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문 열림 소리가 나기 전에 누군가 먼저 들어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문 열림 소리가 나기 전에 누군가 먼저 들어왔다. 진짜로 그 “띵-” 하고 문이 열리기 전에, 안쪽에서 먼저 사람이 들어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서 하루 종일 멍했어요.
그날도 평소처럼 퇴근하고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를 탔거든요. 6층에서 1층 내려가는 중이었고, 버튼은 이미 눌러져 있던 상태였어요. 저는 그냥 가방 들고 서서 “딱 도착했네” 하고 생각하는 순간, 문이 열리기 직전 특유의 금속 소리가 한 번 나더니, 발소리가 안쪽에서 들렸어요.
문 열림 소리는 원래 ‘삐-익’ 하고 천천히 나잖아요. 근데 그 소리가 나오기 전에, 엘리베이터 내부 바닥 쪽에서 툭 하고 무언가가 닿는 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누가 장바구니 같은 걸 내려놓는 소리랑 비슷했는데, 이상하게도 그게 바깥 복도에서 들린 게 아니라 “안에 있는 공간”에서 울렸어요.
저는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봤는데, 문틈 사이로 복도가 보일 타이밍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 복도 쪽 그림자 말고, 엘리베이터 안쪽 벽면에 비치는 사람 형체가 먼저 스쳤어요. 마스크를 쓴 사람인지, 모자 쓴 사람인지 자세히는 안 보였는데, 최소한 제 앞자리가 비어있지 않다는 느낌은 확실했어요.
문이 열릴 때는 평소랑 똑같이 “띵—” 하고 열렸어요. 근데 사람들이 늘 그렇듯 우르르 들어오진 않잖아요. 그런데도 문이 열리자마자, 제 등 뒤쪽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의 숨소리가 들렸어요. 숨이 차가운지 뜨거운지까지는 모르겠는데, 공기가 확 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 뒤돌아보면 분명 누가 있을 텐데, 정작 뒤를 보면 아무도 없었고요.
저는 어이없어서 한 박자 늦게 1층에서 내리려고 문을 보는데, 이상하게도 문에 붙어 있는 안내 스티커가 유난히 또렷했어요. 그 스티커 위치는 늘 같은데, 그날은 누가 손으로 문 가장자리를 잡고 있는 것처럼 살짝 흔들려 있었거든요. 엘리베이터 내부는 CCTV가 있는 편이라서 보안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엔 “촬영 각도 때문에 안 보이는 자리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같은 말도 안 되는 생각만 계속 들더라고요.
내리고 나서도 손이 덜덜 떨려서 관리실 쪽에 가서 말하려다 말았어요. 솔직히 “문 열리기 전에 누가 먼저 들어왔어요”라고 하면 또라이 소리 들을 것 같아서요. 대신 다음날, 같은 시간대에 다시 타봤어요. 엘리베이터는 똑같이 6층에서 내려오고, 저는 같은 자리에 섰고, 똑같이 문이 열리기 직전 소리가 나길 기다렸죠.
그런데 진짜로, 또 똑같이 문 열림 소리보다 먼저 “툭” 하고 바닥에 닿는 소리가 났어요. 그리고 이번엔 제가 탄 방향 기준 왼쪽, 제 옆 벽면 쪽에서 아주 낮게 스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마치 누군가가 옆을 지나치며 옷자락을 긁고 지나간 것 같은 느낌. 저는 그대로 몸을 굳힌 채 버튼을 누르지도 못하고 있다가, 문이 열릴 때쯤 되어서야 정신이 돌아왔어요.
열리자마자 저는 앞을 봤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사람도 없고, 엘리베이터 안에 무언가가 떨어져 있지도 않았고요.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제 가방 지퍼가 아주 살짝 열린 상태였어요. 저는 그날 퇴근할 때 지퍼를 꼭 잠가둔 기억이 분명하거든요. 누가 제 옆을 지나치며 스친 게 아니라면, 그 지퍼가 열릴 이유가 없잖아요.
그 뒤로는 엘리베이터를 피하게 됐어요. 대신 계단으로 내려오는데, 그날부터 복도에서 들리는 발소리가 더 크게 들려요. 제 귀가 이상해진 건지, 아니면 실제로 뭔가가 반복되는 건지 모르겠는데, 한 번은 밤에 1층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는데도 엘리베이터가 “문 닫힘”을 시작하기도 전에, 안쪽 어딘가에서 먼저 걸음이 옮겨가는 소리가 났어요. 그 소리 듣고 고개를 들었을 때, 문은 닫혀 있었고 사람도 없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에요. 저한테만, 아주 조용히, ‘띵—’ 하기 전에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계속 남아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