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신병 교육 중 발생한 미스테리한 사건
군대 신병 교육 중 발생한 미스테리한 사건, 그때만 떠올리면 목 뒤가 서늘해져. 입소하고 첫 주가 지나고 훈련장 배치가 바뀌던 날이었는데, 우리는 새벽 점호를 마치고 막 숙소 난방을 끄는 타이밍에 맞춰야 했어. 그런데 상급 지시가 이상하게 꼬였다. “오늘은 훈련 대신 시설 점검부터. 인원은 그대로, 장비는 챙기되 신발끈은 묶지 마.” 말이 되나 싶었지.
처음엔 다들 농담인 줄 알았어. 신발끈을 묶지 말라니, 훈련장에서 넘어지면 누가 책임져? 근데 지시를 내린 중대원이 표정이 굳어 있었고, 웃는 기색이 전혀 없었어. 우리는 어색하게 끈을 느슨하게 걸어두고 복도 끝 창고로 이동했는데, 창고 문이 유난히 묵직하게 닫혀 있었어. 문 위에 작은 유리창이 달려 있었고, 거기엔 누가 자꾸 손을 갖다 댄 자국 같은 게 번져 있었지.
창고 안엔 낡은 랜턴과 예비 훈련복, 그리고 지도처럼 접힌 종이들이 있었어. 그런데 그 종이들 상태가 이상했어. 분명 누군가 접어 둔 모양인데, 접는 방향이 계속 달랐거든. “누가 정리 안 했나?”라고 생각할 틈도 없이, 랜턴 하나가 혼자 켜지더니 빛이 깜빡였어. 그 빛은 전기 들어오는 흔한 깜빡임이 아니라, 빛의 위치가 옆으로 밀리는 느낌이었어. 마치 누가 손으로 랜턴을 끌고 이동하는 것처럼.
그때 누가 뒤에서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났어. 뒤돌아보려는 찰나, 복도 쪽에서 “뒤로 가지 마”라는 말이 들렸지. 그런데 말한 사람이 보이지 않아. 우리 중 한 명이 “누구 있어요?” 하고 소리치자, 대답 대신 복도에서 신발 구르는 소리가 들렸어. 분명 우리 인원은 그 자리에 있었는데도, 소리는 한 명이 더 걸어가는 걸음걸이였어. 천천히, 정확히. 우리는 서로 얼굴만 쳐다봤고, 누구도 웃지 못했어.
창고 안에서 우리는 점검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어. 상급 지시는 “여기엔 원래 숫자가 적혀 있어요. 숫자를 확인만 하고 그대로 두세요.” 종이 더미 중 하나를 넘기자, 그 종이의 모서리 끝이 마치 누가 오래 손으로 만진 것처럼 번들거렸어. 그리고 종이 위에 연필로 적힌 숫자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우리가 손을 대는 순간 숫자가 다시 쓰이듯 바뀌어버렸어. 어떤 애는 “내가 잘못 봤나?” 했고, 어떤 애는 “아니, 방금 3이었는데 8로 됐어”라고 했지.
그 와중에 숙소 쪽에서 방송이 울렸어. “신병들은 훈련장으로 이동. 장비는 정리 후 집합.” 방송은 평소랑 똑같은 톤이었는데, 문제는 타이밍이었어. 아침 집합 시간은 아직 한참 전이었거든. 게다가 방송 끝에 아주 작은 잡음이 섞였는데, 거기엔 사람 목소리가 섞여 있는 것 같았어. 아주 희미하게, “끈… 묶지 마…” 라고. 우리는 서로 신발을 내려다봤고, 전부 무의식적으로 끈을 잡아당기려는 손동작을 하다가 멈췄어.
상급 지시는 그때도 나타나지 않았고, 창고 문을 열어도 복도는 그대로였어. 하지만 복도 끝의 시계가 이상하게 멈춰 있었어. 전광판처럼 보이는 작은 장치였는데, 분침이 정확히 특정 눈금에서 고정돼 있더라.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는데도 같은 자리였고, 그 고정된 눈금을 기준으로 소리가 달라졌어. 시계 방향으로 귀를 기울이면 바닥에서 아주 얕은 긁는 소리가 들렸고, 반대 방향으로 하면 아무 소리도 없었지.
결국 우리는 창고를 나가려 했어. 그 순간, 랜턴 불빛이 갑자기 천장 쪽으로 튀더니 유리창에 비친 우리 그림자가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거야. 딱 그 정도, “한 번 더” 겹치듯이. 누군가 그걸 보고 속으로 욕을 했는지 “야 씨…” 하다가 입을 다물었고, 누구는 “그만해, 보지 마”라고 속삭였어. 나도 그때 느꼈어. 창고 안에 남아 있는 공기가 차가운 게 아니라, 뭔가가 들어오려는 것처럼 압력이 달라지는 느낌. 너무 과장 같지만, 진짜로 숨이 좁아졌어.
마지막으로 문을 닫고 복도를 걸어 나오는데, 뒤에서 훈련복이 스치는 소리가 한 번 났어. 돌아볼 틈도 없었고, 우리가 도착한 집합장은 훈련장 맞았는데 사람 수가 달랐어. 중대원이 말한 “인원 그대로”는 분명히 지켜졌는데, 우리 앞줄에는 한 명이 비어 있었거든. 그리고 그 빈자리는 우리가 창고를 나올 때마다 아주 잠깐씩 바뀌는 것 같았어. 누군가가 자리에 앉을 듯 말 듯한 느낌. 그 애가 어디 갔는지 확인하려고 했지만, 통신이 끊긴 것처럼 연락이 안 됐고, 간부도 그 얘기를 꺼내면 시선을 피했지.
그날 이후로 신병 교육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그 창고를 다시 점검하지 않았어. 다만 특정 시간대에, 새벽 점호 전후로 복도에서 “끈을 묶지 마” 같은 말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낮게 흘러나오는 일이 있었고, 누구도 녹음하려 하지 못했어. 웃기지, 우리는 군대에서 별의별 소문을 다 듣잖아. 근데 이건 소문이 아니라, 누군가가 우리 움직임을 먼저 따라 하는 것 같았어. 어쩌면 그날은 ‘점검’이 아니라, 다음 사람을 정하는 순서였던 게 아닐까—지금도 생각하면, 그 신발끈이 자꾸 떠올라서 손이 먼저 무의식적으로 멈추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