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CCTV에 찍힌 이상한 방문자
원룸 CCTV에 찍힌 이상한 방문자라는 걸, 처음엔 그냥 “누가 장난치나”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근데 그날 밤,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 복도에서 누군가가 제 문 앞을 정확히 같은 동작으로 반복해서 서성이다가, 이상하게도 제 번호를 아는 사람처럼 손잡이를 만지는 장면이 그대로 남겨져 있더라고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사건이 있던 건 새벽 2시 17분쯤이었어요. 저는 그 시간에 잠깐 깼다가 다시 잤는데, CCTV 앱 알림이 뜨면서 확인하게 됐어요. 화면은 복도 전체를 비추고 있었고, 제 문 정면이 가장 크게 잡혀 있었죠. 처음엔 아무도 없었어요. 그런데 2시 19분이 되자 복도 끝에서 그림자 같은 사람이 걸어오더니, 딱 제 문 앞에서 멈췄어요.
문제는 그 사람이 “문을 두드리는 방식”이 너무 이상했다는 거예요. 보통은 노크를 하거나, 벨을 누르거나, 초인종 버튼을 한 번이라도 누르잖아요. 근데 그 사람은 손가락을 문에 대고 한 번씩 살짝 밀었다가 멈추는 동작을 했어요. 마치 문이 아니라, 문틈에 걸린 무언가를 찾는 사람처럼요. 그리고 그 동작을 한 번 하고 나서, 고개를 아주 천천히 숙여서 문 아래쪽을 확인했어요.
저는 순간 소름이 돋아서 얼른 기록을 되감아 봤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오기 전 시간대에도 이상한 흔적이 있었더라고요. 새벽 1시 40분쯤부터 복도를 훑는 건지, 카메라 시야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그림자가 잡혔는데, 이상하게도 조명 아래에서만 잠깐 보이고 금방 꺼졌어요. 마치 “보이게 하다가” 숨는 것 같았어요. 제가 CCTV를 설치한 건 작년부터고, 처음엔 이런 패턴이 없었거든요.
그 사람은 2시 22분까지 제 문 앞에서 거의 멈추지 않았어요. 대신 서 있는 위치가 매번 아주 조금씩 달랐어요. 한 번은 문 손잡이 바로 옆, 한 번은 우편함이 있는 쪽, 한 번은 문 손잡이보다 더 아래쪽을 보는 자리. 그런데 그때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요. CCTV 화질이 나쁜 것도 아니고, 빛이 들어오는 시간대라면 얼굴 윤곽은 남아야 하는데, 유독 얼굴만 어둡게 번져 있었어요. 화면을 확대해도 눈, 입 같은 포인트가 애매하게 뭉개진 느낌이었어요.
제가 제일 무서웠던 건, 그 사람이 제 문을 “열려는 것”이 아니라 “확인하려는 것”처럼 행동했다는 점이에요. 손잡이를 당기는 동작은 아니었고, 잠금장치를 누르는 것도 아니었어요. 대신 도어록 바로 옆을 손가락으로 한 번 톡— 하고 짚은 뒤, 천천히 문고리를 따라 아래로 쓸었어요. 마치 열쇠 구멍의 위치를 아는 사람이, 정확한 지점을 확인하는 것처럼요. 그리고 갑자기 뒤를 돌아 복도 끝을 보는 순간, 그때서야 화면에 제 이름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건 앱 알림 때문인지 착각인지 모르겠는데, 영상 재생 중에 잠깐 텍스트가 흔들리면서 제 호수와 비슷한 숫자가 화면에 스쳐 지나갔거든요. CCTV가 그렇게 표시되는 기능은 없어요. 저는 더 확인하려고 다음 날 오전에 관리실에 연락했어요. “누가 출입한 것 같다” 정도로 말했더니, 관리실 아주머니가 잠깐 뜸을 들이더니 이런 말만 하셨어요. “복도에 종종 새벽에 다니는 사람이 있어요. 근데 호수 번호를 아는 것 같아요.” 그 말이 왜 이렇게 정확하게 제 상황이랑 맞아떨어지는지,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그 이후로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어요. 정확히 같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복도에서 누군가가 서성이다가 제 문 앞에서만 멈추는 패턴이요. 더 소름이었던 건, 방문자가 제 문 앞에 오면 항상 “문 앞만” 보는 게 아니라, 한 번은 제 신발장 쪽을, 한 번은 현관문 옆의 전등 스위치 위치를 확인한다는 점이었어요. 저는 그 사람이 제가 뭘 하는지 관찰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이상하게도 CCTV 각도상 스위치 위치는 멀어서 잘 안 보이는데도, 그 사람은 정확히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거든요.
결국 저는 보안 감각을 바꾸려고, 문 앞에 작은 장난감 같은 걸 놔두거나(움직임 체크), 도어 주변에 표시를 해두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표시된 자리가 조금 옮겨져 있었어요. 누가 일부러 만졌나 싶었는데, 근처 바닥에 발자국이 없었어요. 마치 공중에서 내려온 것처럼요. CCTV를 다시 확인하면, 그 방문자는 문 앞에 서기 직전에 잠깐 화면 밖을 지나가는데, 이상하게도 그 구간에서는 조명이 잠시 흔들렸어요. 그 짧은 흔들림 때문에 “뭔가가 카메라를 피해간다”는 느낌이 들었고, 동시에 “카메라도 같이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요즘도 가끔 새벽에 알림이 뜨면 심장이 먼저 뛰어요. 근데 영상에서 똑같은 사람은 잘 안 보이는데, 대신 복도 끝에서 문으로 이어지는 빛이 한번씩 끊기듯 번져요. 그리고 항상 끝에는 제 문 앞에서 멈춘 시간이 찍혀요. 저는 아직도 그날 2시 19분의 장면을 지우지 못하고 있어요. 원룸 CCTV에 찍힌 이상한 방문자라는 게 누군가의 장난인지, 아니면 정말로 “누군가가 이미 알고 있는 동선”인지… 영상이 남아 있는 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게 더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