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서 내 신용카드만 결제가 실패로 찍히는데 카드엔 돈이 빠졌어
택시에서 내 신용카드만 결제가 실패로 찍히는데 카드엔 돈이 빠졌어. 처음엔 내가 뭘 잘못 눌렀나 싶었거든. 기사님은 “카드 결제 안 돼요” 하고 단말기만 몇 번이나 톡톡 두드렸고, 나는 화면을 보면서도 얼떨떨하게 고개만 끄덕였어. 그런데 집에 와서 앱을 열어보니까 결제 취소가 아니라, 정확히 “승인”으로 찍혀 있더라. 금액은 빠져 있었고, 택시에서는 돈이 없었던 것처럼 보였지.
그날도 평소처럼 밤에 택시 잡았어. 목적지가 멀지 않아서 기본요금부터 금방 끝날 거리였고, 기사님도 친절했어. 나는 카드 갖다 대고 “결제해 주세요” 하자마자 단말기에서 빨간 글씨가 뜨는 걸 봤어. 기사님이 “잠깐만요, 한 번 더 해볼게요” 하더니 다시 시도했는데도 똑같이 실패라고 떴대. 옆에서 나도 “이상하네요” 하고 웃었지. 솔직히 그 순간엔 ‘승인 실패가 났나 보다’ 싶었거든.
하지만 결제 실패로 끝났다는 건 택시 안에서만 그런 거였어. 집에 도착하고 나서 알림부터 확인했는데, 알림은 분명히 결제 완료라고 왔어. “○○택시(가맹점) 결제 승인” 같은 문구가 떴고, 카드 잔액이 그대로 줄어 있었지. 이상해서 고객센터 문구를 찾다가도 ‘아, 잠깐 오류였나’ 싶어서 다음 날을 기다렸어. 보통 승인 후에 취소가 되잖아.
근데 다음 날도 취소가 안 됐어. 오히려 앱에서는 “거래 진행” 상태로 남아 있고, 영수증 항목에는 가맹점명이 찍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택시에서 준 종이 영수증에는 결제금액이 0원처럼 보였어. 기사님이 “결제 안 된 걸로 처리해야 한다”면서 내게 다른 카드로 다시 해보라 했거든. 그래서 난 편한 마음으로 다른 카드를 꺼내줬어. 그 카드는 또 잘 됐어. 그런데 신용카드 하나만 유독 실패로 찍히더라.
그때부터 내가 뭔가 눈치챈 건, 실패 화면 자체가 매번 똑같았다는 점이야. 단순히 ‘승인 실패’가 아니라, 화면에 뜨는 글자 순서가 매번 같았고, 기사님도 그걸 보자마자 “아, 이 카드만 그래요”라고 말하더라고. 난 “저도 처음이라 모르겠어요” 했는데, 기사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어. 그 뒤로도 택시 두 번 더 타봤는데, 내 카드만 결제 실패였고 다른 카드/현금은 정상 처리 됐어.
처음엔 카드 문제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카드사에 전화했지. 그런데 상담사는 “승인 내역은 확인됩니다. 다만 택시 단말기에서 승인 결과가 잘못 인식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했어. 그 말이 좀 뜬구름 같았지만, 어쨌든 카드사 입장에서는 돈이 빠져나간 게 맞다는 쪽이었어. 반면 기사님들은 “결제가 안 됐으니 취소도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했지. 서로 말이 다르니까 더 답답해졌고, 나는 영수증과 내 앱 캡처를 번갈아 보면서 멍해졌어.
그리고 이상한 건, 내 카드가 실패로 찍히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거야. 출근길이나 낮 시간에는 괜찮았는데, 유독 밤에 택시만 타면 같은 패턴이 반복됐어. 게다가 기사님마다 단말기 화면을 보여주는데, 실패 문구는 거의 동일하고, “다른 결제수단으로 다시 시도” 같은 안내가 붙어 있었지. 그러다 집에 오면 앱에는 승인 문구가 떠 있었고, 나는 또 결제 취소가 언제 되는지 기다리게 됐어.
내가 완전히 납득한 건 아니지만,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어. 혹시 기사님 단말기에서 ‘결제는 됐는데 실패로 표시’되게 만드는 장치가 있는 걸까, 아니면 가맹점 쪽에서 뭔가 중간에 갈라지는 걸까. 카드사도 택시 결제 쪽도 서로 책임을 미루는 듯 보였고, 나는 결국 손해를 메우려고 카드사에서 분쟁 접수를 넣었어. 그런데 처리 과정이 느렸고, 그 사이에도 택시를 타는 날이면 또 비슷하게 반복됐지. 같은 카드, 같은 장소 근처, 같은 밤 시간. 진짜 우연이면 이렇게까지 똑같을 수가 있나 싶더라.
마지막으로 더 소름이었던 건, 분쟁 접수 후에 앱에서 거래 내역이 바뀌는 걸 봤을 때야. 처음엔 ‘승인’이었는데, 며칠 뒤 ‘취소’로 전환된 게 아니라, ‘반복 확인’ 같은 애매한 상태가 뜨더라. 그리고 며칠 뒤에는 아무 알림 없이 조용히 사라졌어. 돈이 다시 들어온 것도 아니고, 확정된 내역이 남은 것도 아니었어. 마치 누가 기록을 지웠다는 느낌. 그날 이후로는 택시에서 카드 결제할 때마다 기사님이 단말기 화면을 내게 보여주는 순간부터 숨이 한 번씩 턱 막혀. 실패로 보이는 순간에, 이미 누군가는 다른 곳에서 결제를 끝내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도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