마다 소리가 잠깐 더 크게 들렸다는 겁니다. 제가 말 끝나자마자 귀를 기울이면, 항상 바로 그 다음 박자에 맞춰서 소리가 튀어나왔어요. 마치 누가 제 대화를 듣고 타이밍을 맞추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한 번 제대로 확인해보려고 조용한 날을 골랐습니다. 아무도 없는 새벽에 혼자 남아, 휴대폰 플래시로 바닥을 비추며 서버랙 주변을 살폈어요. 그런데 서버랙 뒤쪽 케이블 덕트가 평소보다 아주 조금만 벌어져 있었어요.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틈. 저는 그 틈에 손을 넣을까 하다가 멈췄습니다. 괜히 건드리면 더 큰 문제가 날까 봐서요. 대신 틈 사이로 소리가 새어 나오는지 귀를 대봤는데, 그 순간 소리가 딱 멈췄습니다.

정말로요. 제가 귀를 대는 순간, 탁, 탁하던 리듬이 끊기고 대신 아주 낮은 ‘쉿’ 같은 바람 소리가 들렸어요. 그리고 그 쉿 소리가 한 번, 두 번… 점점 제 쪽으로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뒤로 물러났고, 곧바로 서버실 문을 잠그고 나오는데도 소리는 따라오더라고요. 복도에서 돌아나오는 게 아니라, 제 뒤에서 들리는 것처럼요.

며칠 뒤 전기 담당자가 와서 말하더군요. “서버실 옆 분전함에 접촉 불량이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이렇게 늦게까지 미세 전류가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 점검표에는 ‘조치 완료’가 적혀 있었고, 그 이후로 기계음이 들리지 않았어요. 다행이라고 생각하려 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사무실이 완전히 조용할 때마다 머릿속에서만 그 리듬이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불이 꺼진 뒤에만 들리던 소리가, 이제는 불을 켜도 제 안에서만 탁… 하고 되감기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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