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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CTV에선 안 보이는데도 진동 알림이 울려

2026-07-14 16:29:11 조회 13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 CCTV에선 안 보이는데도 진동 알림이 울려 그날도 새벽처럼 멍한 시간대였어. 나는 계산대 옆에서 담배 진열을 다시 세우고 있었고, 손목에 찬 알림용 팔찌가 갑자기 요란하게 진동을 시작했어. 근데 화면을 켜도, 편의점 안 CCTV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멈춰 있었거든.

처음엔 단순 오류려니 했지. 팔찌가 가끔 네트워크를 잘못 잡고는 “근처 활동 감지” 같은 걸 띄우더라. 근데 진동이 딱 한 번이 아니라, 30초마다 일정하게, 아주 규칙적으로 울렸어. 나는 “또 시작이네” 하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어.

팔찌 앱 화면에선 위치가 편의점 ‘내부’로 찍혔는데, CCTV 시간대 재생을 돌려 보면 그 시간엔 사람이 들어오지도 않았고, 누가 지나가는 그림자도 없어. 계산대 유리창 너머로 가로등이 깜빡이는 건 보였는데, 그건 원래 있던 패턴이라 별 의미 없었지. 진짜 문제는 진동 알림이 울릴 때마다 화면이랑 동기처럼 딱딱 맞아떴다는 거야.

나는 일단 매장 안을 둘러봤어. 1인 근무라서 누군가 숨어있을 리도 없고, 재고 정리 칸이랑 창고 문도 닫혀 있었거든. 냉장고 문도 열어보았는데, 내부 소리도 정상이고 누수도 없었어. 그런데 팔찌는 계속 진동을 했고, 앱에서는 “경로를 추적 중”이라고 뜨더라. 추적 중이면 뭔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뜻인데, CCTV는 그냥 정지화면처럼 멀쩡했어.

그때부터 나는 카메라 각도를 의심했어. 편의점은 천장에 카메라가 두 대 있고, 출입구 쪽과 계산대 쪽을 각각 잡아. 그래서 혹시 사각이 생기는 건가 싶어서, 진동 알림이 울릴 때마다 CCTV에 마우스 커서를 갖다 대고 움직임 감지 영역을 확인했어. 그런데 움직임 감지 체크는 전혀 뜨지 않았어. 화면엔 아무것도 없는데, 알림은 계속 오고, 그 진동이 손목 피부를 좀 아플 정도로 꽉꽉 눌러오는 느낌이었지.

나는 결국 전화를 걸어서 점주한테 물어봤어. “사람 들어온 거 없었죠? 지금 손목 알림이 계속 울리는데 CCTV에는 없어요.” 점주는 처음엔 웃더라. “알림 장난이지 뭐. 너 오늘 피곤했나 보다.” 근데 점주가 나중에 한 말이 기묘했어. “그런데 너도 알겠지만, 그 팔찌… 설치된 기기랑 연결이 꼬이면 가끔 동작 없는 진동이 와.”라고 하더라. 그냥 기술 문제라더니, 왜 하필 ‘동작 없는’이란 말을 꺼냈는지 지금 생각하면 더 이상해.

진동이 세 번째로 울리던 새벽, 나는 계산대 아래를 확인하려고 몸을 숙였어. 바닥은 타일이라 소리가 다 잘 전해져. 근데 그 순간, 아주 작게 “툭” 하는 소리가 나더라. 발밑에서 난 소리라서 장난 같은 수준이 아니라, 뭔가가 바닥을 건드린 듯한 소리였어. 그런데 CCTV 재생을 맞춰보면, 그 시간엔 오히려 조명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정도만 보이고, 바닥 쪽 그림자 변화는 없어. 나는 그제야 알림이 울리는 방향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어. 팔찌 진동이 점점 ‘계산대 아래’ 쪽으로 강해지는데, 눈으로는 아무것도 안 보여.

그날 밤 이후로도 이상한 일이 반복됐어. 다음 날도 새벽 두 시쯤 되면 팔찌가 먼저 진동을 시작하고, 그 직후에 CCTV에는 늘 사람의 흔적이 없었어. 대신 편의점 구석의 영수증 프린터가 아주 잠깐 멈칫한 적이 있어. 그리고 손님이 없는 시간에 카드 결제 단말기 화면이 한 번 켜졌다가 꺼져. 물론 누가 조작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고, 기록도 애매했어. 점주는 “전기 잡음”이라 했지만, 진동 알림이 울리는 타이밍은 매번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졌어.

나는 결국 팔찌를 해제하려고 했는데, 앱에서 “장치가 인식되지 않습니다”가 뜨는 동시에 진동이 더 세게 왔어. 마치 내가 손을 떼면 더 가까이 붙으려는 것처럼, 짧고 굵게 연속으로 울리더라. 그때 가게 문 쪽 바람이 한 번에 확 들어왔고, 출입문 위 자동 센서가 ‘딩’ 하고 반응했어. 아무도 없었는데도 말이야. CCTV엔 센서 반응이 기록되진 않지만, 로그는 남더라. 그리고 로그 시간과 진동 시작 시간이… 거의 겹쳤어.

마지막으로, 내가 제일 소름이 돋았던 건 ‘CCTV가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CCTV에선 보이기 싫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 진동이 울릴 땐 화면에 사람도, 움직임도 없는데, 내 손목은 계속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거든. 지금도 편의점 CCTV 화면을 떠올리면, 어딘가 카메라가 놓친 허공이 있는 것처럼 눈이 피곤해져. 진동 알림은 실제로 누군가의 발걸음을 대신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CCTV가 끝내 담지 못한 ‘무언가’가 알림으로만 나를 부른 걸까… 그날 이후로 나는 새벽에 매장 안에 혼자 있으면, 가끔 손목이 먼저 울리는 꿈을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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