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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야간 근무자가 CCTV로 포착한 숨겨진 복도

2026-06-12 20:29:12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 야간 근무자가 CCTV로 포착한 숨겨진 복도

사건은 내가 야간 조를 시작한 지 사흘째 되던 날, 새벽 2시 17분쯤부터 시작됐어. 그 시간엔 손님이 거의 끊기고, 매장 안은 냉장고 소리랑 형광등 윙— 하는 소리만 남아. 평소엔 계산대 쪽 CCTV 화면이랑 재고 정리만 가끔 보는데, 그날따라 화면 오른쪽 구석이 자꾸 신경 쓰이더라.

CCTV는 총 네 구역이었고, 계산대 정면, 진열대, 출입문, 그리고 고객이 잘 안 서는 구석이 따로 잡혀 있었어. 그런데 출입문 쪽 카메라에는 이상한 거 없었거든. 오히려 계산대에서 보이지 않는, 진열대 끝 뒤쪽 통로—그런 게 원래 존재하지 않는데도—그쪽에 그림자가 늘어졌다 줄어드는 게 보였어.

처음엔 조명 반사인가 싶어서 화면을 한 번 더 확대해 봤는데, 문제는 단순 반사가 아니었어. 진열대 뒤벽이 원래는 회색 페인트로 막혀 있어야 하거든. 근데 CCTV에서는 벽이 얇게 휘는 것처럼 보이면서, 마치 누군가 안쪽에서 손가락으로 누르는 것처럼 ‘흔적’이 생겼다가 사라지더라. 2분도 안 돼서 없어진다 싶으면, 다음 신호에서 다시 같은 자리에 생기고.

나도 겁이 덜컥 났는데, 그렇다고 그대로 신고할 만큼 확신이 들진 않았어. 야간 근무는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서, 멍하니 화면만 보다 보면 내 눈이 피곤해지는 느낌도 있거든. 그래서 나는 일부러 시계를 확인하고, 점포 안에 있는 다른 카메라 영상도 동시에 켜서 비교해 봤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일한 순간’에만 움직임이 생겼어. 한 카메라에서만 보이는 게 아니라, 화면 구성이 바뀌는 것처럼 연동되는 느낌.

새벽 2시 31분쯤엔 아예 윤곽이 잡혔어. 누가 막 뒤에서 서 있는 정도가 아니라, 뭔가가 벽을 뚫고 나온 것처럼 ‘빈 공간’이 생기는 거야. 진열대 끝에서 벽까지는 좁은 공간인데, 그 좁은 구간이 갑자기 더 길어지면서 길쭉한 통로가 생겨버렸지. 길이는 대략 두세 칸 정도? 근데 그게 실제로 매장 구조에 있을 리가 없잖아. 매뉴얼대로면 벽은 그대로 이어져야 해.

나는 심장이 철렁해서 계산대 아래에 있던 비상벨을 만지작거렸고, 동시에 매장 안을 확인하러 나갔어. CCTV 화면과 눈으로 보는 게 다를 수 있으니까, 직접 확인해 보자는 생각이었지. 다만 그 순간, 문득 ‘손님이 있을 때’처럼 계산대 천장이 반짝이기 시작했어. 조명이 잠깐 깜빡이더니, 그 깜빡임이 내가 CCTV에서 봤던 ‘벽의 흔들림’과 거의 같은 타이밍으로 맞아떨어지더라.

통로가 생긴 쪽으로 걸어가면 원래는 좁은 벽면이 끝나야 했는데, 그날은 정말 이상하게도 발끝이 ‘더’ 닿는 느낌이 들었어. 분명히 벽 앞에 서야 하는데, 벽이 한 발짝 뒤로 밀린 것처럼 공간이 늘어나는 거야. 물론 내가 상상하는 걸 수도 있지. 하지만 CCTV는 그 순간에도 똑같이 보여줬어. 벽의 경계가 흐려지고, 마치 안쪽에 숨겨둔 복도처럼 직선이 길어지는 장면. 거기서 바닥에 작은 점 같은 게 지나가는데, 발자국도 아닌 게 미끄러지듯 이동하더라.

나는 그 자리에서 더는 못 움직였어. 비상벨도 누르지 못하고, 그냥 숨만 삼키다가 바로 계산대 쪽으로 돌아왔지. 그 뒤로 CCTV를 계속 봤는데, 몇 분 간격으로 복도가 ‘열렸다가’ ‘닫혔어’. 열릴 때마다 시간대는 거의 일정했어. 새벽 2시 40분대, 3시 05분대, 3시 22분대. 누군가 정해진 루틴대로 통로를 쓰는 것 같았달까. 그런데 이상한 건, 복도가 보일 때도 그 안에서 사람이 걸어 나오진 않았다는 거야. 그저 복도만 생기고, 아주 가끔은 통로 끝에서 빛이 한 번 튕기고 끝이 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찝찝했던 장면이 있어. 내가 퇴근을 하려고 CCTV 시스템 로그를 확인했는데, 특정 시간대 영상 파일이 아주 짧게 깨져 있었어. 화면이 통째로 삭제된 건 아닌데, 프레임이 몇 초 단위로 ‘툭’ 끊기는 느낌. 관리자 권한으로 다시 재생해 보려고 하니까, 그 구간이 재생이 아니라 불러오기 단계에서 멈추는 거야. 결국 나는 그냥 그대로 닫아버렸고, 다음 날 매장 점주한테 “설비 점검 좀 해달라”고만 말했지. 복도 얘기는 꺼내는 순간 내가 미친 사람 될 것 같아서.

지금도 가끔 그날 CCTV를 떠올리면, ‘숨겨진 복도’가 진짜로 구조물인지 아니면 누군가 매장 안의 시야를 빌려 생긴 건지 모르겠어.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해. 그 복도가 열릴 때마다, 매장 조명이 먼저 깜빡였고, 그 다음에야 벽이 밀려났다는 거. 그래서 나는 아직도, 혹시 내가 화면을 보고 있는 동안 누군가가 반대로 나를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치지 못해. 그날 새벽, 복도 끝에서 빛이 한 번 튕기던 순간만큼은—아직도 손끝이 차갑게 굳어버린 것처럼 기억이 남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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