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 앞 편의점 들르기
오늘도 퇴근하고 나서 바로 집 가기 싫어서, 습관처럼 집 앞 편의점에 들렀어요. 큰일 난 것도 아니고, 꼭 사야 할 것도 딱히 없는데요. 그냥 퇴근길 공기랑 하루 마무리하는 느낌을 편의점 불빛 사이에서 잠깐 느끼고 싶더라고요. 문 열리자마자 특유의 냉장고 소리랑 진열대 냄새가 확 들어오는데, 그게 또 은근히 기분을 정돈해주는 느낌이라랄까요.
들어가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딱 하나예요. 음료 코너 앞에서 잠깐 서성서성. 오늘은 왠지 탄산이 땡겨서 제로 콜라랑 레몬맛 같은 거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은 무난하게 한 캔 집었어요. 옆에는 요즘 새로 나오는 맛들이 계속 보이는데, 눈은 자꾸 가도 손은 잘 안 가더라구요. 괜히 샀다가 실패하면 그날 저녁 내내 마음이 좀 찝찝하잖아요.
그 다음은 간식 코너로 넘어가요. 과자 진열대는 왜 이렇게 넓은지 모르겠어요. 비슷비슷한 봉지가 수십 개씩 있는데, 막상 고르려고 하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려요. 오늘은 “그냥 하나만”이라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앞에 서면 또 이것저것 떠올라서 결국 두 개 정도로 늘어나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덜 사게 되긴 했어요. 다짐을 자주 하는 편이라서요.
계산대 앞에 가면 보통 시간이 조금 늘어나는데, 그 시간 동안 생각이 더 정리되는 것 같아요. 라면 코너에서 보던 제품이 옆에 더 보이고, 초콜릿 코너에서 또 눈이 가고, 행사 상품 스티커가 붙어 있으면 괜히 ‘오늘은 이거구나’ 싶어지기도 하고요. 진짜 별거 아닌데, 막상 서서 고르는 그 3분이 하루의 마지막을 예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라 좋더라고요.
오늘은 특히 날씨가 애매했어요. 퇴근할 때는 시원한 듯하다가 집으로 걸을 즈음엔 또 살짝 추워지는 느낌? 그래서 음료는 시원한 걸로 하되, 간식은 너무 차가운 것보단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고르려고 했어요.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쉬운 걸 찾다가, 결국은 간단한 빵이나 스낵류로 타협했습니다. 집에 가서 뭔가 “아 이제 됐다” 싶은 기분이 와야 하니까요.
계산할 때는 늘 같은 말이 자동으로 나와요. “카드로 할게요” “감사합니다” 이 정도요. 근데 가끔 계산대 앞에서 어떤 분들이랑 눈이 마주치면, 정말 별 일 없는데도 왠지 오늘 하루가 다들 비슷한 속도로 흘렀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편의점은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데도, 이상하게도 그 소란이 불안하진 않아요. 그냥 다들 자기 저녁으로 돌아가는 길목 같달까요.
집에 돌아와서 문 열고 신발 벗는 순간이 제일 좋아요. 편의점 봉지를 냉장고나 식탁 주변에 올려두고, 물 한 컵 먼저 마시고요. 그 다음에야 “아 오늘 하루 끝”이라는 게 느껴져요. 아까 편의점에서 고르던 간식이랑 음료 생각이 나면서, 괜히 오늘의 작은 선택들이 기억처럼 남더라고요. 대단한 하루가 아니었어도,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게 좋네요.
사실 편의점 들르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제 생활 루틴이에요. 어떤 날은 커피만 사서 바로 들어가고, 어떤 날은 간식까지 챙겨서 집에서 영화 보면서 먹고, 또 어떤 날은 내일 아침 생각해서 우유랑 시리얼 같은 걸 집어오기도 하고요. 오늘처럼 별일 없는 날에 더 자주 찾게 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하루를 “끝까지” 잘 데려오는 느낌!
아무튼 그렇게 가볍게 편의점 한 바퀴 돌고 나왔더니, 집에 있는 시간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내일도 뭔가 또 귀찮아지면 또 들를 것 같은데, 그건 그때 가서 결정하면 되죠 뭐. 오늘은 이걸로 충분히 잘 쉬어볼게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