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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로 산 탁상시계가 새벽마다 똑같이 울려

2026-06-22 00:29:11 조회 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새벽마다 시계가 똑같이 울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귀신 나오네” 이런 농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는 진짜로, 중고로 산 탁상시계 때문에 며칠째 잠을 못 자고 있습니다. 처음엔 제 방 시계가 오래돼서 그런가 했는데, 이상한 건 울리는 패턴이 너무 정확하다는 거예요. 딱 새벽 3시 17분. 그 시간만 오면, 아주 또렷한 소리로 ‘똑… 똑…’ 하고 울리더라구요.

그 탁상시계는 중고거래로 샀습니다. 상태는 멀쩡했고, 설명도 “소리 잘 나요, 한 번 닦아 쓰시면 됩니다” 정도였어요. 저는 오래된 시계 특유의 매끈한 마감이 좋아서 무리해서라도 가져왔는데, 밤에 조용할수록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리는 편이더라고요. 처음 울린 건 동네 소음이랑 겹쳐서 그런가 했지만, 다음 날도 똑같이 울렸습니다. 게다가 울리는 소리의 간격이 이상할 만큼 일정했어요.

제가 알아차린 건 세 번째 날부터였어요. 전날 늦게까지 게임하고 잠들었는데, 시계가 울리기 전에 알람처럼 정확히 몸이 먼저 반응했거든요. “아, 곧 울리겠네”라는 느낌이 들고, 정말로 3시 17분에 시작했어요. 소리는 단순히 알람처럼 한 번 찍 끝이 아니고,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시간을 세는 것처럼 일정한 횟수로 반복됐습니다. 그 횟수가 이상하게도 제가 잠결에 세려고 하지 않아도 자꾸 머릿속에 남았어요.

그래서 저는 확인하려고 폰 시계로 시간을 맞췄습니다. 제가 폰을 켜고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에도, 탁상시계는 이미 정해진 박자대로 울리고 있었어요. 폰이 3시 16분을 가리킬 때, 시계는 잠깐 멈춘 듯하다가 3시 17분에 정확히 들어갔습니다. 그게 반복되니까 점점 무섭기보단 더 짜증이 나더라고요. “고장난 거면 들쭉날쭉해야지, 왜 이렇게 맞아?”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중고거래 판매자에게 문의했더니, 답장이 늦게 왔고 내용도 짧았어요. “저도 그냥 쓰던 거라 크게 문제는 없었어요. 시계는 원래 가끔 늦거나 빨라요.” 그런데 제 시계는 늦거나 빨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선명해졌어요. 특히 소리가 울릴 때마다 방 안 공기가 아주 미세하게 식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추위를 잘 안 타는 편인데도, 그 순간만큼은 손끝이 차가워지고 목덜미가 간질간질해졌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이상한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시계를 놓은 책상 아래를 들여다보면 먼지가 다른 쪽보다 유난히 얇게 쓸려 있었고, 시계 바닥면에는 잘 닦이지 않는 얼룩 같은 게 남아있었습니다. 처음엔 물기나 기름기겠거니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만 그대로더라구요. 마치 누군가가 자꾸 같은 위치에서 시계를 만지는 것처럼요. 저는 그냥 청소만 하고 넘기려 했는데, 그럴수록 더 자주 울렸습니다.

넷째 날쯤엔 소리의 “끝”이 달라졌어요. 원래는 정해진 횟수만 울리다가 멈추는 느낌이었는데, 그날은 마지막에 한 번 더 길게 늘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잠이 완전히 깨버렸고, 눈을 뜨자마자 방이 이상하게 밝게 느껴졌어요. 커튼 틈으로 달빛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전등이 켜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시계 유리창 아래로 어렴풋이 그림자가 비치는 것 같았어요. 바로 보자마자 사라져서 “착각인가” 했지만, 그 뒤로 잠을 더 못 잤습니다.

다섯째 날에는 제가 스스로 테스트를 했습니다. 시계를 책상 가운데서 오른쪽으로 옮겨보고, 건전지도 새 걸로 갈아끼웠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새 건전지 넣자마자 다음 날도 똑같이 울렸습니다. 위치를 옮겨도, 방향을 바꿔도, 건전지를 바꿔도, 시간은 3시 17분으로 고정돼 있더라고요. 오히려 더 정확해진 것 같아서 등골이 서늘했어요. 그때부터 저는 “시계가 고장난 게 아니라, 뭔가가 시계를 통해 시간을 부르는 거 아닐까” 같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제가 시계를 아예 멈추려고 했습니다. 스위치를 끄고 뚜껑을 열어 내부를 살펴보는데, 안쪽에 작은 종이 조각이 끼어있더라구요. 아주 얇아서 누가 넣어뒀는지 알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글씨도 흐릿했는데 딱 한 줄만 보였습니다. “되돌려야 한다.” 저는 그 문장을 보는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데도 마음이 먼저 철렁 내려앉았어요. 그 이후론 시계를 끄지 않아도, 새벽마다 소리가 들릴 것 같다는 예감이 너무 강해져버렸거든요.

그리고 오늘 새벽도, 정확히 3시 17분에 울렸습니다. 이번엔 소리가 예전보다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책상 위에 올려둔 것도 아닌데요. 제가 분명 멈춰둔 상태였는데, 방 한가운데에서 ‘똑… 똑…’ 하고 세는 소리가 들리니까, 제 귀가 먼저 알아서 그 리듬을 따라가더라구요. 마치 누군가가 시간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제가 “받아들이는지”를 확인하는 것처럼요. 시계가 계속 울릴수록, 저는 자꾸 꿈에서 그 종이 조각을 다시 보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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