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CTV 화면만 유독 프레임이 끊기는 시간이 있었다
편의점 CCTV 화면만 유독 프레임이 끊기는 시간이 있었다. 처음엔 “네트워크가 불안한가?” 싶었는데, 그 끊김이 시작되는 시간이 매번 똑같아서 나중엔 오히려 역으로 더 신경이 쓰였다. 나는 야간 알바를 했고, 매장 안에는 진짜 별일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 날부터 기록이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사건의 시작은 아주 사소했다. 새벽 1시 27분쯤이면 늘 영상이 잠깐 멈칫하듯 끊겼다. 정확히 말하면 화면이 한 프레임 정도 “툭” 끊기고 다시 이어졌는데, 그 구간만 유독 반복됐다. 출근해서 DVR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같은 패턴이라, 처음엔 내가 실수로 설정을 잘못 봤나 싶어서 몇 번이나 같은 날을 다시 돌려 봤다.
처음엔 CCTV가 노후됐나 의심했다. 편의점 본사에서 유지보수 기사가 와서 확인했는데, 시스템 자체는 멀쩡하다고 했다. “시간 동기화 문제나 저장 장치 포맷이 꼬인 경우도 있는데, 이건 그런 건 아니에요”라는 말만 남기고 갔다. 그런데도 새벽 1시 27분이 오면 화면이 다시 똑같이 걸렸다. 사람 눈으로 보기엔 1초도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매번 똑같았다.
나는 그 구간을 유난히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1시 27분 전후로 매대 위 진열이 미세하게 바뀌는 날이 있었거든. 물론 물건 자체를 누가 옮기는 걸 상시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영상에서 이상한 점이 하나씩 늘어났다. 어떤 날은 계산대 옆 카운터 뒤 그림자가 한 박자 늦게 움직였고, 어떤 날은 출입문 반사광이 갑자기 꺼졌다가 다시 켜지는 것처럼 보였다.
가장 소름 돋았던 건 “끊김”이 누군가의 움직임과 맞물린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영상이 툭 끊기는 찰나에, 출입문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는 말이 다른 직원에게서 나왔다. 내가 당시에 들었던 건 환풍기 소리였다고 넘겼는데, 다음 날 주간 직원이 “아까 그 시간대에 문 열리는 소리가 났어”라고 말했다. 그런데 CCTV 영상에선 문이 열린 시점이 미묘하게 미뤄져 보였다.
처음엔 내가 듣고 착각했을 수도 있으니, 일부러 야간 근무 때 그 시간에 맞춰 행동을 바꿔봤다. 1시 27분이 되기 전부터 나는 최대한 조용히, 카운터 뒤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가 그 이후에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DVR 화면을 다시 확인했는데, 놀랍게도 내가 움직인 건 분명히 보이는데, 그 직후 프레임이 한 번 더 끊겼다. 마치 누군가가 “그 순간만” 화면을 건드리는 것처럼.
그날 이후로 나는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DVR에서 끊기는 시간을 수첩에 적고, 그 시간대에 어떤 손님이 들어왔는지, 결제 기록이 있는지 확인했다. 결론은 단순했는데, 끊김이 생기는 날엔 이상하게도 손님이 “딱 한 번만” 들어왔다가 금방 나갔다. 오래 머무는 손님은 아니었고, 계산은 거의 현금으로 하고(카드 결제 취소 같은 흔적도 없었음), 물건은 꼭 같은 종류만 집어갔다. 라이터나 작은 담배 같은 것들, 그리고 편의점 특성상 그 조합이 흔하긴 한데, 시간만큼은 너무 정확했다.
본사에 다시 말하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설비 문제일 수 있다”는 말만 반복됐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내가 확인한 건 전원과 연결 상태였다. 전날 퇴근 직전, 콘센트 라인 주변을 만지면 약간이라도 흔들리는 게 있는지 봤는데, 딱히 특이점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1시 26분 무렵에 매장 안 조명이 잠깐 깜빡이는 걸 봤다. 그건 CCTV가 끊기기 바로 직전이었고, 조명은 사람 눈에도 아주 짧게 “툭” 하고 반응했다.
그 뒤로는 확신이라기보다, 감각이 굳어졌다. CCTV가 멈추는 게 “저절로”라기보단 “의도된 것”처럼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물론 내가 그걸 증명할 방법은 없고, CCTV 파일 자체가 손상된 건 아니어서 기술적으로는 설명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 프레임이 끊긴 순간마다 내 몸이 먼저 반응했다. 목 뒤가 서늘해지고, 귀가 멍해지고, 똑같이 1시 27분을 기다리게 되는 거다.
지금도 그 편의점에서 일하던 사람들끼리 가끔 말이 나온다. “그 시간대엔 이상하게 화면이 잘 안 보였다” “왜 하필 그 분만 반복됐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나는 종종 DVR에서 1시 27분 구간만 일부러 다시 돌려 보는데, 화면이 끊기는 그 짧은 찰나에 뭔가가 지나간 것처럼 느껴져서, 볼수록 더 멈칫하게 된다. 프레임은 다시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비어버린 게 너무 선명해서… 아직도 손으로 콘센트를 만져보는 습관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