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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무실 책상 서랍이 매일 같은 시간에 열렸다 닫혔어

2026-06-26 04:29:12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사무실 책상 서랍이 매일 같은 시간에 열렸다 닫혔어. 처음엔 그냥 누가 장난치나 싶었는데, 어느 날부터는 그 시간만 되면 사무실 전체가 미세하게 “딱” 하고 멈칫하는 느낌이 들었어. 나는 야근이 잦아서 밤에도 불이 다 켜진 채로 혼자 남아 있는 날이 많았거든.

그날도 자정이 좀 넘었을 무렵, 내 책상 오른쪽 서랍이 아주 조용히 열렸어. 흔들리는 소리도 없고, 누가 손으로 잡아당기는 느낌이 아니라 스르륵 하고 스스로 열리는 것처럼 딱 맞는 각도로 벌어졌지. 안에는 문서 봉투랑 볼펜, 예전에 쓰던 체크카드 정도가 있었는데, 열리면서 뚜렷하게 공기가 바뀌는 게 느껴질 정도로 서늘했어.

내가 놀라서 바로 서랍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서랍은 열려 있던 채로 오래 버티지 않았어. 딱 3초? 아니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내 손목시계 초침이 한 번 넘어가자마자 서랍이 다시 닫혔어. “쾅” 같은 소리는 절대 아니고, 마치 누가 천천히 밀어 넣고 손을 뗀 것처럼 조용했어. 그날은 그냥 피곤해서 착각인가 싶었는데, 문제는 그 뒤로 매일 똑같이 반복됐다는 거야.

다음 날도 똑같이, 퇴근하고 사무실이 텅 비는 시간대가 아니라 내가 혼자 남아 업무 정리할 때 정확히 같은 타이밍에 서랍이 움직였어. 처음엔 내가 습관적으로 서랍을 건드렸나 싶어서 손이 닿는 위치도 확인하고, 책상 위 물건 배치도 바꿔봤는데 소용이 없더라. 또 이상한 건, 서랍이 열릴 때마다 내 컴퓨터 화면이 아주 잠깐씩 밝기가 바뀌는 거야. 전원은 그대로 켜져 있는데, 마치 누가 모니터 앞에서 스위치를 톡 건드리는 것처럼.

나는 결국 상사한테 “사무실에 누가 자꾸 제 책상을 건드리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는데, 돌아오는 답은 뻔했어. “누가 장난치지? CCTV 없나 알아봐.” 그런데 CCTV는 사무실 입구 쪽만 보이고 내 책상 구역은 사각이었거든. 그래서 주말에 잠깐 사무실을 다시 확인했는데, 그때도 서랍은 멀쩡히 닫혀 있었고, 열릴 시간은 평소보다 늦게 오는데도 딱 그 순간에만 똑같이 열렸어. 기계처럼 정확했어.

장난이면 누가 시간을 맞출 리가 없잖아. 그래서 나는 좀 더 구체적으로 실험을 했어. 서랍 안에 있는 물건을 전부 꺼내고, 빈 서랍에 종이를 한 장 깔아두었지. 서랍이 열릴 때 종이가 움직이면 누군가 건드리는 거고, 아니면 서랍 자체가 동작하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다음 날, 종이는 그대로였는데 서랍만 열렸다 닫혔어. 손잡이를 건드린 흔적도 없고, 서랍 레일에 먼지도 그대로였어. 무엇보다 내가 아무 것도 만지지 않았는데도 손이 먼저 “왜지?” 하고 저릿해지는 느낌이 들었어.

그때부터 서랍이 단순한 물리 현상이 아니라, 어떤 “행동”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 서랍이 열리고 닫히는 사이에 항상 같은 간격으로 사무실 시계 초침 소리가 조금 커지는 것 같았고, 책상 아래쪽에서 바람이 올라오는 느낌도 났거든. 나는 겁나서 서랍 쪽을 계속 피했는데, 그럴수록 더 자주 신경이 쓰였어.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다가오면, 전화벨도 울리지 않는데 내 휴대폰 알림이 한 번 울렸어. 물론 실제 알림은 오지 않아. 진동만 딸깍 하고 사라져.

어느 날은 서랍이 열렸을 때, 안쪽에서 아주 얇게 종이 한 장이 흔들리는 걸 봤어. 종이 자체는 없었는데, 분명히 없다고 확인했단 말이야. 그래서 더 가까이 보려다 말았어. 그 순간 등 뒤가 먼저 식었고, 서랍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 조명이 잠깐 흔들렸거든. 나는 그날 이후로 아예 그 서랍을 잠가버렸어. 잠금장치를 새로 달고, 열쇠는 내 지갑 안에 넣었지.

근데 웃기게도, 열쇠를 가지고 있어도 그 시간에는 서랍이 열렸어. 이번엔 잠금장치가 안 열리는 게 아니라, 잠금이 “걸리지 않은 것처럼”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느낌이었어. 서랍이 열릴 때마다 열쇠를 쥔 손바닥이 따끔하게 저렸고, 열쇠가 차갑게 식는 속도가 빨라졌어. 나는 결국 그날 밤에 서랍을 비우고 나사를 풀어버릴까 고민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가까워져서 그만뒀어. 혹시라도 제거하면 더 큰 일이 생기는 거 아닌가 싶더라.

그리고 오늘도, 퇴근한 것 같은데도 사무실은 조용히 숨을 쉬고 있어. 서랍은 아직 달려 있고, 내 손목시계가 그 시간을 가리키면 주변 공기가 먼저 바뀌어. 서랍이 열렸다 닫힐 때마다, 난 한 번씩만 확인하고 뒤돌아보지 않으려고 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무엇을 꺼내려는 건가”를 생각하게 되더라… 열리는 건 물건이 아니라, 나한테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예고처럼 느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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