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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에서 ‘요청사항’ 적었더니 오히려 더 어긋난 썰

2026-07-17 08:14:12 조회 1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앱에서 ‘요청사항’ 적었더니 오히려 더 어긋난 썰이 있어요. 진짜 별생각 없이 “이렇게 해주시면 좋겠어요”라고 적었는데, 그게 오히려 주문의 방향을 틀어버린 느낌이라 지금도 떠올리면 웃기면서도 멍해져요.

사건은 평일 저녁이었고, 저는 간단히 국밥을 시켰어요. 날도 좀 쌀쌀했는데 갑자기 배가 고파져서, 바로 배달앱에서 주문 누르고 결제까지 딱 끝냈죠. 앱에서 조리 시작 알림 오기 전에 요청사항 칸이 눈에 띄더라고요.

저는 국물 음식이라 식기 전에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요청사항에 “국물이 너무 뜨거울 것 같아서, 가능하면 덜 뜨겁게 식혀서 포장 부탁드려요. 젓가락이랑 앞접시도 같이 주세요”라고 적었어요. 솔직히 “뜨겁게 받지 말고 천천히 먹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조리 완료 알림이 뜨고 배달 기사님 출발까지 갔는데, 이상하게 배달 추적이 조금 느렸어요. 보통은 한 20~30분이면 오는데, 그날따라 40분 가까이 늘어지더니 전화가 왔어요. 기사님이 “요청사항에 ‘덜 뜨겁게’라고 되어있는데, 제가 지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순간 말문이 막혔어요. “그냥… 식혀서 포장해주시면 될 것 같아서요”라고만 했는데, 기사님은 그걸 문자 그대로 “온도를 낮춰서 배달” 같은 걸로 해석하신 거죠. 기사님이 가게에 다시 확인할 수 있냐고 물으셨고, 저는 “네, 가능한 방법으로 부탁드려요”라고 답했어요. 사실 제가 정확히 뭘 원하는지 애매하게 쓴 것도 있었거든요.

기사님이 다시 연락 주셨는데, 가게에서 “요청사항은 전달은 했는데, 국물 온도를 조절하는 건 어렵고 기본 포장만 가능하다”는 답이 왔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그럼 제가 식힐 시간을 더 두거나, 도착 전에 잠깐 대기했다가 드리면 될까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말이 또 이상해서 “아, 굳이 대기까지는… 그냥 정해진 대로 가져와주셔도 괜찮아요”라고 했죠.

그런데도 결과적으로 배달은 꽤 길어졌고, 집에 도착했을 때 음식 상태가 미묘했어요. 국밥은 따뜻함이 남아있긴 했는데, 원래 기대했던 ‘뜨겁지 않게 딱 적당히’가 아니라 ‘식어서 애매하게 밍밍한 느낌’이 되어버린 거예요. 그리고 요청했던 앞접시는… 없더라고요.

포장 상태를 확인하자 더 웃겼어요. 젓가락은 들어있는데, 국물은 뚜껑에 맞게 담겨있기보다는 조금 새지 않으려고 덮어놓은 느낌이었고, 기사님이 시간 조절을 하려고 했던 흔적처럼 보였어요. 저는 “혹시 덜 뜨겁게 하려고 뭔가 더 했나요?”라고 물었고, 기사님은 “가게에서 ‘온도 조절은 안 된다’고 해서, 제가 이동 중에 뚜껑을 열면 안 되니 그대로 두고,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천천히 왔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제 요청은 의도는 따뜻한 국물의 온도를 맞추려는 건데, 전달 과정에서 ‘명령’처럼 바뀌어서 시간과 상태가 흐트러져 버린 셈이 됐죠. 저는 배달이 어긋난 건 참았는데, 무엇보다 앞접시가 안 온 게 신경 쓰였어요. 요청사항에 “앞접시도 같이 주세요”라고 적었는데도 누락된 거라, 가게가 요청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거나 기사님이 세부를 놓친 건지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앱 고객센터에 “요청사항이 반영이 덜 됐고, 덜 뜨겁게 식혀달라는 부분이 너무 시간에 영향을 준 것 같다”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글을 남겼어요. 너무 따지듯 쓰고 싶진 않았거든요. 대신 “다음에는 ‘따뜻하게 유지’처럼 표현하면 더 정확할 것 같다”는 제 생각도 덧붙였죠. 그런데 그 답변이 또 기가 막혔어요.

답변은 “요청사항은 매장에 전달되며, 온도 조절은 불가할 수 있다. 누락된 물품은 다음 주문 시 확인 가능하다”는 내용이었어요. 물론 이해는 돼요. 배달앱에서 온도를 ‘내려주세요’라고 쓴다고 해서 매장이 물리적으로 조절해주진 못하니까요. 다만 제가 그걸 너무 구체적으로 말해버린 바람에, 기사님이 해석을 더 과감하게 했던 것 같아요. 그날 이후로 저는 요청사항 칸에 뭔가를 적을 때마다, 이게 누가 어떻게 받아 읽을지부터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도 가끔 생각나요. ‘덜 뜨겁게’라는 두 단어가 이렇게까지 돌아서 오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저는 그냥 덜 뜨겁게 먹고 싶었던 건데, 주문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애매함으로 도착했고, 앞접시는 끝내 못 받았고요. 그래도 한편으론 웃겨요. 다음부터는 애매한 표현 대신 “따뜻한 상태로 빠르게 도착해주세요” 같은 식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을 더 분명히 적어야겠다고 스스로 배운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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