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가 갑자기 내 점심을 뺏어간 날
오늘 점심시간, 회사에서 진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나는 평소처럼 쌈밥 도시락을 꺼내서 식당 한쪽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옆자리 동료가 내 도시락을 슬쩍 하는 거다. “어? 그거 내 거 아니야?” 했는데 뜬금없이 “아니야, 내 거야”라며 버젓이 내 점심을 뺏어갔다. 순간 멍해졌다.
사실 이 친구랑은 회사에서 꽤 친한 편이라 서로 도시락도 가끔 바꿔먹곤 했는데, 오늘만큼은 이해가 안 됐다. 내 도시락은 어제 늦게까지 야근하면서 만든 애정 담긴 도시락인데, 그걸 내 허락도 없이 가져가다니. 뭔가 이유라도 하나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친구 표정을 보니 그냥 배고팠다고 입을 뻥긋했다.
“야, 이거 너무하다!” 하고 말했지만, 동료는 “오늘 점심 내가 쏠 테니까” 하며 이미 내 밥을 먹으려고 젓가락을 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갈팡질팡했다. 그냥 웃으며 내 도시락을 내어준 건데, 속으론 ‘이게 무슨 상황이야?’ 하는 생각만 가득했다.
사실 요즘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바빠서 다들 점심시간도 제대로 못 챙기는데, 이 친구는 아침도 못 먹고 출근한 모양이다. 그걸 알면서도 ‘그런데 왜 나한테서 뺏어가?’ 싶었다. 뭐, 자기가 먹겠다는 걸 나도 거부하긴 좀 그래서 그냥 넘어가자 싶었다.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 친구가 내 도시락을 먹으면서 “다음부터는 네 도시락 사겠다”라면서 엉뚱하게도 갑자기 커피 쿠폰까지 건넸다. “너도 바쁘잖아. 나중에 이거로 커피 한잔하자”라며 슬쩍 미소를 지었는데, 순간 ‘이게 사과인가?’ 싶으면서도 어쩐지 마음은 조금 풀렸다.
그렇게 점심시간은 지나갔지만, 허기짐과 황당함이 뒤섞인 묘한 기분이 계속 남았다. 동료는 그 뒤로도 나한테 도시락을 ‘뺏는’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 한 번은 내가 도시락 싸온 걸 보더니 “오늘은 네껀 안 뺏을게, 나도 싸왔어”라면서 갑자기 프로같이 굴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 친구는 단순히 배고픔 때문만 아니라, 뭔가 내 도시락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닐까. 어찌 보면 참 ‘찐우정’ 스타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미리 말 좀 해줬으면 좋겠는 게 내 마음이었다.
퇴근길에 혼자 집으로 가면서 계속 생각했다. 점심을 뺏긴 건 기분이 썩 좋진 않았지만, 그 덕에 같이 밥 먹으면서 웃은 것도 사실이었다. 회사란 곳이 결국 사람 사는 곳이니까, 이런 작은 해프닝도 나중에 보면 좋은 추억이 될 거란 걸 알게 됐다.
그래, 내일부터는 도시락 좀 더 많이 싸야겠다. 혹시 또 누가 뺏어갈지 모르니까 말이다. 오늘은 어쩌면 ‘점심 강도’를 만난 특별한 하루였던 셈이다. 어찌 됐든, 그 동료 덕에 점심시간이 조금은 더 특별해졌으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경험이겠다 싶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면 그땐 과연 내가 어떻게 대응할지, 살짝 기대도 된다. 그치만 지금은 그냥 피식 웃으며 오늘 얘기만 조용히 곱씹어 본다. 점심 한 끼가 이렇게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