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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침대 밑에서 휴대폰 진동 소리가 울렸는데 화면은 꺼져 있어

2026-07-07 08:29:13 조회 38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원룸 침대 밑에서 휴대폰 진동 소리가 울렸는데 화면은 꺼져 있어.

그날도 평소처럼 늦게까지 게임하다가, 배터리 10% 뜬 거 확인하고는 침대 옆 충전기에 놔두고 잠깐 눈 붙였어. 그런데 자정쯤부터 갑자기 “툭…툭…” 하는 진동이 들리기 시작하더라. 소리는 침대 밑, 그러니까 매트랑 바닥 사이, 내 휴대폰이 들어갈 법도 없는 위치에서 계속 반복됐어.

처음엔 방 안에서 누가 다른 걸 떨어뜨렸나 싶어서 그냥 무시하려고 했는데, 진동이 이상하게 정확했어. 15초쯤 울리고, 10초쯤 멎고, 또 15초쯤 울리는 패턴이었거든. 그 와중에 나는 충전기가 거실 쪽에 있어서, 침대 밑까지 들쑥날쑥한 진동이 “내 폰”처럼 들리는 게 더 소름이었어. 화면이 꺼져 있었는데도 진동만 남아있는 느낌이라서.

그래서 결국 침대 밑을 더듬었지. 손끝으로 먼지랑 오래된 먼지 냄새가 먼저 닿고, 그다음에 뭔가 단단한 면이 걸리더라. 근데 휴대폰을 잡는 순간, 진동이 딱 멈췄어. 내가 폰을 들어올리기도 전에 멈춘 거야. 너무 빨리 멎어서, 내가 뭘 잘못 건드린 건가 싶었는데 결국 침대 밑에서 뭔가를 꺼내 보게 됐어.

꺼낸 건 휴대폰이었어. 내 기종이랑 똑같이 생긴데, 기스 위치도 거의 일치했어. 근데 화면은 켜지지 않았고, 잠금화면도 없고, 전원 버튼을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었어. 대신 그 “툭…툭…” 소리가 다시 시작될 때마다, 화면은 여전히 검은 상태로 유지됐어. 마치 진동만이 살아 있고, 나머지는 꺼진 채로 있는 것처럼.

나는 진동이 멎는 타이밍을 알아채고, 폰을 들고 바로 밖으로 나가 불을 켰어. 방등을 켜자마자 소리가 잠깐 끊겼다가, 다시 어딘가를 향해 울리는 것처럼 들렸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울리는 방향은 침대 쪽이 아니라 내 손에 쥔 폰 쪽이 아니었어. 내 폰인데도, 소리가 내 폰 안에서 나오지 않는 느낌. 손바닥으로 진동을 느끼면 “툭” 소리와 맞아야 하는데, 어긋나 있었거든.

그때 생각난 게 있었어. 며칠 전부터 침대 아래쪽에서 아주 희미한 휘파람 같은 소리—정확히는 바람 타고 나는 소리 같은 게—가 가끔 났거든. 나는 전부 환기 문제려니 했는데, 그날의 진동은 그냥 잡음이 아니었어. 전화가 울리는 타이밍 같기도 했고, 누군가 계속 “여기”라고 말하는 것처럼 규칙적이었어. 그래서 나는 급하게 충전기를 연결했는데, 화면은 여전히 꺼져 있었고, 충전 표시도 뜨지 않았어.

잠깐 멍하니 있다가, 내가 그 폰을 실제로 침대 밑에 넣었는지 떠올려봤어. 분명히 침대 옆 충전기에 뒀는데, 며칠 전에는 이동 중에 케이스만 침대 밑에 들어간 적은 있었거든. 그때 내가 케이스를 빼려고 손을 넣다가 폰을 같이 밀어 넣었을 가능성… 그 정도는 상상할 수 있었지. 근데 그 상상과는 달리, 지금 내가 쥔 “내 폰”은 너무 생생하게 내 손에 맞았어. 마치 누군가가 내 폰을 가져다 놓은 게 아니라, 내 폰의 자리를 다시 “복제”한 느낌.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동이 절정에 다다르는 순간이 왔어. “툭…툭…”이 아니라, 마치 무언가가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계속 건드리는 것처럼 리듬이 깨졌어. 그 와중에 화면이 깜빡이더니, 잠깐—정확히 1초도 안 될 것 같은 찰나—검은 화면 위로 아주 옅은 빛이 스치듯 지나갔어. 글자가 뜬 건 아니고, 잠깐 무언가가 “켜지려다 멈춘” 흔적 같았어. 그 순간 내 귀 옆에서 휴대폰 진동이 들리는 것처럼 느껴졌고, 나는 그냥 손이 굳어서 침대 끝을 붙잡고 말았어.

그 뒤로는 진동이 완전히 사라졌어. 폰을 다시 침대 위로 올려놓았는데, 화면은 여전히 꺼져 있었고, 전원 버튼을 오래 눌러도 아무 반응이 없었어. 그래서 나는 다음 날 아침에 통신사 대리점에 들고 가서 점검을 받았는데, 기사님이 “기기 침수나 쇼트 흔적은 없는데, 시스템이 통째로 죽은 상태”라고만 하더라. 내 폰인데도 배터리도, 부팅도, 충전도 아무것도 안 됐고, 그래도 외관은 멀쩡했어. 그날 밤 이후로 침대 밑을 볼 때마다 같은 소리가 다시 올까 봐 눈을 못 감겠더라.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가끔은 안심이 안 돼. 방이 조용할수록 귀가 먼저 침대 밑을 찾는 느낌이거든. 누군가 내 방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믿고 싶은데, 그래도 그 “화면은 꺼져 있는데 진동만 살아 있는” 감각이 자꾸만 남아 있어. 그리고 내가 침대 밑을 만지는 순간 소리가 멈췄다는 사실, 그게 제일 이상해—마치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며 딱 그 타이밍에만 말을 건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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