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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계산 끝난 뒤, 내가 고르지 않은 담배가 봉투에 있었다

2026-07-09 12:29:11 조회 4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에서 계산 끝난 뒤, 내가 고르지 않은 담배가 봉투에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아, 직원이 하나 더 넣었나?” 싶었는데, 그게 단순 실수로 끝나지 않아서 지금도 가끔 손에 묻은 것처럼 신경이 쓰여.

그날 밤 열한 시쯤이었나. 피곤해서 근처 편의점에 들어갔고, 나는 늘 사는 브랜드랑 라이트한 거 하나만 고른 상태였어. 계산대 앞에 서서 카드로 결제하고, 점원이 봉투를 건네주길래 그대로 챙겼지. 포인트 적립할 거 있냐고 묻길래 “아니요” 하고 넘겼고, 영수증도 대충 한 번 보고는 그냥 주머니에 넣었어.

문제는 나가고 나서 시작됐어. 편의점에서 집까지는 도보 십오 분 정도인데, 가는 동안 봉투를 한 번 열어볼 생각이 없었거든. 그런데 신발 끈이 자꾸 풀려서 잠깐 멈춰서 정리하면서 봉투를 손에 쥔 순간, 안에서 담배 갑피가 하나 더 걸리는 느낌이 들었어. 분명 내가 고른 건 두 갑. 근데 손끝 감각은 분명히 세 개였지.

집에 도착해서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어 확인했어. 내 브랜드 하나랑 내가 고른 건 아니었는데, 비슷한 계열의 담배가 하나 더 들어있었어. 갑피 색이 살짝 다르고, 무엇보다도 내가 고른 종류가 아니라는 걸 너무 확실하게 알겠더라. 편의점은 자주 가니까 진열대에 있던 걸 눈에 익혀두는 편이거든. 그게 내 기억에서 빠져있지 않았어.

처음엔 그냥 “계산할 때 직원이 착각해서 같이 넣었나 보다” 하고 넘기려 했어. 근데 그 다음이 이상했지. 분명 봉투를 받을 때 직원이 바코드를 찍는 소리, 결제하는 기계 소리, 그 다음 봉투 넘겨주는 작은 플라스틱 소리까지 다 또렷하게 기억나.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 사이에 누가 따로 하나를 더 끼워 넣을 수 있지? 카운터 너머로 직원 손이 오가긴 했지만, 내가 보기엔 내 결제된 수량만 정확히 찍고 포장한 것 같았거든.

그래서 다음 날 낮에 다시 편의점을 찾아갔어. 괜히 수상한 소문 만들고 싶진 않았고, “전날 담배 한 갑이 더 들어있었는데 혹시 확인 가능할까요?” 정도로만 말하려고 했지. 들어가자마자 계산대 옆에 있는 직원이 어제 그 사람이랑 닮아 있었는데, 눈으로 얼굴을 확인하기도 전에 내가 말을 꺼내려는 찰나, 직원이 먼저 “전날에 담배 잘못 드신 분 계셨어요”라고 말했어. 나는 그 문장을 듣고 멈칫했지. 내가 아직 말을 시작도 안 했는데.

직원은 별일 아니라고 하면서, “가끔 봉투에 같이 들어가요. 다른 손님이랑 교차될 때가 있어요”라고만 했어. 그러면서도 묘하게 “그럼 저희가 다시 확인해드릴까요?” 같은 구체적인 질문은 피했어. 마치 내가 어떤 담배를 받았는지, 어떤 브랜드를 기대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했거든. 나는 그냥 영수증을 내밀려고 했는데, 주머니에서 꺼내는 순간 내 손이 조금 떨렸어. 영수증에 적힌 품목 수량이 분명 두 갑이었거든. 그런데 봉투 안에는 세 갑이었고, 직원은 마치 그걸 알고 있다는 듯이 반응했어.

그날 이후로 더 신경 쓰이기 시작한 건, 집에 와서 그 “추가로 들어있던 담배”를 봉투 바깥으로 꺼내는 순간부터였어. 갑피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는데, 표면에 아주 희미하게 손가락 자국 같은 게 남아있더라. 내가 계산대에서 받은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이미 한 번 쥐었다가 다시 넣은 느낌이었어. 물론 편의점 봉투는 종이질이라 자국이 남을 수도 있지. 근데 그 자국이 내 손가락 모양이랑은 달라서 더 거슬렸어.

그리고 이상한 건 그 담배를 버리려고 쓰레기통 앞에서 잠깐 멈췄을 때였어. 내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맞긴 한데, 그날은 그냥 피곤해서 사러 간 거였지. 그런데 봉투를 받을 때, 직원이 담배를 건네주면서 내 손에 닿는 각도가 평소랑 달랐어. 손바닥이 아니라 손가락 끝 쪽으로 “툭” 얹어주는 느낌. 마치 포장지를 완전히 건네기 전에, 뭔가를 끼워 넣고 그 다음에 봉투를 마저 닫아준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뒤늦게 떠오르더라.

며칠 지나서 나는 다시 그 편의점을 갔어. 보통이면 안 가도 되는데, 동네라 생활 동선이 겹치거든. 계산대 앞에 서서 직원이 봉투를 만드는 손을 봤는데, 그때서야 알겠더라. 직원이 포장지를 접는 동작이 아주 빠르고 정확했는데, 그 사이사이에 아주 짧은 틈이 있어. 손이 한 번 “멈추는” 게 아니라, 포장 속에 뭔가가 “따로” 들어가야 가능한 동작처럼 보였어. 그걸 내가 확정할 수는 없지만, 그날 이후로는 그 틈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지.

이야기 끝은 간단해. 나는 결국 추가 담배를 그냥 버렸고, 경찰에 신고한다거나 할 생각은 안 했어. 괜히 내 기분만 망치고 주변 사람까지 엮일 수 있으니까. 그런데도 가끔, 카드 결제 확인 화면에 찍힌 수량이랑 봉투 안의 개수가 왜 그렇게 어긋났는지 생각하면 등줄기가 서늘해져. 누가 실수로 넣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날 직원의 반응이 너무 빨랐다는 게…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봉투를 열던 순간처럼 계속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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