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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호출음이 울리는데 버튼이 눌리지 않았어

2026-06-23 12:29:13 조회 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 호출음이 울리는데 버튼이 눌리지 않았어. 그 소리 때문에 처음엔 그냥 “아 누가 장난치나” 싶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 우리 집 현관 앞 엘리베이터는 벨이 울리면 최소한 한 번은 버튼 패널에 손이 갔다는 뜻이거든. 그런데 그날만큼은, 내가 확실히 봤어. 버튼엔 아무도 안 닿았는데도 호출음이 또렷하게 울렸어.

그날 나는 야근하고 들어오는 길이었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깐 휴대폰을 봤어. 9시 41분쯤이었나, 호출음 “띵—” 하고 한 번 울리는데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나는 소리라서 소름이 확 돋았지. 나는 고개를 들어 패널을 봤고, 바로 옆에 있는 CCTV가 없는 복도라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내가 멈춘 순간, 버튼은 그대로였어. 손톱 자국도 없고, 눌린 표시도 없고.

그래도 사람이 가끔 장난치거나, 어떤 사람은 버튼을 잘못 눌렀다가 다시 누르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 나는 그냥 “아, 이전 사람이 눌렀나” 하고 발걸음을 옮겼어. 근데 호출음이 두 번째로 울렸거든. 이번엔 더 짧게, 마치 누가 ‘다시 한번’ 확인하듯이. 엘리베이터 문은 열리지 않았고, 호출음만 번쩍거렸어. 패널 위에 있는 작은 조명은 켜졌다가 꺼졌고, 나는 그게 더 이상했어.

그때부터 뭔가가 내 시야 가장자리에 걸렸어. 엘리베이터 버튼 패널 아래쪽, 유리처럼 투명한 보호판 틈 사이에 먼지가 아니라… 얇은 검은 선이 스치듯 보였어. 바람 때문인지, 누가 지나가며 건드린 건지 모르겠지만, 그 선이 움직인 것처럼 느껴졌어. 나는 얼른 다시 패널을 자세히 봤는데, 버튼은 여전히 눌린 흔적이 없었고, 손은 내 손뿐이었어. 솔직히 그 순간부터 숨이 답답해지더라.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 우리 건물은 원래 층 버튼을 누르면 ‘딸깍’ 하고 눌림 반응이 아주 약하게라도 오는데, 그날의 호출음은 그 반응과 맞지 않았어. 호출음은 정확히 정상 작동음처럼 나오는데, 정작 버튼은 입력이 없는 느낌. 마치 스피커만 울리고, 실제로는 신호가 다른 데로 새는 것 같았다고 해야 하나. 나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혹시 누가 뒤에서 장난치나 싶어 복도 쪽을 봤는데—아무도 없었어.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야. 엘리베이터 버튼 옆에 있는 안내판에는 “호출은 1회만 부탁드립니다” 같은 문구가 붙어 있거든. 그런데 안내판 아래, 내가 처음엔 못 봤던 작은 종이가 하나 더 붙어 있었어. 누가 붙인 건지 모를 정도로 깔끔하게. 글씨는 손글씨라기보다 인쇄물처럼 딱딱했고, 내용은 단 한 줄이었어. “호출음이 울리면, 대답하지 말고 뒤로 물러서세요.” 나는 그 종이를 떼고 싶었는데 손이 안 움직이더라.

나는 결국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내려가려 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복도 끝까지 걸어가도 호출음이 사라지지 않더라. 계단 앞에 도착했을 때도 “띵—” 하고 같은 간격으로 울렸어. 이게 그냥 장치 오작동이면 범위가 있어야 하는데, 소리가 내 주변에 고정된 것처럼 느껴졌어. 그래서 더 겁났어. 소리가 ‘방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마치 내 방향을 찾는 것 같았거든.

집에 올라가서도 그 호출음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는데, 제일 찝찝한 건 CCTV가 없다는 사실보다, 엘리베이터가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열림”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없었다는 거야. 나는 다음날 관리사무소에 말하려고 했는데, 연락 기록이 남아야 하잖아. 그래서 전화하려다 멈췄어. 이유는 모르겠는데, 내가 말하면 그 ‘호출음’도 같이 따라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그래서 그냥 조용히 지나가자고 생각했어.

근데 일주일 뒤, 다시 그 일이 똑같이 반복됐어. 이번엔 내가 타이밍을 맞추려고 일부러 버튼에서 한 발 떨어져 섰거든. 호출음이 울릴 때마다 나는 손을 전혀 뻗지 않았고, 패널을 보면서 숨만 삼켰어. 그런데 호출음이 울리는 순간, 버튼 조명이 아주 잠깐씩 흔들렸어. 마치 누군가 손을 대려다 멈춘 것처럼. 그리고 종이 한 장이, 지난번 안내판 아래 위치에 또 나타나 있었어. 이번 문구는 더 짧았어. “네가 듣는 동안은, 문이 열리지 않는다.”

난 그 이후로 엘리베이터 호출음이 울리면 일부러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도 소리가 먼저 귀에 걸리더라. 제일 이상한 건, 울릴 때마다 내가 ‘대답’하려는 마음이 생긴다는 거야. 문을 열고 확인하고 싶고, 누가 장난치는지 얼굴을 보고 싶고, 왜인지 따지고 싶은 충동. 근데 그 종이의 문장처럼, 내가 듣는 동안만은 뭔가가 “열릴 타이밍”을 기다리는 느낌이야. 그래서 지금도 그 호출음이 들리면, 나는 손을 뒤로 하고 한 발 물러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날 버튼에 닿지 않았는데도 울리던 소리가… 언젠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들릴까 봐, 일부러 귀를 막지 않고 그냥 조용히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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