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탄 택시에서 내린 뒤 찍힌 CCTV
얼마 전 밤, 혼자서 택시를 탔어. 내릴 때 위치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피곤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 내린 뒤에 찍힌 CCTV 영상을 보고 나서야 그날 밤이 얼마나 이상했는지 깨달았어.
그날 밤 택시비도 좀 비쌌고, 기사님이 별로 말도 없어서 그냥 조용히 있었어. 내릴 때 문을 열어준 자리도 평소 다니던 길이랑은 달랐고, 내린 곳이 분명히 내가 원했던 장소 근처인데도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 주변이 너무 어두운 데다가 사람도 거의 없었거든.
그런데 며칠 뒤 우연히 그 택시 회사 CCTV를 보게 되었거든. 내가 내리는 순간부터 이상한 점이 보이기 시작했어. 택시에서 내린 나는 화면상에서는 분명 길가 쪽으로 걸어갔는데, 몇 초 후 그 길은 아닌 다른 방향으로 계속 걷고 있어서 순간 멈칫했지.
더 충격적인 건, 내가 걷던 길 주변에 아무도 없었는데 갑자기 검은 그림자 같은 형체가 슬쩍 따라붙는 장면이 찍힌 거야. 그 그림자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뭔가 형태가 명확하지 않아 더 소름이었지.
택시에서 내린 나는 분명히 집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했는데 CCTV 속 나는 갑자기 길을 돌아 다른 쪽으로 계속 걷더라. 그 시간 동안 내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게 엄청 이상했어. 게다가 그 그림자도 언제 사라졌는지 모르게 사라졌다가, 또 나타나더니 결국 나를 멀리서 따라가는 것처럼 보였어.
영상 속에서 나는 어느 순간 잠시 서서 주변을 둘러보기도 했는데, 아무도 없어서 그런지 불안한 표정이 역력했어. 그 모습까지 CCTV에 담겨 있었던 거지. 그 택시 기사님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을까 싶었는데, 기사님은 다음 손님을 태우러 바로 출발해버렸잖아.
결국 그 골목길에서 나는 무사히 집에 도착했지만, 그 영상 때문에 한동안 밤길 걷는 게 너무 무서웠어. CCTV에 찍힌 그 검은 형체가 뭘까, 내가 본 건 현실이었을까 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계속 의문이 남더라고.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상한 점은, 택시에서 내린 바로 그 지점 근처에선 CCTV가 고장 난 상태였다는 회사 측 이야기였어. 그래서 내가 걷기 시작한 곳부터는 제대로 된 영상 기록이 없었고, 이 부분 때문에 진짜 이상한 일이 벌어진 건지도 몰라.
이후 그 택시 회사는 CCTV 영상을 자체 검열한다는 얘기도 들렸고, 뭔가 숨기려는 분위기가 느껴졌어. 단순히 택시비 과다 청구 같은 문제만 있는 게 아니라, 밤에 택시를 탄 후 겪은 이상 현상이 꽤 많았던 모양이더라.
그날 밤 택시에서 내린 뒤 찍힌 CCTV 영상은, 내게 단순한 택시 탑승 경험이 아니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마주한 순간으로 남았어. 그리고 그 이후로 그 골목을 지날 때면 내 그림자조차 낯설게 느껴질 정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