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지하주차장 출입기록이 조회할수록 늘어났어
회사 지하주차장 출입기록이 조회할수록 늘어났어. 처음엔 그냥 “입력 실수겠지” 싶었는데, 그게 점점 이상해지더니 나중엔 날짜가 맞지 않는 출입 기록이 계속 떠올랐어. 특히 그날, 우리 조가 야근하고 있는데도 시스템이 멈추지 않고 계속 업데이트되는 느낌이 들었거든.
사건은 평소처럼 사내 전산에서 주차 출입 기록을 확인하던 데서 시작했어. 내가 관리하는 계정이었는데, 대표님이 “지난주에 잠깐 주차장 통제 풀린 시간대에 누가 드나들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하셨어. 그래서 나는 보안팀이 쓰는 조회 화면에서 기간을 딱 정해 눌렀고, 예상대로 몇 줄 나오겠지 했지.
그런데 조회가 끝나자 목록이 화면에 한 번에 다 안 뜨고, 마치 로딩이 길어지듯 계속 숫자가 붙어 나왔어. 처음엔 12건 정도였는데, 20건, 30건, 어느 순간엔 50건을 넘어가더라. 같은 조건으로 다시 조회해도 결과가 달라졌고, 심지어 내가 조회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도 새 행이 추가되는 것처럼 보였어. “네트워크 지연인가?” 싶어서 새로고침을 했는데, 그때도 줄어들지 않고 더 늘었어.
나는 일단 시간을 좁혀 봤어. 대표님이 찾는 통제 해제 시간은 오후 9시 10분부터 9시 35분까지였거든. 그런데 그 좁힌 기간에서도 출입이 계속 늘어났고, 기록에 찍힌 출입 방식이 전부 “카드 인식”으로 표시돼 있었어. 근데 그 시간대에 우리 팀은 전부 3층 회의실에 있었고, 회의실 출입은 별도 키 카드가 필요해서 주차장 카드로 들어오는 게 말이 안 됐지.
더 소름이었던 건, 기록에 찍힌 인원 이름이 몇몇은 확실히 우리 회사 사람인데도 당시 퇴근 처리된 상태였다는 거야. HR에서 퇴사 반영이 된 사람, 한 달 전에 장기 휴직 들어간 사람 이름도 보였어. “혹시 이전에 저장된 로그가 잘못 매핑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다른 사람 계정으로도 조회했는데, 거긴 더 빨리 늘어났어. 직원 중 한 명이 장난처럼 “너 조회하니까 귀신이 좋아하나 보다”라고 웃었는데, 그 웃음이 몇 분 못 가더라.
그날 밤, 나는 보안팀에 급히 연락해서 캡처를 보내고 원인을 물어봤어. 그런데 보안팀 답이 이랬어. “그 시스템은 단순 조회가 아니라, 로그를 다시 읽어들이는 구조라서 지연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증가’는 정상은 아닙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 뒤로도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잠깐만, 우리도 한번 해볼게” 하더니 각자 조회할 때마다 기록 수가 달라졌어. 누가 눌렀을 때만 늘어나는 것 같았고, 누가 멈추면 또 조용해졌거든.
시간이 더 지나자, 늘어난 기록들 중에 특이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어. 특정 분 단위로 출입이 반복되고, 출입 위치가 “지하2층-엘리베이터 홀” 쪽으로만 몰려 있었어. 주차장 출입 게이트를 통과한 기록이 아니라, 내부 동선이 찍히는 구역이었지. 그리고 어떤 이름은 같은 분에 두 번 찍혔어. 카드 인식 시간이 1분 간격이 아니라, 같은 시각으로 겹쳐 보이는데도 시스템은 오류 표시를 하지 않더라. 마치 ‘누가 들어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가’ 기록이 채워지는 느낌이었어.
다음 날 아침, 나는 전산 담당자에게 “조회 기준을 완전히 고정한 상태에서 결과가 변하면 그건 버그가 아니라 데이터 문제”라고 말했어. 그런데 전산 담당자는 화면을 켜 보더니, 잠깐 멍하니 있다가 “어제부터 로그가 이상하게 쌓였어요. 근데 저희가 삭제는 못 해요. 대신 잠깐 다른 화면으로 확인해볼 수는 있어요.” 그러고는 우리에게 보지 말라는 식으로 정리하더라. 그때부터 이상하다는 걸 들킨 것처럼, 사내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었어. 누구도 그 주차장 얘기를 길게 안 했고.
결국 그날 저녁, 나 혼자 다시 확인해 봤어. 기간은 대표님이 지정한 통제 해제 시간만 남겨두고, 필터도 전부 똑같이 걸었는데 결과가 어제보다 더 많았어. “정말로 단순 지연이면 같은 조건이면 같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목록엔 전혀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출입이 계속 추가돼 있었어. 그리고 마지막에 한 줄이 이상하게 눈에 들어왔어. 내 이름이 찍혀 있는데, 출입 시간이 내가 실제로 사무실에 없던 시간대였거든. 그 시간대에 나는 집에 있었고, 출근 기록도 이미 찍혀 있었지.
그 이후로 난 회사 지하주차장 쪽 엘리베이터를 탈 때,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잠깐 멈추게 됐어.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도, 마치 출입 기록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계속 쌓일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 지금도 가끔 전산 화면을 열면, 어제 분명히 보던 숫자와 다른 값이 떠. 나는 이게 “버그”라고 믿고 싶은데, 어떤 날은 조회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화면이 아주 조금 더 빠르게 반응해. 그 작은 차이가, 아직도 나를 등 뒤에서 부르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