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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에 없는 ‘추가요청’이 자꾸 붙어

2026-06-23 20:29:10 조회 5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앱에 없는 ‘추가요청’이 자꾸 붙어. 처음엔 장난인가 했는데, 몇 번 연속으로 같은 문구가 뜨는 걸 보고 나서부터는 손이 덜덜 떨리더라.

사건은 늦은 밤에 시작됐어. 나는 평소처럼 배달앱에서 피자를 시키고 결제까지 끝냈는데, 결제 직후 화면이 잠깐 새로고침되면서 주문 상세에 추가요청 항목이 하나 더 생겼어. 근데 내가 적은 적이 없는 문장이었어. “문 앞에서 벨 누르지 말고, 조용히 두고 가세요.”

솔직히 이상하긴 했지만, 기사님이 요청을 확인하면 편하겠지 싶어서 그냥 넘겼어. 다음 날도 같은 시간이 되니까 또 비슷하게 뜨더라. 이번엔 “현관 비밀번호는 0000으로 하지 마세요. 문고리만 잡아주세요.” 이런 식이었는데, 나는 비밀번호를 따로 적어둔 적도 없고, 기본 배송메모만 넣어둔 상태였거든.

그래서 고객센터에 문의했지. “주문에 제가 작성하지 않은 추가요청이 생긴다”고 하니까, 상담원이 “일부 사용자 설정/자동완성 기능 때문에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얼버무리더라. 근데 자동완성이면 내 의도랑 상관없이 계속 같은 톤으로 나올 수가 없어. 문장이 너무 ‘사람이 말하듯’ 정확했어. 그리고 매번 내용이 내 집 현관 상황을 아는 것처럼 구체적이었고.

나는 혹시 누가 내 계정을 해킹했나 싶어서 비밀번호를 바꾸고, 로그인 기록도 확인했어. 이상한 기기 접속은 없었고, 이중인증도 꺼져 있지 않았어. 그런데도 앱은 멈추지 않았어. 주문할 때마다 ‘추가요청’이 슬쩍 끼어들어 갔고, 그 문구는 점점 더 이상해졌어.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지 마세요. 2초만 더.” 같은 말이 화면에 떴거든.

처음엔 내가 배달기사를 기다리는 시간 계산을 습관처럼 하긴 했어. 근데 그걸 앱이 알 수가 있나? 더 무서웠던 건, 실제로 배달이 오면 그 시간에 딱 맞춰서 현관 쪽에서 소리가 났다는 거야. 벨을 누르는 소리도 없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아닌데, 문고리 잡는 듯한 아주 작은 마찰음이 들렸어. 물론 내가 문을 열지는 않았어. 근데 화면에는 계속 ‘추가요청’이 뜨니까, 그게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더라.

세 번째로 나온 문구는 결국 나를 멈추게 했어. “상자를 열기 전에 뒤쪽을 확인하세요. 뜯지 마시고, 사진부터.” 이건 배달메뉴랑 상관이 없었어. 나는 겁이 나서 고객센터에 다시 문의했는데, 그때는 아예 상담원이 말을 끊고 “해당 주문은 기사 확인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조용히 받으시면 됩니다”라고만 했어. 이유도 없이 끝. 그 말이 더 기분 나빴어. 마치 누가 ‘조용히’라는 선택을 미리 정해둔 것 같아서.

그날부터 나는 배달을 주문하지 않았어. 대신 가게에 직접 방문해서 먹거나, 편의점으로 해결했지. 그런데도 앱 알림이 왔어. “주문 취소 요청이 접수되었습니다.” 나는 주문한 적이 없는데. 확인해보니 배달앱에 추가요청이 포함된 ‘예정’ 주문처럼 남아 있었어. 취소는 내가 누른 게 아니라, 누군가가 대신 눌렀던 것처럼 기록이 되어 있었고, 그 기록 시간은 늘 내가 잠들기 직전이더라.

여기서 진짜 소름은, 그 ‘추가요청’ 문구가 더 이상 말로만 존재하지 않기 시작했다는 거야. 어떤 날은 집에 돌아오면 현관문 앞에 작은 종이가 끼워져 있어. 누가 붙여둔 건지, 누가 지나가며 바람에 흘린 건지 모르겠는데, 종이에는 딱 한 줄이 적혀 있었어. “알림은 믿지 마세요.” 나는 며칠 동안 종이를 모아서 날짜순으로 정리했는데, 날짜가 앱에서 ‘추가요청’이 붙은 날과 정확히 일치했어.

지금도 그 배달앱은 잘 돌아가. 메뉴도 주문도 결제도 정상이고, 고객센터는 늘 “오류 가능성”을 말해. 그런데 나는 여전히 주문 화면을 볼 때마다, 조용히 끼어 있는 ‘추가요청’을 먼저 확인하게 돼.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하게 됐어. 추가요청이 내 주문에 붙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내 행동을 ‘요청’하고 있는 건 아닐까. 종이가 말한 한 줄이 자꾸 머리 속에서 반복돼서, 한밤중에 현관 쪽 소리가 나면 본능적으로 숨부터 고르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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