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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점원이 내 번호를 불렀는데 나는 회원이 아니야

2026-07-21 20:29:13 조회 2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에서 점원이 내 번호를 불렀는데 나는 회원이 아니야. 처음엔 그냥 착각인가 했는데, 그날 이후로도 그 목소리랑 “번호 확인 부탁드립니다”라는 말투가 자꾸 머리에 남더라. 솔직히 별일 아닐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부터 뒤가 계속 이상하게 흘러갔음.

그날은 늦은 밤이었고, 동네 편의점에 잠깐 들른 거였어. 배고프기도 하고 물이 급해서 그냥 대충 컵라면이랑 생수만 집어 들고 계산대로 갔지. 점원은 평범하게 웃으면서 “회원이시죠?” 하고 묻더라고. 나는 고개를 저었고, “아니요. 그냥 결제할 건데요”라고 했어.

근데 점원이 갑자기 웃음이 잠깐 굳더니, 내가 가져온 물건을 찍는 손이 멈칫했어. 그러더니 “잠깐만요. 고객님, 번호가…” 하면서 스캐너 같은 걸로 뭔가 확인하더라고. 그리고는 내 얼굴을 보지도 않은 채로, 되게 기계적으로 “고객님, ○○○○ 맞으실까요?” 하고 불렀어.

그 순간 나는 진짜 멈칫했어. 왜냐면 나는 편의점 회원 같은 거 거의 안 해. 쿠폰 모으는 것도 귀찮고, 개인정보 넣는 게 싫어서 그냥 비회원으로만 계산하는 편이거든. 그런데 내 앞에서 점원이 내 번호를 말하는 거야. 그것도 내가 어디서 뭘 했다는 전제처럼, 자연스럽게. 나는 “아니요. 저는 회원 아니에요. 번호도 몰라요”라고 말했는데 점원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고, 계속 같은 표정으로 화면만 쳐다봤어.

점원 손에는 영수증이 아니라 작은 종이 같은 게 한 장 더 있었어. 보통은 그런 거 안 주잖아? 그런데 그 종이를 펴서 확인하더니, 다시 “고객님, ○○○○ 맞으세요?”를 한 번 더 반복했지. 나는 그때부터 조금 불쾌해지면서도, 혹시 내가 예전에 이벤트 응모 같은 걸 했나 싶어 무작정 대답을 피했어. “제가 뭘 했는지 모르겠는데요. 회원 등록한 기억이 없어요”라고 하니까 점원이 조용히 “그럼 다른 분이신데요”라고만 말하고, 화면을 더듬더라.

그런데 여기서부터 진짜 찝찝했어. 점원이 “다른 분”이라고 말하는데도, 그 번호를 지우는 게 아니라 계속 저장된 것처럼 보였거든. 마치 이미 어떤 기록이 있고, 그 기록이 내 얼굴을 가리키는 느낌? 나는 결제 먼저 하려고 했는데, 점원이 갑자기 “잠깐만요. 오류가 났나 봐요” 하면서 내 물건을 다시 카운터 안쪽으로 치우더니 고객 응대 창을 바꿔버렸어.

그때 점원 뒤편에 있는 CCTV 모니터가 잠깐 내 쪽으로 보였는데, 화면 구석에 내가 서 있는 시간이랑, 뭔가 체크된 항목이 떠 있었어. 자세히 읽을 정도로 확실하진 않았지만, “회원 확인” 같은 문구처럼 보였고, 내 옆에 해당 번호가 같이 표시된 느낌이었어. 나는 그걸 보는 순간, 내 개인정보가 어디에선가 이미 연결돼 있나 싶어서 등골이 살짝 서늘해졌어. 그래도 내가 뭘 했냐고 따지면 끝날 일일 텐데, 점원은 끝까지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계속 “기록이 있어서요”만 반복했거든.

결국 계산은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되지 않았어. 점원이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는 척하면서 옆에서 뭔가를 길게 설명하더니, 마지막엔 “고객님 죄송해요. 지금은 비회원으로는 안 잡히는 설정이 잡힌 것 같아요”라고 말했어. 그 말이 너무 어이없어서, 난 “그럼 비회원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는데 점원이 잠깐 나를 피해 시선을 돌리더니, 아주 낮게 “원래는 자동으로 불러요”라고 했어. 자동으로 불러요? 그게 무슨 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고, 난 그냥 결제해서 나가려 했어.

근데 문제는 내가 계산을 끝내고 나서도 풀리지 않았어. 문을 열고 밖으로 한 발 나서는 순간, 뒤에서 점원이 또렷하게 내 번호를 한 번 더 말했거든. “○○○○ 고객님, 영수증…” 이런 식으로. 나는 이미 계산을 끝냈는데 무슨 영수증이 더 필요하다는 건지 모르겠어. 돌아보기도 싫어서 그냥 문을 닫고 나왔지만, 그 번호를 반복해서 부르는 건 이상하게 내 귀에 박혔어. 집에 와서도 생각했는데, 내가 회원이 아니면 왜 그 번호가 내 쪽으로 붙는 거지? 내가 모르는 어떤 방식으로 등록이 됐던 건가, 아니면 누군가가 날 대신해서 뭔가를 했던 건가.

며칠 뒤에 같은 편의점을 다시 지나가다가 문득 생각이 났어. 점원이 나를 “회원이시죠?”라고 묻던 순간이, 사실은 내 답이 아니라 시스템이 먼저 확인하고 있었다는 느낌. 그때는 그냥 우연인 줄 알았는데, 지금 와서 떠올리면 너무 매끄럽고 너무 자연스러워서 더 무섭더라. 그리고 가장 찝찝한 건, 나는 그 번호를 들었을 때 아무 것도 “내 것”이라고 느끼지 못했는데도, 점원은 마치 그 번호가 나를 증명하는 것처럼 행동했다는 거야. 누가 봐도 기록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그게 아직도 잠깐씩 소름 돋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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