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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님이 문을 두 번 두드리고 바로 사라졌다

2026-07-11 04:29:12 조회 1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기사님이 문을 두 번 두드리고 바로 사라졌다. 딱 그 소리만 머리에 남아 있어요. “쿵, 쿵” 하고는, 초인종도 아닌 손바닥 두드리는 소리처럼 가볍게 울리더니 바로 조용해졌거든요. 그 다음부터는 제 폰 화면이랑 현관 앞만 계속 보게 됐어요.

그날은 비가 막 그치던 저녁이었고, 저는 늦게까지 야근하다가 배달앱으로 간단히 시켜서 밥만 먹고 자려던 상태였어요. 알림이 오자마자 현관 쪽으로 나갔는데, 복도는 생각보다 어두웠고 바람이 살짝 불어서 전등이 깜빡이는 게 보였어요. 기사님이 “문 앞에 둘게요”라고 자동 메시지로 보내는 와중이었어요.

현관문을 열기 직전에 앱에서 ‘배달 완료’가 떴어요. 보통은 벨 누르거나 사진 남기고 끝이잖아요. 근데 저는 문 앞에 아무것도 없었고, 대신 문이 두 번 두드려지는 소리가 다시 들렸어요. 이번엔 더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발소리는 없었어요. 누가 바로 뒤에서 서 있는 것 같은데, 문틈으로는 복도도 잘 안 보일 정도로 어둡더라고요.

그래서 문을 열었더니 복도 끝은 비어 있었어요. 엘리베이터 쪽이든 계단 쪽이든 누가 걸어가는 흔적은 없었고, 젖은 바닥에서 튀는 물방울도 없더군요. 저는 설마 했는데, 배달 주문 내역을 다시 확인하니 ‘수령 완료(사진 미첨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사진도 없는데요. 저는 아직 손도 못 댔는데요.

문밖 바닥을 자세히 보니까, 상자 모서리가 아주 조금씩 젖어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데 상자를 들으려는 순간, 손잡이 옆에 작은 종이 하나가 끼워져 있더라고요. 포장지라기보단 누가 얇게 접어서 넣어둔 쪽지 같은 느낌이었어요. 글씨는 대문자였고, 단순하게 한 줄만 적혀 있었어요. “문을 두 번 두드리면, 열지 마세요.”

저는 순간 소름이 쫙 끼쳤는데, 동시에 ‘장난인가?’ 싶어서 웃으려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종이 주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어요. 비닐에서 나는 비슷한 냄새인데, 오래된 곳에서 새어 나온 듯한… 말로 하긴 애매해요. 그리고 더 이상하게도, 배달 음식은 보이지 않았어요. 대신 손바닥만 한 종이와, 아주 얇은 검은 실 같은 게 문틈 아래로 살짝 나와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급하게 문을 다시 닫고, 배달앱에 고객센터를 눌렀어요. 기사님이 ‘도착’ 상태로 떠 있었는데, 바로 1분 뒤에 ‘배달 기사님과 연결이 종료되었습니다’로 바뀌었습니다. 보통은 배송이 끝나도 기사 프로필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 화면이 갑자기 비어버리더라고요. 제가 통화 시도도 하기 전에요. 그리고 앱 내 채팅창엔 짧은 메시지 하나가 더 남아 있었어요. “확인했습니다. 문 안에 계시죠?”

그 문장은 분명히 제 번호를 아는 사람이 쓴 것 같았어요. 제가 현관을 열기 전에 ‘방금 도착’이라고 뜨던 시간이랑, 문 두 번 두드리는 소리가 난 시간이 거의 겹쳤거든요. 저는 그제야 “문을 두 번 두드리면”이라는 말이 그냥 경고가 아니라, 누가 특정한 방식으로 확인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때부터 문 앞에서 한 발짝도 안 움직였고, 폰 화면도 꺼버릴까 고민했는데… 화면을 끄는 순간, 다시 알림이 울리더라고요.

배달앱이 아니라, 집 전화도 아닌 아주 낯선 진동 소리였어요. 책상 위 스마트 스피커가 갑자기 볼륨을 올리는 것처럼 “띵” 하고 울렸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현관 쪽에서 또 들렸어요. 이번엔 두 번이 아니라, 문 바로 옆에서 손톱으로 긁는 듯한 소리. 오래 가진 않았지만, 분명히 누군가 문을 만지고 있다는 감각이 생겼어요. 저는 숨도 못 쉬고 가만히 있었고, 소리는 끝나자마자 끊겼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이상하게도 제 집 안이 너무 조용해졌어요. TV도 꺼져 있었고, 시계 초침 소리만 똑딱거렸죠. 저는 마지막으로 현관 창문으로 복도를 보려 했는데, 그때 복도 전등이 한 번 깜빡이더니, 제가 보기 전에 복도 끝이 잠깐 하얗게 번쩍였어요. 마치 누가 플래시를 터뜨린 것처럼요. 그리고 그 순간, ‘배달기사님’ 상태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주문 내역에도 취소 처리 같은 게 뜨지 않았고, 대신 제 계정에는 이미 수령 완료로 기록만 남아 있었어요.

며칠 뒤에도 가끔 현관문 앞을 지나갈 때마다, 손바닥 두 번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와요. 진짜로 들리는 건 아닌데, 문을 열지 말라는 말이 자꾸 되감기더라고요. 문을 두 번 두드린 사람은 결국 사라졌는데, 왜 나는 그 기록만 남아버렸을까… 그걸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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