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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완료 사진에 보이지 않던 그림자가 찍혀 있었다

2026-07-09 08:29:11 조회 4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 완료 사진에 보이지 않던 그림자가 찍혀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날은 내가 뭘 잘못 봤나 싶어서 넘기려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부분이 너무 많다. 음식이 상하지도 않았고, 주문한 물건도 그대로였는데, 완료 사진 한 장이 자꾸만 눈에 걸렸다.

사건은 저녁 9시쯤이었다. 나는 야근 끝나고 혼자 밥을 먹으려고 앱으로 치킨을 시켰고, 배달 기사님이 “도착했습니다” 알림을 보냈다. 현관은 공동현관을 통과해야 해서, 기사님이 문 앞에 두고 가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나는 벨을 누르기보단 문 앞에 놓인 걸 확인하고 가져오는 편이라, 사진을 먼저 확인했다.

그런데 주문 완료 사진 속에는 분명 문 앞이 보였는데, 내가 실제로 그 시간에 봤던 모습이랑 달랐다. 사진에는 치킨 박스 옆에 작은 종이봉투가 하나 더 얹혀 있었고, 그 옆 바닥에는 어둠이 한 덩어리처럼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림자라고 하기엔 모양이 너무 뚜렷했고, 무엇보다 내가 현관 밖을 나와서 확인했을 때는 전혀 없던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바로 현관문을 열고 복도를 확인했다. 복도 조명 아래에서 내 눈에 보이는 건 그대로였다. 바닥에 종이봉투 같은 건 없었고, 그림자도 당연히 없었다. 치킨 박스만 정확히 문 앞에 있었고, 기사님이 찍어 올린 사진에 있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처음엔 배달 기사님이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잠깐 다른 걸 비슷하게 본 게 아닐까 생각했다.

다만 찜찜함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는 앱에 들어가서 완료 사진을 다시 확대해서 봤다. 그림자가 찍힌 바닥 부분이 이상하게도 초점이 조금 더 또렷했다. 그리고 그림자 끝이 마치 누군가가 한 번 숨을 고른 것처럼, 각이 꺾여 있는 형태였다. 그때 나는 휴대폰을 들고 다시 문 앞에 섰는데, 복도는 분명 같은 각도에서 비추는 조명인데도 바닥은 사진처럼 어둡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기사님께 바로 연락했다. “사진에 종이봉투랑 그림자처럼 보이는 게 같이 있던데, 실제로는 없더라고요. 혹시 다른 데 두고 찍으신 건가요?”라고 무난하게 물어봤다. 그런데 기사님 답변이 조금 늦게 왔고, 내용도 애매했다. “그냥 문 앞에 그대로 두고 찍었습니다. 혹시 뭐가 더 있나요?”라고만 오더라. 나는 “아니요, 추가로 있어 달라는 건 아니고요. 사진이랑 실제가 달라서요”라고 다시 적었지만, 더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공동현관을 통과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안 기사님이 우리 동 앞까지 정확히 어디에서 멈춰 섰는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완료 사진은 분명히 내 문 앞 바닥을 찍은 각도였다. 그럼 그 그림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물체가 있었단 말인데, 나는 왜 못 봤을까. 설마 사진에만 남고,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했다.

나는 결국 배달 기록을 다시 확인했다. 주문 시간과 “배달 완료” 버튼이 눌린 시간이 내가 실제로 문 앞에서 확인한 시간보다 몇 분 빠르다는 걸 발견했다. 그 차이 몇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을 가능성은 여러 가지지만, 제일 흔한 건 “누군가가 지나가서 잠깐 그림자가 생겼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그 그림자의 모양은 지나가는 사람의 실루엣 같은 게 아니었다. 너무 길고, 모서리가 또렷했고, 마치 바닥에 뭔가가 붙어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며칠 뒤, 나는 우연히 그날의 아파트 CCTV 위치를 관리사무소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근데 그걸 바로 하진 못했어. 사실 이런 걸 확인해달라고 하면, 내 심리부터 이상하게 보일까 봐 겁이 났다. 대신 나는 앱 사진을 더 찾아봤다. 다른 주문들의 완료 사진을 보면, 보통 현관 바닥에는 늘 같은 조명과 같은 각도로 그림자가 생긴다. 그런데 그날 사진만 유독 그림자가 비틀려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하게도, 그림자 쪽으로 시선이 가면 사진 속 종이봉투가 왜 있는지부터 계속 떠올랐다. 종이봉투 내용물은 당연히 비어 있거나 이상했을 리는 없는데, 왜 사진에는 존재했는지 모르겠다는 게 계속 마음을 긁었다.

그 뒤로도 나는 종종 문 앞을 먼저 확인하고, 배달 완료 사진과 현실이 일치하는지 습관처럼 보게 됐다. 어느 날은 아무 것도 없었는데도 휴대폰 화면에서만 어둠이 살짝 튀어나온 것 같을 때가 있었고, 그때마다 나는 멈칫했다. 사진이 먼저 찍히고, 현실이 나중에 따라오는 느낌. 아직도 가끔 배달 완료 알림이 뜨면, 화면 속 바닥이 먼저 나를 쳐다보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 그림자는 분명 사라져 있었는데, 왜 내 눈에는 계속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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