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이 엉뚱한 집에 갔는데 거기서 벌어진 황당한 상황
배달 음식이 엉뚱한 집에 갔는데, 거기서 벌어진 황당한 상황은 솔직히 아직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면서도 등골이 좀 서늘해요. 그날 저는 늦은 밤 야식이 간절해서 앱에서 치킨을 시켰고, 배달 기사님이 “출발했습니다” 뜨는 걸 보며 침대에 반쯤 누워 기다렸죠.
음식이 도착한 건 40분쯤 뒤였어요. 기사님 전화가 오더니 “고객님 맞으세요? 제가 지금 101호 앞에 있는데 주소가 좀 헷갈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제 집인 102호라고 했고, 기사님은 잠깐 기다리라고 하면서 제 앞에 오나 싶었는데, 그 사이에 문 앞 초인종 소리가 한 번 더 울렸어요.
잠깐 뒤에 제가 문을 열었는데, 현관 앞에 낯선 과자 봉투랑 함께 치킨 박스가 하나 놓여 있었어요. 분명 제 주문이 맞는데 제 것치고는 너무 태연하게 놓여 있더라고요. 관리실에서 “아, 101호에 간 거 아니냐”는 말이 들려서 황당했는데, 그때 옆집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렸어요. “여긴 101호인데, 누가 시킨 거예요?”
저도 상황 파악이 안 돼서 밖에 나가 보니, 101호 문 앞에서 한 남자분이 서 계셨어요. 기사님이 전화 통화 중이었고, 그 남자분이 웃으면서 “아니, 우리 집에 배달이 왔는데 주문한 사람이 없잖아요?”라고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기사님이 전화를 받다 보니 번호를 잘못 보고, 101호에 먼저 가져다 둔 거였어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진짜 황당함이 시작됐어요. 101호 문 안쪽에서 갑자기 한 아이가 뛰어나오더니, 치킨 박스를 보자마자 “엄마! 치킨 왔어!” 하고 외치는 거예요.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이 문 뒤에서 “치킨은 없다고 했잖아!” 하고 나왔지만, 아이는 이미 박스를 들고 냄새 맡고 있더라고요. 저는 대충 “아, 우리 집이 아니라 다른 집에 왔나 보네요”라고 말하려다, 그 엄마의 표정을 보고 말이 멈췄어요.
그 아주머니는 잠깐 멍하더니, 치킨 박스를 제 쪽으로 가져오며 “그러면 이거 우리 건가요, 아니면 옆집 건가요?”라고 물으셨어요. 저는 “저는 102호인데 기사님이 잘못 가져다 두신 것 같아요. 기사님이 다시 연락 중이에요”라고 하니, 아주머니가 “그러면… 일단 먹지 말라고요?”라고 묻는 거예요. 저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잠깐 웃음이 나왔고, 동시에 또 불안했어요. 괜히 우리 때문에 남의 밤이 꼬일까 봐요.
기사님이 도착했을 때 상황은 더 코믹해졌어요. 기사님은 “죄송합니다, 주소를 착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상자가 열렸는지 확인이 필요해서요”라고 말하더니, 101호 아주머니는 “상자는… 아니, 아직 덜 열었는데 애가 냄새는 맡았어요”라고 하셨어요. 아이는 자기는 안 먹었다고 말하면서도 손가락으로 치킨을 가리켰고, 저는 그 장면이 너무 영화처럼 느껴져서 “정말 저희 집 건 맞아요?”를 확인하느라 주문 내역을 켜서 보여줬죠.
결국 치킨 박스는 다시 제 쪽으로 넘어왔는데, 여기서도 끝이 아니었어요. 101호 아주머니가 “그럼 저희는 배달비는 어떻게 해요? 혹시 기사님이 또 다른 데로 가져가면 책임이 애매해질 수 있잖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기사님은 “고객님, 제가 확인하고 제대로 전달드릴게요. 혹시라도 열지 않았으면 환불이나 재전달도 가능하니 걱정 마세요”라고 설명했는데, 아주머니는 “걱정이야. 애가 벌써 맛있대요”라며 한숨을 쉬셨어요.
저는 억울하다기보단 그냥 황당했어요.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들끼리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그리고 그걸 아이가 제일 먼저 알아버리는 게 더 웃겼죠. 저는 “죄송해요, 우리 집만 맛있게 먹으면 될 일이 아닌데… 기사님이 제대로 전달될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라고 했고, 아주머니는 “네, 근데 오늘은 저녁을 기대했는데 갑자기 사라져서 아쉽긴 하네요”라고 말하셨어요. 기사님이 사과하면서 정리하고 떠난 뒤에도, 101호 문 앞엔 잠깐 동안 치킨 냄새가 남아 있는 것 같았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배달 앱에서 주소를 더 꼼꼼히 확인하게 됐고, 동시에 “엉뚱한 집에 간 배달”이 누군가에겐 작은 사건이 아니라 거의 가족의 일처럼 번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무엇보다도, 치킨 한 박스가 같은 아파트에서도 사람들의 표정과 밤 분위기를 바꿔버릴 수 있다는 걸 직접 봐버렸거든요. 그리고 오늘도 가끔, 그 아이가 박스를 들고 “엄마! 치킨 왔어!”라고 외치던 순간이 떠오르며… 저는 배달이 오면 먼저 문 앞을 확인하는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