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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출입문 손잡이에 남겨진 붉은 얼룩

2026-04-03 00:29:24 조회 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퇴근하고 원룸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데, 문 손잡이에 붉은 얼룩이 묻어 있는 걸 발견했다. 처음에는 뭔가 묻은 줄 알고 손수건으로 닦아내려 했는데, 잘 지워지지 않았다. 순간 찝찝한 느낌이 들어서 자세히 보니, 분명 피 같은 붉은 자국이었다.

문득 머릿속에 찝찝한 생각이 스쳤다. 지난주 쯤 이 건물에서 큰 소리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났다. 누군가 싸웠다거나 크게 다쳤다는 소문. 하지만 관리실에 물어봐도 별다른 사건은 없었다고 했다. 그냥 지나가는 소문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었는데, 이게 그 흔적일까 싶었다.

조심스레 손잡이에 묻은 얼룩을 더 자세히 살펴봤다. 크기도 일정하지 않고, 편평한 손잡이의 곡선을 따라 불규칙하게 번진 모양이었다. 만약 피라면 왜 이렇게 손잡이에 묻었을까? 누군가 억지로 문을 잡고 들어가려다 다쳤던 걸까? 아니면 애초에 여기에 피가 묻어있는 걸 알고도 일부러 만졌던 걸까?

잠시 망설이다가 휴대폰 조명을 켜고 문틀 주변을 꼼꼼히 살펴봤다. 얼룩 바로 옆에 작게 검은 점 같은 게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것도 얼룩과 비슷한 색이었다. 그걸 보니 더욱 기분이 묘해졌다. 마치 누군가가 피를 흘리며 이 문을 잡고 버틴 것만 같았다.

그날 밤,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손잡이의 붉은 얼룩이 자꾸만 떠올랐다. 혹시 그게 단순한 무슨 얼룩이 아니라면 어떡하지? 무서운 상상을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용기를 내어 다시 그 손잡이를 봤는데, 이상하게도 붉은 자국이 조금 더 희미해져 있었다.

말하기 민망하지만, 그 이후로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손잡이가 차갑게 느껴졌다. 특히 날이 어두워지고 나면 누군가 문 뒤에서 숨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런 감각이 점점 더 분명해져서 불안해졌다.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귀신인가 보다', '귀신도 왜 네 방까지 왔냐'고 웃었지만, 나한테는 웃을 일이 아니었다. 어느 날은 문 손잡이에 다시 붉은 자국이 더 진하게 남아있는 걸 발견했다. 그때부터 나는 문을 열거나 닫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서두르게 됐다.

가까운 사람들한테는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들릴까봐. 하지만 혹시라도 나처럼 원룸에서 낯선 붉은 얼룩을 발견하면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게 단순한 얼룩일 수도 있지만, 내가 느꼈던 불길한 기운은 분명히 있었다.

언젠가 내가 떠나고 난 후에도 그 문손잡이에 남은 얼룩은 계속 남아있을까. 혹시 그게 누군가의 마지막 흔적이라면, 내게도 무언가를 알리고 싶은 순간이 있었던 걸까. 아직도 그 문 앞에 서면, 저절로 손이 멈추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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