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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누가 먼저 손을 댄 느낌이 있어

2026-06-28 12:29:13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누가 먼저 손을 댄 느낌이 있어. 그날부터 “내가 뭔가 착각했겠지” 싶다가도, 집에 들어올 때마다 손끝이 먼저 얼어붙는 기분이 들더라.

퇴근하고 현관 비밀번호 누르려다 말고, 엘리베이터 쪽을 봤어. 8층은 내가 타는 라인이랑 가까워서 늘 사람이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그날은 좀 애매했거든. 복도 조명이 살짝 깜빡이는 것도 거슬렸고, 엘리베이터는 분명 호출이 들어간 것처럼 ‘띵’ 하고 열릴 타이밍을 잡고 있었어.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바로 8층 버튼을 눌렀고, 평소처럼 문 닫히는 소리만 들으면 됐는데 이상하게도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손을 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엄청 세게 누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람처럼 스친 것도 아닌데… 손목 안쪽이 톡 하고 감각을 기억하는 느낌. “아, 누가 먼저 잡았나?” 싶어서 문 틈을 봤는데 아무도 안 보였어.

엘리베이터 안에는 나 혼자였고, 카메라가 있는지 없는지도 정확히 모르지만, 어쨌든 CCTV가 달린 타입이긴 해. 문이 닫히면서 바닥이 살짝 울리는 그 진동이 있는데, 그 진동이 시작되는 순간 다시 한 번 ‘툭’ 하고 손끝이 당겨지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래서 나는 습관처럼 문 닫힘 버튼을 더 세게 누르기도 했고, ‘혹시 내가 손을 댄 건가’ 싶어 내 손을 유심히 봤는데, 그땐 이미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리고 있었거든.

8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이상하리만치 거울처럼 반사되는 엘리베이터 내부가 계속 신경 쓰였어. 유리에 내가 보이는데, 내가 고개를 살짝 움직일 때마다 그 뒤쪽 반사에 누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았던 거야. 실제로 사람이 있는 건 아니고, 그림자가… 더 두껍게 찍히는 느낌? 근데 거울각도는 내가 서 있는 위치랑 정확히 맞아야 말이 되잖아.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문 닫히기 전에 누가 먼저 손을 대면, 그 감각이 남아있나?” 같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어.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재빨리 밖으로 나왔는데, 복도는 조용했고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우편함 위로 먼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멀쩡했어. 근데 이상하게 엘리베이터 버튼 쪽은 손자국이 더 선명했어. 평소엔 누가 누르는지 잘 티가 안 나는데, 그날은 버튼 가장자리만 손가락으로 훑은 것처럼 번들거리는 게 보였지. 나는 그걸 보자마자 괜히 소름이 올라와서, 버튼을 누른 손이 내 손인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손바닥을 한번 쓱 문지르듯 봤어.

그런데 더 찝찝한 건 그 다음이야. 집에 들어와서 씻는데, 비누 거품이 손등에서 미끄러지는 순간마다 ‘아까 그 감각’이 다시 떠오르는 거야. 손목 안쪽이 아니라 손바닥의 중앙이 먼저 기억을 되살리는 느낌. 그리고 샤워를 끝내고 나서야 알아챘어. 손톱 끝이 아주 미세하게 까진 자국이 있었는데, 그날 아침에 분명히 멀쩡했거든. 사소한 상처라고 생각하면 끝인데, 문제는 상처의 위치가 꼭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손이 끼는 위치랑 비슷하다는 거였어.

며칠 지나고 나서야 관리실에 물어봤어. “엘리베이터 문 닫힐 때 반응이 이상한 날이 있었는데, 누가 장난 치는 거 아닐까요?” 하고 그냥 가볍게. 그런데 관리실 아주머니가 한참 있다가 말하더라. “가끔 문이 닫히기 전에 누가 먼저 대는 것처럼, 센서가 늦게 반응하는 날이 있어요. 그래서 문 틈에 손 끼는 사고가 난 적도….” 그 말 끝을 흐리셨는데, 내가 정확히 뭘 물어본 건지 몰라도 표정이 너무 굳어 있었어. 나는 “사고가 있었다면 공지했을 텐데요”라고 했고, 아주머니는 “모르죠. 다들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서요”라고 했어.

그 뒤로 엘리베이터만 타면 이상하게 문이 닫히는 타이밍에 맞춰 손을 움찔하게 돼. 안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보다, ‘내가 먼저 손을 댄 느낌이 아니었다’는 그 기억이 자꾸 몸에 남아있거든. 한번은 아예 문 닫힘 버튼이 닿기 전에 손을 완전히 떼고 서 있었는데도, 딱 문이 닫히기 시작하는 순간 손끝이 아주 약하게 눌린 것처럼 반응했어. 그게 진짜 손이 닿은 게 아니라, 감각만 남아 있는 것 같아서 더 무서웠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엘리베이터가 좀 애매하게 열렸던 것도, 복도 조명이 깜빡였던 것도 다 연결된 것 같아. 누군가가 장난을 친 걸 수도 있고, 그냥 센서 오작동이었을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먼저 손을 댄 느낌’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아. 문이 닫히기 전에 이미 누군가가 손을 뻗어버린 순간, 그 반응이 내 몸에만 남아버린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면 오늘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깐 멈칫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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