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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내 등 뒤가 서늘해졌다

2026-07-15 04:29:15 조회 13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내 등 뒤가 서늘해졌다. 정확히는, 내가 자동문 앞에서 출근 체크를 하거나 퇴근하려고 버튼을 누를 때마다 “딸깍” 하고 문이 열리는 그 찰나에 기분이 확 꺼졌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그 느낌만큼은 똑같았다. 목덜미가 얼어붙는 느낌이 아니라, 내 등에 누가 손바닥을 대고 있다가 천천히 떼는 것처럼 서늘했다.

처음엔 그냥 내가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출입문은 늘 같은 소리를 냈고, 카드는 늘 같은 위치에서 긁혔으니까. 근데 그 서늘함은 매번 “문이 열리는 순간”에 정확히 맞았다.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면서도, 커피를 뽑으러 잠깐 서 있어도, 한동안은 피부 감각이 과하게 살아 있었다. 그날 이후로는 현관 쪽만 지나가면 괜히 뒤를 한 번 더 보게 됐다.

사무실 내부는 유리문이 많아서 바깥 동선이 비교적 보였다. 그래도 처음엔 아무도 없었다. 자동문이 열리면 항상 누군가가 들어오거나 나가야 하는데, 그때마다 내 뒤쪽 복도 쪽엔 늘 텅 비어 있었다. 내가 느낀 건 분명히 “등 뒤에서 시작”되는 느낌인데, 시야에는 아무 흔적도 없었다. 사람도 없고, 바람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더 신경이 쓰여서, 출입문 소리가 나면 습관처럼 고개를 약간씩 돌려 확인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어느 날은 새벽에 야근 정리하려고 혼자 남아 있었는데, 자동문이 한 번 열렸다. 그 시간엔 보통 출근 인원이 없어서 보안팀이 확인하러 오는 경우도 드물었다. 그런데 정말로 “딸깍” 소리와 함께 바닥이 아주 살짝 울릴 정도로 문이 움직였고, 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그대로 굳었다. 등 뒤가 그 서늘함으로 꽉 차더니, 이번엔 느낌이 단순히 감각이 아니라 ‘누군가가 내 뒤에 서서 보고 있다’는 확신처럼 바뀌었다.

나는 급하게 뒤를 봤다. 복도엔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다만, 출입문 쪽에서 사무실로 이어지는 바닥 타일 위에 아주 희미한 발자국 같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누가 서 있다가 돌아간 것처럼, 한 발만 살짝 꺾인 모양. 조명이 약해서 확실하진 않았는데, 내가 서늘해진 타이밍과 발자국이 나타난 시간이 너무 똑같았다. 그날은 결국 잠깐 창고 쪽 문을 열어 확인했지만, 결론은 “아무도 없다”였다.

그 뒤로 나는 출입문을 피하는 꼼수를 쓰기 시작했다. 회의가 끝나면 굳이 현관 쪽으로 가지 않고, 옆쪽 작은 문을 두드려서 들어오는 방법을 찾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 작은 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아주 약하게 나타났다는 거다. 완전히 똑같진 않았지만, 문이 열릴 때마다 내 등 뒤가 한 번씩 서늘해졌다. 특히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더 심했다. 그래서 난 어느 순간부터 자동문이 아니라 “문이 열리는 방식” 자체를 의심하게 됐다.

회사 다니면서 이상한 일은 가끔 겪는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이상함의 결이 달랐다. 출입문 센서가 오작동해서 바람이나 열림이 생기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왜 매번 내 등 뒤가 먼저 반응하는지, 그리고 왜 반응이 “문이 열리는 순간”에 꼭 맞는지 설명이 안 됐다. 어떤 날은 출입문이 열리고 나서 1~2초가 지나도 서늘함이 남아 있었다. 그때는 이상하게 손끝이 간질거렸고, 스마트폰 화면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누가 내 신경을 먼저 건드리고, 그 다음에야 내 눈이 따라오는 느낌이랬다.

결국 나는 보안팀에 한 번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자동문 센서가 가끔 늦게 감지되는 것 같아요” 정도로만 돌려 말했다. 그러자 보안팀이 웃으면서 “그런 민원은 가끔 들어오는데, 보통 바람이나 차량 진동 때문에 그런 거일 거예요”라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내 뒤쪽(보안팀이 있는 쪽)에서 다시 딸깍 소리가 났다. 나는 대답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복도는 비어 있었고, 문이 닫히는 속도도 평소와 똑같았다. 보안팀도 동시에 고개를 돌렸는데, 아무도 “열릴 때는 아무 일 없었다”고 말했다. 그게 더 소름이었다. 나만 듣고, 나만 느낀 것 같았으니까.

며칠 뒤부터는 출입문이 열릴 때마다 내 등 뒤가 서늘해지는 것뿐 아니라, 문 열리는 방향이 바뀌는 날이 생겼다. 누가 들어오는지 나가는지와 상관없이, 내 감각은 늘 “내 뒤에서 누군가가 자리를 잡는 쪽”으로 먼저 향했다. 나는 결국 출근할 때 아예 출입문 앞에서 한 발짝 멈춰 서서, 누가 오나 확인하는 척 하면서도 동시에 뒤를 보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 서늘함이 줄어들었다. 반대로 뒤를 확인하려는 순간, 그 서늘함이 더 선명해졌다. 마치 내가 확인하는 행동이 “상대도 인지해버리는 신호”처럼 작동하는 것 같았다.

지금도 가끔 출근길에 현관 자동문이 열릴 때, 내 등이 먼저 반응한다. 특히 사람 없는 시간대,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또렷하게 들릴 때면, 나는 괜히 가방 끈을 더 꽉 쥐게 된다. 문이 열리는 건 늘 같은데, 왜 내 서늘함만 매번 ‘그 순간’에 맞춰오는지. 그리고 아직도 모르겠다. 그 서늘함이 내 감각을 속이는 건지, 아니면 누가 출입문 소리와 함께 내 뒤자리를 먼저 확인하고 있는 건지—그날도 자동문이 열리기 직전, 나는 아주 잠깐 뒤를 보려다 말았다. 그때 등 뒤에서, 누가 숨을 들이쉬는 것 같은 차가운 여백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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