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CCTV가 자꾸 꺼지는 이유
얼마 전 우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이상한 일이 계속 벌어졌다. CCTV가 하루에 몇 번씩 갑자기 꺼지거나 먹통이 되는 거다. 보안실 직원도, 관리사무소 사람도 이유를 모르겠다고만 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전자기기 고장이 아니라는 느낌이 점점 강해졌다.
처음엔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비가 많이 와서 습기가 찬 탓일 수도 있고, 전기 배선 문제겠거니 했다. 그런데 CCTV가 꺼지는 시간이 일정했다. 대략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 정확히 그 시간대에만 반복적으로 멈췄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어느 날 직접 지하주차장에 내려가 CCTV 근처를 살펴봤다. 딱 그 시간에 근처 가로등 몇 개도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무언가 기이한 기운 같은 게 느껴졌다. 그때 지하주차장 한쪽 구석에서 희미한 그림자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림자는 사람 같기도 했고, 그렇다고 완전 사람이 아닐 것 같기도 했다. 그 자리엔 폐쇄된 구역이 있었는데, 평소엔 절대 출입 금지 구역이었다. 그런데 그 날 그 시간대에만 그곳에서 누군가 서성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몇몇 주민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했다.
보안실 직원들은 CCTV가 꺼지는 동안 지하주차장 내 순찰을 나갔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나는 CCTV 녹화 영상을 다시 자세히 보면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화면이 꺼지기 직전, 영상 한쪽에서 이상한 빛이 어른거리는 걸 누군가 일부러 지우려 한 듯했다.
그 빛은 마치 오래된 사진 속에나 나올 법한 흐릿한 인물의 형체 같았다. 이후로도 CCTV는 계속 꺼졌고, 이상 현상도 늘어났다. 지하주차장 안에서 발자국 소리도 들리고, 때론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도 들렸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주민들 사이에선 ‘그곳에 무언가가 숨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후 한밤중에 그 구역을 찾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 휴대폰에는 갑자기 찍힌 이상한 영상이 남았다. 어두운 공간 속에 누군가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는 모습이 담겨 있었는데, 제대로 사람 형태도 아니고, 설명할 수 없는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그 사람이 그 이후로도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지하주차장 CCTV를 다시 믿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은 그 구역 근처를 피해 다니기 시작했다. 관리사무소에 정식으로 요청해 그 폐쇄 구역을 완전히 봉인했지만 이상 현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CCTV가 꺼지던 그 시간대만 되면 주차장 전체에 미묘한 긴장감 같은 게 감돌았다.
사실 이 이야기를 쓰는 지금도 나는 가끔 그 폐쇄 구역 근처에 지나갈 때면 어떤 낯선 시선이 느껴진다. 어쩌면 그곳에선 카메라도, 사람의 눈도 닿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 공간은 누군가, 아니 무언가가 계속 지켜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가끔씩 이렇게 생각한다. 만약 그 CCTV가 꺼지는 이유가 단순히 전기 문제라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게 누군가의 의도라면?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존재가 지하주차장의 어둠 속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