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친 이상한 사람
며칠 전 병원에 간 일이 있었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상한 사람을 마주쳤다. 그날은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고, 바쁘게 움직이는 복도 사이로 나는 얼른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때, 바로 옆에서 낯선 사람이 천천히 다가오는 게 보였는데, 뭔가 평범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 사람은 마치 시간을 역행하는 것처럼 낡은 회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 옷은 먼지가 잔뜩 쌓인 듯 보였고, 머리는 조금 헝클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상했던 건 표정이었다. 얼굴이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도 너무 창백했고, 눈동자는 어딘가 멍한 듯 빛나지 않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피하려 했지만, 그 사람도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가까워지면서 느릿느릿 내 앞을 가로막았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도 될까요?"라고 묻는 그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무미건조하고,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순간 얼른 고개를 저으며 "아, 아니요. 혼자 타는 게 낫겠네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무슨 이유인지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너무 눈앞에 있어 숨이 잠시 멎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그가 똑같이 말을 걸었다. "괜찮아요. 같이 타면 더 빠르니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나는 부리나케 안으로 들어갔다. 그 사람도 따라 들어오더니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 안은 갑자기 훨씬 더 차가운 공기가 감돌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 사람은 계속 나를 응시했고, 나는 시선을 돌렸다. 천장이 비치는 거울에 그 사람의 얼굴이 비쳤는데, 그 순간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마치 깨진 유리 조각 속으로 누군가가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가 도착할 층에 도달했지만 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더니, 조금씩 움직임이 멈췄다. 그 사이 그 사람이 내게 다가와 속삭였다. "여기서 나가면 안 돼요."
나는 순간 공포에 휩싸여 재빨리 다른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엘리베이터는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고, 문이 쾅 열리며 나는 밖으로 내달렸다. 뒤돌아보니 그 사람은 이미 없었다. 어디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모습이 너무 생생했다.
돌아와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 병원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는 글을 봤다. 몇 년 전에도 비슷한 복장을 한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탔다는 목격담과, 그 뒤 일부 사람들이 병원에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었다는 이야기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그 순간 나는 뭔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그 병원엘리베이터 앞을 지나갈 때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혹시 당신도 그런 이상한 사람을 마주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