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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회식 날 술자리에서 동료가 갑자기 눈물을 보인 이유

2026-06-21 08:14:10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회식 날이면 늘 그렇듯, “오늘만큼은 다 같이 웃자” 같은 말로 분위기부터 잡는다. 그날도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서 얼굴에 생기 좀 넣고 갔는데, 막상 식당 문을 열자마자 이상하게 조용한 사람들이 몇 명 보였다. 술자리는 시작됐고, 안주가 나오고, 건배가 몇 차례 돌아가던 중에 내 옆자리 동료가 갑자기 눈물을 보였다.

처음엔 다들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다. 그 동료는 원래 말수는 적지만 일할 때는 꼼꼼해서 신뢰가 있는 편이었거든. 그런데 잔을 한 번 비우더니, 소주병을 내려놓는 손이 살짝 떨리더니 “죄송해요, 저… 잠깐만”이라고 말하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주변에선 농담처럼 “야, 우리 팀 막내가 감성 모드냐” 하고 넘기려 했는데, 눈물이 그치지 않아서 분위기가 갑자기 얼어붙었다.

나는 술이 덜 깬 사람처럼 얼떨떨해서 그저 “괜찮아요?”만 되풀이했다. 그러자 동료가 고개를 들지 않은 채로, “저 오늘 사실… 혼자 힘든 게 아니라서요”라고 아주 작게 말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볼 위로 눈물이 더 번졌다. 옆에 있던 대리는 “무슨 일 있어? 다들 여기 모였는데”라고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묻었지만, 동료는 웃지도 못하고 숨만 길게 들이쉬었다.

그때 회식 자리의 ‘기본 규칙’ 같은 게 갑자기 무너졌다. 원래 회식은 일 얘기, 프로젝트 얘기, 다음 달 목표 얘기, 그리고 슬쩍 개인 얘기까지 섞이는데, 그날은 개인 얘기에서 끝이 난 느낌이었다. 상사가 “그만하고 술 더 먹어, 분위기 살리자” 같은 말을 하려는 찰나, 누가 먼저 물컵을 건네고, 누가 휴지를 꺼내고, 또 누가 자리에서 살짝 비켜주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동료는 결국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입사한 지는 좀 됐지만, 최근에 팀 프로젝트가 꼬이면서 자기가 책임을 다 떠안게 됐다는 거다. 회의 때마다 “네가 정리해”라는 말을 자주 들었고, 정작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땐 본인이 배제된 느낌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퇴근하고도 머릿속이 계속 돌아가서 잠이 잘 오지 않았는데, 그날은 마침 회사에서 받은 피드백이 유난히 차갑게 들렸다고 했다.

근데 더 마음을 붙잡은 건, 그다음 말이었다. 동료는 “저 혼자만 힘든 줄 알았는데”라며, 며칠 전 새벽에 다른 팀 사람에게 부탁했던 작은 도움까지 떠올렸다. 정확히는, 누군가가 자료 정리해 둔 걸 본인이 미처 못 봤던 걸 그 사람이 일부러 다시 링크해 줬고, 그 덕분에 급한 수정이 간신히 막혔다는 이야기였다. 동료는 그걸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 고마움을 표현할 타이밍을 자꾸 놓쳤고 결국 오늘 술자리에서야 감정이 터진 거라고 했다.

사실 다들 동료가 티를 안 내서 몰랐다. 우리는 “원래 성격이 차분하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차분함이 곧 무너지지 않음이 아니라 그냥 견디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그 얘기, 우리한테 해줬으면 됐지”라고 했다. 그러자 동료가 겨우 고개를 끄덕였고, 옆자리 사람들이 차례로 “다음엔 그런 거 말해” “너 혼자 짊어지지 마” 같은 말들을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상사도 그제야 태도를 바꿨다. 아까는 분위기를 살린다면서 술을 권하던 사람이, 이번엔 “일단 오늘은 그만하자. 얘기한 것부터 바로 정리하자”고 말했다. 물론 완벽하게 해결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감정이 터질 땐 사람을 밀어내지 않는다’는 걸 배운 느낌이었다. 회식은 잠깐 멈췄다가, 결국 동료는 술을 조금만 마시고 일찍 귀가했다.

집에 가는 길에 나는 계속 생각이 났다. 회사에서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잘 모르는 상태로 같이 일하고, 그게 오래되면 티가 안 나는 사람일수록 더 괜찮은 줄로 오해하기 쉽다. 그날 동료가 눈물을 보인 건 결국 ‘연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참다가 한 번에 쏟아낸 신호였던 것 같다. 그 다음 주, 동료는 가끔씩 먼저 말을 걸어주고, 회의에서도 자기 의견을 더 분명히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 회식의 조용해진 순간을 떠올리면, 사람 마음은 술보다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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