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거울에 나타난 과거 환자 얼굴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이상한 일을 겪었어. 그날따라 무거운 기분으로 퇴근하러 올라갔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거울에 뭔가 이상한 얼굴이 비쳤다. 처음에는 내 얼굴 맞나 싶었는데, 거울 속 모습이 내 얼굴이 아닌 것 같더라. 마치 누군가 과거에 그 건물에서 입원했던 환자 같은 느낌이었어.
처음엔 착각인가 해서 몇 번 거울을 빤히 봤는데, 분명히 내 얼굴이 아니었어. 무표정하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표정이었고, 눈빛이 너무 강렬해서 눈을 뗄 수가 없더라.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황급히 눌러버렸어. 내 차례였는데도 그 얼굴이 자꾸 사라지지 않고 계속 보이는 거야.
다음 날, 같은 시간에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번엔 거울에 아무것도 안 보였어. 그래, 그냥 내 착각이었나 싶었지. 그런데 동료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그 건물 근처에 오래전에 폐쇄된 정신병원이 있었다고 말해주더라. 그리고 그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의 얼굴이 엘리베이터 거울에 가끔 나타난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그 얘기를 듣고 나니 더 소름이 돋았어. 내가 본 얼굴이 그 환자의 얼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밤잠이 설쳤거든. 다음 주부터 엘리베이터 탈 때마다 거울을 주의 깊게 봤는데, 그 환자의 모습이 가끔씩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어. 특히 퇴근 시간이면 더 자주 보였고, 얼굴 표정도 미묘하게 달라지더라구.
한 번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혼자 있는데, 거울 속 얼굴이 갑자기 입을 벌리면서 말을 걸려는 듯 입술을 움직였어. 난 너무 놀라서 급히 버튼을 눌렀는데, ‘도와줘’라는 작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몸이 굳었지.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흔들리면서 잠시 멈췄는데, 다행히 금방 다시 움직였어.
이후로는 엘리베이터 거울을 보는 게 두려워져서 일부러 거울을 안 쳐다봤어. 근데 어느 날, 문득 궁금해져서 휴대폰으로 거울을 녹화했지. 영상을 다시 보니까, 실제로 거울에 얼굴이 한 번씩 희미하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장면이 찍혀 있었어. 그 얼굴은 분명히 사람이 아니었고, 아마도 그 오래전에 떠난 환자의 혼령 같은 느낌이었어.
회사 건물 관리실에 문의해봐도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잡아뗐다. 그러면서 엘리베이터도 최근에 새로 교체했다며 이상한 점이 없다고 했지. 근데 내 경험과 영상은 분명히 뭔가 달랐어. 다른 직원들도 이 얘기를 듣고는 점심 시간마다 엘리베이터 탈 때 조심하는 분위기더라.
최근에는 엘리베이터 거울에 얼굴이 나타나도 일부러 외면하려고 해. 그런데 문득 생각난 게 있는데, 그 얼굴이 자꾸 내가 누군지 기억해 달라고 하는 것 같아. 그냥 무조건 무섭다고 피하기만 해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도 들고, 어쩌면 그 환자의 진짜 사연을 알아봐야 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해.
아직도 가끔 퇴근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거울에서 그 불분명한 얼굴이 스쳐 지나가는 게 보여. 그 얼굴이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건지, 아니면 단순한 환영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내 일상에 묘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사실이야.
마지막으로, 혹시 그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서 똑바로 쳐다봤다면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어. 어쩌면 그 얼굴이 당신의 과거 혹은 잊힌 기억 속으로 초대하는 문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