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하면서 받은 팁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면서 문자엔 ‘감사합니다’만 남아
배달하면서 받은 팁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면서 문자엔 ‘감사합니다’만 남아. 이거 그냥 장난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진짜로 내 핸드폰이랑 지갑이 동시에 이상해지더라.
처음엔 별일 아니었어. 새벽에 야식 배달 하나 들어왔고, 주문 완료 뜨자마자 앱에서 “팁이 들어왔습니다”라고 알림이 뜨는 거야. 금액도 꽤 괜찮아서 기분 좋게 결제 화면까지 확인했는데, 몇 분 지나니까 잔액이 아니라 “전송 실패” 같은 문구가 스쳐 지나가더라. 이상하게도 앱 기록에는 남아 있었는데, 내 쪽에선 돈이 안 들어와.
근데 다음 주문부터는 더 이상해졌어. 팁을 받은 타이밍에 맞춰서 문자가 하나씩 날아오더라. 딱 한 문장, 너무 정중해서 더 소름이 돋는 문장. “감사합니다” 그 외에 주문번호도, 환불 안내도, 출처도 없어. 숫자도 없고 설명도 없는데, 마치 누가 내 화면을 보고 있는 것처럼 정확히 그 시간대에만 왔어.
나는 일단 고객센터에 문의했지. “팁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문자만 오고 내역은 이상해요.”라고 말했더니, 상담원은 “정산 주기와 시스템 반영 시간 때문에 그럴 수 있습니다.” 이런 답만 반복하더라. 그런데 그 ‘정산 주기’라는 게 항상 같은 방식이었어. 팁 알림 → 몇 분 후 잔액 미반영 → 그리고 그 사이에 ‘감사합니다’ 문자.
몇 번 반복되니까 패턴이 보이더라고. 특히 통장 확인을 할 때마다 타이밍이 맞았어. 정산 예정 금액이 올라오는 날은 멀쩡했는데, 팁이 들어오는 날은 이상하게도 소액이라도 내 잔고가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어. “내가 결제를 잘못 누른 건가?” 하면서 카드 사용 내역까지 다 봤는데, 그럴 만한 흔적이 없었어.
그러다 어느 날, 배달 끝나자마자 문자부터 먼저 오더라. 주문 완료 알림이 뜨기도 전에 휴대폰이 먼저 진동을 했고, 화면에 똑같이 “감사합니다”만 떴어. 고객이 팁을 준 걸 내가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는데도 문자만 먼저 온 거지. 순간 머리 한쪽이 하얘지면서, 누군가가 내 움직임을 따라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나는 혹시 악성 앱이나 권한 문제인가 싶어서 배달 앱 말고도 휴대폰 설정을 싹 확인했어. 자동결제, 접근 권한, 알림 권한, 문자 접근 같은 항목들 다 찾아봤는데 이상 징후는 없다고 나왔어. 그래도 찝찝해서 보안 검사도 해봤고, 비밀번호도 바꿨고, 카드도 재등록했는데 계속 똑같은 흐름이 반복됐어. 팁 알림이 뜨는 순간부터, 문자엔 늘 같은 말만 남았고 돈은 스르륵 사라지듯 정리됐지.
가장 무서웠던 건, 누군가가 내 계정으로 ‘고맙다’는 표현만 남기고 사라지는 느낌이었어. 고객센터에선 “일반적인 안내 문자일 수 있습니다.”라고만 했는데, 일반 안내 문자면 왜 시간과 행동을 저렇게 정확히 맞춰서 오겠어. 그리고 왜 그 문자에는 항상 ‘감사합니다’만 있고, 받을 사람도 환불도 확인도 없지? 말 그대로, 감사만 남기고 흔적은 지워버리는 것 같았어.
결국 나는 마지막으로 배달앱 내에서 팁을 받을 때의 알림을 전부 끄고, 내 통신 기록을 확인해봤는데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었어. 어떤 주문에서는 팁 알림이 정상적으로 뜨지 않는데도, 바로 이어서 “감사합니다” 문자가 먼저 왔어. 그러니까 누군가는 팁을 “보내는 척”만 하거나, 아니면 시스템 어딘가에서 내 계정과 문자를 자동으로 엮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 나는 그때부터 휴대폰을 잡고, 화면이 아닌 진동 패턴으로도 뭔가가 오는 걸 느끼게 됐어.
오늘도 배달 다 끝내고 나면, 가끔 아무 일 없는데도 메시지함이 조용히 새로고침돼. ‘감사합니다’ 한 줄. 돈은 없는데, 고맙다는 말만 남아 있는 그 상태가 계속 신경 쓰여. 혹시 누군가는 이미 내 정산과 내 시간을 계산해버린 건 아닐까, 그리고 다음엔 문자도 더 이상 오지 않고 조용히 사라지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한 단어가 자꾸 가슴을 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