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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로 받은 전자제품에서 나는 알 수 없는 진동

2026-06-10 16:29:15 조회 9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중고거래로 받은 전자제품에서 나는 알 수 없는 진동. 처음엔 그냥 택배가 흔들려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며칠 지나도 멈추지 않아서 괜히 손잡이를 더 세게 잡게 되는 이상한 경험을 했어.

나는 원래 새 제품보다 중고를 더 자주 사는 편이거든. 이번에도 회사에서 쓸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랑 보조 배터리 세트를 한꺼번에 샀는데, 판매자 사진엔 정상처럼 보였어. 포장도 꼼꼼했고, 도착 당일에 전원 넣어보니 소리도 잘 났고 충전도 됐지.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

밤에 거실에서 스피커를 TV 옆 선반에 올려두고 잠깐 음악 틀어놓고 불 끄고 잤거든. 그런데 잤다기보단, 분명 잠이 들기 직전에 어디선가 아주 낮게 “툭… 툭…” 하는 진동이 느껴졌어.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으면 더 잘 느껴지는 느낌이라, 그냥 착각인 줄 알았는데도 계속 같은 간격으로 이어졌어.

다음 날 아침에 확인했지. 스피커는 멀쩡했고, 보조 배터리도 전혀 과열된 흔적이 없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진동은 선반 아래쪽—정확히는 내가 스피커를 올려둔 받침대 위치에서만 느껴졌어. 마치 스피커 자체가 아니라, 그 아래에 뭐가 달려 있는 것처럼. 나는 생활 소음 때문이라고 우겼는데, 출근하고 집 비운 동안엔 전혀 없었다는 게 더 이상했어.

그때부터 내가 하는 행동마다 진동 패턴이 달라지는 걸 알아차렸어. 예를 들면,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으면 진동이 한두 번 짧게 들어가고 멈추거나, 스피커 전원을 껐다 켜면 진동이 더 빨라졌다가 다시 느려졌어. 또 가끔은 음악 볼륨을 올리면 진동이 박자에 맞춰지는 것 같기도 했고. 내가 미친 건가 싶어서, 친구한테도 “이거 이상한 거 아니냐” 하고 잠깐 확인해달라고 했는데 친구는 처음엔 못 느꼈다가, 내 손을 잡고 같은 위치를 만져보자마자 “어? 나도 느껴진다” 하더라.

그래서 나는 기계를 뜯어보려고 했는데, 스피커는 나사 하나가 너무 쉽게 돌아가고, 덮개를 살짝 들면 내부가 생각보다 깔끔했어. 부품이 뜯긴 흔적도 없고, 누가 고쳐놓은 느낌도 아니었지. 대신 배선이 정리돼 있는 상태에서 유독 한 부분만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게 보였어. 손끝으로 건드리면 진동이 더 또렷해지고, 손을 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이상한 반응이 있었어. 이건 전기적인 신호보다는 뭔가 ‘움직임’ 자체가 있는 느낌이었어.

판매자에게 연락했더니, “상품 수령 후 이상 있으면 교환 가능”이라고만 짧게 답하고 사진 몇 장 더 보내달라고 했어. 나는 진동이 있는 상태를 영상으로 남기려고 했는데, 문제는 영상에서는 잘 안 보인다는 거야. 휴대폰 카메라로 흔들림을 잡으려 해도, 내 피부가 느끼는 그 낮은 주파수는 화면에 잘 안 담기더라. 대신 댓글로 “택배 흔들림이 잔류된 거 아니냐” 같은 말이 달려서, 더 억울해지면서도 이상하게 확신이 생겼어.

며칠 뒤에는 진동이 아예 음악과 상관없이 내가 집에 혼자 있을 때만 강해졌어. 저녁에 불을 끄고 소파에 앉아 있으면, 선반의 위치가 아니라 내 등 쪽에서 더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거든. 그때마다 스피커의 전원 표시등은 그대로였고, 전기 계량기나 다른 기기에서도 이상 징후는 없었어. 나는 계속 “설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게 무서웠어. 마치 진동이 기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내 존재를 ‘확인’하는 것처럼.

결국 나는 반품을 결정했어. 박스에 다시 포장하면서, 스피커를 들자마자 진동이 잠깐 멈췄다가 포장지에 닿는 순간 다시 시작하더라. 포장을 끝내고 박스를 바닥에 내려놓는 마지막 동작에서 가장 크게 “툭… 툭…”이 들어왔고, 그 다음엔 갑자기 조용해졌어. 그래서 ‘이제 끝났다’고 안심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날 밤 꿈을 꿨는지 아닌지 애매한 상태로 깼을 때, 방 안 어딘가에서 같은 간격의 진동이 느껴졌어. 그런데 그건 스피커가 아니라, 텅 빈 콘센트 주변에서 오는 것 같았어.

다음 날 택배 접수하고 박스를 외부에 두기 전까지는 아무 소리도 없었고, 실제로 수거가 끝난 뒤에는 집에서 그 진동을 전혀 못 느꼈어. 근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진 않아. 중고로 받은 전자제품이 고장 난 게 아니라, 누군가가 ‘전달’해놓은 어떤 감각이 내 공간에 잠깐 붙어버린 것 같아서… 지금도 선반 아래쪽을 지나갈 때마다, 귀로는 안 들리는데 손끝으로 먼저 확인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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