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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지하 식당에서 자꾸 발견되는 낯선 발자국

2026-06-13 16:29:11 조회 1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병원 지하 식당에서 자꾸 발견되는 낯선 발자국이요, 처음엔 그냥 환자들이 오가다 흘린 먼지나 미끄러진 자국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같은 자리, 같은 모양이 계속 반복되더라고요. 특히 새벽 근무조가 출근해서 식당 문 열고 들어올 때마다, 바닥 타일 사이를 비집고 나온 것처럼 검은 분진이 선명하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이 병원에서 야간 청소를 담당했는데, 첫 발견은 한 달 전쯤이었어요. 지하 식당으로 내려가는 계단 중간쯤부터 바닥이 살짝 젖어 있고, 그 위로 발자국이 일렬로 이어졌습니다. 신발 모양이 아니라 맨발에 가까운데, 발바닥 중앙이 뭉개진 형태랄까요. 발 뒤꿈치가 유난히 눌린 것처럼 보여서, 보고 있는데도 뭔가 자꾸 시선이 그쪽으로 끌렸어요.

당연히 CCTV부터 봤죠. 근데 그 시간대 영상이 이상했어요. 지하 식당 앞 복도 카메라는 정상인데, 계단 쪽에서 식당으로 이어지는 구간만 프레임이 끊겼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가린 건가 싶어서 원본 재생을 여러 번 돌려봤는데, 결국 “네트워크 지연” 같은 말만 뜨고, 정확히 그 발자국이 생긴 시간만 어긋나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엔 인력 실수나 장비 문제일 거라고 혼자 결론 내렸어요.

그날 청소를 하고 나서도 마음이 찝찝했어요. 발자국 끝이 식당 안쪽에 닿는 게 아니라, 식당 한가운데의 오래된 배기구 덮개 앞에서 멈추더라고요. 덮개는 원래 잠금장치가 있어서 일반인이 열기 어렵고, 저도 청소하면서 손댄 적이 없어요. 그런데 그날 아침, 덮개에 얇게 먼지가 쌓여 있었던 부분이 이상할 정도로 깨끗하게 닦인 듯한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패턴이 생겼습니다. 보통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 그 시간에만 바닥이 아주 미세하게 젖어 있었어요. 마치 누가 물을 흘려놓고 간 것 같은데, 실제로는 물자국이 아니라 습기만 감돌았습니다. 발자국은 일렬로 이어져서 배기구 쪽으로 향하고, 다시 출구로 돌아오는 흔적은 없어요. 들어가고, 나오지 않는 느낌. 그게 제일 이상했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는 조리 담당자 분도 처음엔 웃더라고요. “청소하시는 분이 밟고 다녀서 그런 거 아니에요?”라고요. 근데 웃고 넘어갈 수 없었던 게, 발자국이 청소 도구가 닿지 않는 바닥 가장자리까지 똑같이 이어졌다는 점이에요. 게다가 몇 번은 제가 지나가기도 전에, 제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제 출근 시간은 매번 일정한데, 그날만큼은 늘 10분쯤 먼저 생겨 있더라고요.

저는 결국 병원 시설팀에 말했어요. “배기구 덮개 쪽에 무슨 문제 있는 것 같아요. 잠금이 헐거운지 확인해보실 수 있나요?” 그렇게 요청했더니, 시설팀은 “여기 지하 배기 라인은 정기점검 다 했고 문제 없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더 무서웠어요. 점검을 다 했으면 적어도 덮개 주변에 먼지나 마찰 흔적이 남아야 하는데, 매번 자국이 생길 때마다 덮개는 마치 누군가 조심조심 다녀간 것처럼 반듯했거든요.

어느 날은 발자국 사이로 아주 작은 무늬가 보였어요. 발바닥 전체가 찍히는 게 아니라, 발가락 쪽에 희미한 금 같은 선들이 겹쳐 보였습니다. 저는 그게 신발의 흔적이 아니라, 무언가가 “누르는 방식”이 일정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날은 덮개 바로 앞에 종이를 살짝 붙여봤습니다. 다음 날 아침, 종이는 떨어져 있었고, 한쪽 모서리에는 검은 분진이 얇게 번져 있었어요. 마치 누군가 종이를 밟고 지나간 것처럼요. 근데 저는 붙여놓은 걸 다시 떼어낼 손이 없잖아요.

마지막으로 가장 소름이 돋았던 건, 발자국이 점점 좁아지더라는 겁니다. 처음엔 성인 발바닥 같은 크기였는데, 일주일 뒤에는 확실히 작아졌어요. 열흘 뒤엔 더 작아져서, 누군가 계속 같은 자리에 “비슷한 발”로 반복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들은 말이 있어요. 이 병원 지하에 예전에 오래된 저장실이 있었고, 누군가 거기서 다쳤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던 적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 얘기는 모두 그냥 소문이라고 웃으며 넘겼죠.

그런데도 저는 지금까지도 그 발자국을 잊지 못해요. 새벽마다 지하 식당 바닥을 닦을 때마다, 타일 틈 사이로 습기가 잠깐씩 스며드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청소를 끝내고 식당 문을 닫으면, 배기구 덮개 앞만 유난히 조용합니다. 마치 누군가가 “다음 날도 여기로 와”라고 약속한 것처럼요. 가끔은 제가 작업등을 끄기 직전에, 발자국이 다시 찍히기 시작하는 건 아닌지 멍하니 보고 있게 됩니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데, 왜 매번 더 가까워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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