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단체주문 받는 날에 실수해서 돈 다시 낸 썰
편의점에서 단체주문 받는 날에 실수해서 돈 다시 낸 썰을 풀어보려고 해요. 그날도 평소처럼 아침부터 손님들 오가고, 단체로 뭘 좀 싸게 사가려는 문의도 가끔 있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하필이면 단체주문 담당처럼 보이는 손님이 “오늘은 빨리 처리해줘야 해요” 이러는 바람에, 제가 평소보다 더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침 9시쯤, 회의실 쪽에서 단체로 컵커피랑 샌드위치, 간식류를 한 번에 달라는 주문이 들어왔어요. 매장에 단체주문이 들어오면 보통 제가 품목 적어서 총액 계산하고, 결제 방식 확인한 다음에 포장해두는 식으로 처리해요. 그날도 비슷했는데, 손님이 전화를 끊지도 않은 채로 들어오더니 “카드로 계산하고, 영수증은 필요 없고요. 나중에 우리 팀이 와서 가져갈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저는 “네, 가능합니다” 하고 주문서를 펼쳐서 빠르게 품목을 적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손님이 말하는 “대신 이거랑 이거도 추가해요”가 계속 이어졌다는 거예요. 처음엔 커피랑 샌드위치 정도였는데, 갑자기 과자 두 봉, 음료 몇 개, 그리고 마지막에 “아, 단체로 먹을 거라서 젤리도 좀요” 같은 말이 계속 붙더라고요. 저는 순서대로 담으면서도 계산을 머릿속에서 계속 바꿔야 해서, 손이 바쁜데 머리는 더 바빠지는 느낌이었죠.
포장이 어느 정도 끝날 무렵, 손님이 카드 단말기를 가리키면서 “이거 누락 없이 한 번에 결제해요”라고 했어요. 저는 총액을 다시 확인하고 카드를 받았는데, 이때 계산 화면이 두 개가 뜨는 걸 제가 제대로 체크를 못 했어요. 원래는 단체주문용으로 품목을 선택하고 합계를 띄우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실수로 다른 할인 적용 항목을 먼저 눌러버린 거예요. 화면에는 결제 금액이 보였는데, 손님은 얼른 처리되길 바라는 표정이어서 저도 “네, 완료요”라고 말해버렸고요.
결제 자체는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포장 박스를 닫고 나서 제가 주문서 맨 아래를 다시 보려는 순간, 아차 싶더라고요. 계산된 금액이 제가 적어둔 총액이랑 딱 맞지 않았어요. 뭔가가 빠졌는데, 가장 유력한 건 할인 적용 범위였고, 그 할인은 제가 눌렀던 다른 항목 때문일 가능성이 컸죠. 그래도 그때는 손님이 바로 앞에 서 있었고, “혹시 취소하고 다시 할까요?”라고 물어보기도 민망해서, 우선은 영수증이 필요 없다는 말이 떠오르는 바람에 더 조심스럽게 넘어가 버렸어요.
결국 손님이 먼저 가져가야 할 팀이 있다며 서둘러 나가고, 제가 정리하면서 마음이 계속 찜찜했어요. 그래서 다시 단말기 로그랑 주문서랑 대조해봤는데, 결제 금액이 실제 합계보다 조금 적게 들어간 상태더라고요. 정확히 말하면 제가 할인 적용을 더 크게 잡아버린 셈이라, 회사 입장에서는 제가 손님에게 잘못 싸게 받은 거고 저는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은 상황이었죠. 그래서 점심 시간 전에 계산대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이거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하고 움직였어요.
그런데 단체주문 특성상, 결제한 손님과 실제로 물건 가져가는 사람이 다를 수 있잖아요. 저는 일단 매장 전화로 주문자에게 연락해보려 했는데, 그 번호는 이미 회의로 바쁜지 연결이 잘 안 됐어요. 다행히도 손님이 나갈 때 “팀에서 가져갈 거예요”라고 했던 말이 기억나서, 포장된 봉투 옆에 적어둔 메모를 다시 확인했더니, 팀 이름과 담당자 성함이 간단히 적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성함으로 다시 연락을 시도했는데, 마침 담당자 번호가 연결됐어요.
“아까 단체주문 결제 금액 확인하다가 실수가 있어서, 차액을 다시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한데 잠깐 들르실 수 있을까요?” 라고 제가 말하니까, 담당자도 처음엔 당황했는지 조용해지더니 “네, 잠깐만요. 지금 가져가려던 중이었는데요”라고 하셨어요. 저는 내내 계산하고 포장 넘버까지 다시 확인하면서, 혹시라도 또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손을 떨면서도 침착하게 기다렸어요. 다행히 10분쯤 뒤에 담당자가 매장에 와서 결제 차액만 현금으로 제가 다시 받았고, 그 자리에서 제가 영수증이 필요 없다고 했던 것까지 감안해서 간단히 처리하고 마무리했어요.
돌아보면 별거 아닌 실수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마음이 계속 걸리더라고요. 손님이 급하게 나가고, 제가 “대충 됐겠지” 하는 마음으로 화면 확인을 건너뛰었던 그 한 순간이 문제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결국은 바로 잡아서 다행이었는데, 동시에 저 자신한테도 경각심이 생겼어요. 그 이후로는 단체주문 들어오면 결제 화면이 두 번 바뀌는지, 할인 적용이 맞는지, 주문서 총액이랑 단말기 합계가 같은지 꼭 세 번은 확인하게 됐거든요.
그리고 그날 이후로 단체주문 주문서 맨 앞에 작은 메모를 붙였어요. “계산 전에 한 번, 계산 후에 한 번, 포장 마감 전에 한 번.” 처음엔 귀찮았는데, 지금은 그게 저를 살려주는 장치가 됐습니다. 편의점 일은 사소한 속도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체주문처럼 금액이 크게 움직이는 날에는 확인이 습관이 되어야 하더라고요. 그때 차액을 다시 받고 나서 손님이 “괜찮아요, 처리 잘하세요”라고 말해줬을 때 정말 다행이었고, 저도 그 한마디로 마음 한쪽이 천천히 놓이는 기분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