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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서 새벽에 대문 철컥 소리가 났는데 아무도 안 왔다

2026-07-26 20:29:11 조회 1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제 시골집에선 유난히 새벽 소리가 오래 남아요. 그날도 새벽 두 시쯤, 방 안에서 멍하니 천장만 보고 있는데 갑자기 대문에서 철컥 하고 잠깐 걸리는 소리가 났어요. 딱 손잡이를 잡아당겼다가 멈춘 느낌이었는데, 그 다음엔 발소리도 없고 속도감 있는 바퀴 소리도 없었어요. 마치 누가 문 앞에 서서 생각을 하다가 그냥 돌아가는 것처럼요.

처음엔 바람이려나 했는데, 대문은 바람에 잘 안 움직이는 집이거든요. 마당 쪽이 완만해서 웬만한 바람이면 철문이 덜컥거릴 일도 없고요. 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도 귀가 그 소리를 따라가서, 한참 동안 아무 소리도 없는 걸 확인했어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치 않아서 거실까지 나가 문 쪽을 봤습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건 어두운 마당뿐이었어요. 가로등이 있어도 길가 방향이라 집 마당은 늘 반쯤 어둡거든요. 저는 조심조심 현관 스위치를 켜려다 말고, 불빛 때문에 혹시 누가 더 놀랄까 싶어서 그냥 한 손으로 커튼을 조금만 젖혔는데, 그 순간 대문 안쪽에서 아주 희미한 기척 같은 게 느껴졌어요. 분명 사람 서 있는 느낌인데, 얼굴이나 실루엣은 안 보였어요.

“혹시요?” 하고 제가 소리 내서 부르자마자, 대문 쪽에서 철컥 하는 소리가 한 번 더 났습니다. 이번엔 아예 잠금장치를 건드린 게 아니라, 문짝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 같은 소리였어요. 딱 한 번, 그리고 끝. 그 뒤로는 아무도 안 오고 아무도 안 가는 것처럼 고요했는데, 제 귀에는 너무 크게 들려서 숨소리마저 들리는 기분이었어요.

그때 집 밖이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내부 소리가 더 크게 들렸어요.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도 평소보다 멀게 느껴지고, 천장에서 벌레 울음 같은 것도 안 났어요. 저는 결국 전등을 켜고 문 앞으로 나가 보려고 했는데, 현관 앞까지 가는 동안 이상하게 바닥이 차갑다기보다 “무언가가 지나간 자리”처럼 느껴졌어요. 신발 밑창이 닿는 부분만 조금씩 달라요. 마치 먼지가 아니라, 얇은 물기 같은 게 남아있는 느낌이요.

대문을 열기 직전에 저는 멈칫했어요. 왜냐하면 문고리 쪽이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워지는데, 문 아래쪽 틈에서 아주 얇게 바람이 새는 냄새가 났거든요. 그런데 그 냄새가 바깥 흙냄새도 아니고, 비 냄새도 아니었어요. 그냥 오래된 천장 사이에서 나는 냄새 같은데, 이상하게도 그 냄새가 “누가 방금 문 앞에 서 있었을 때” 나는 체온의 잔향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저는 문은 안 열고, 대문 바깥쪽을 확인하려고 유리창 너머로 다시 봤습니다. 그 순간, 마당 끝자락에 검은 형체가 살짝 흔들리는 게 보였어요. 사람처럼 “두 다리”가 뚜렷한 건 아닌데, 누군가가 서서 고개를 돌리려는 자세처럼 보였어요. 저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었고, 제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귀를 때리는 것 같아서 핸드폰 손전등을 켤까 말까 하다가 그냥 뒤로 한 걸음 물러섰어요.

그 다음엔 일이 빨리 끝났어요. 대문 쪽에서 세 번째로 철컥 하고 아주 짧게 걸리는 소리가 나더니, 마당이 그냥 원래대로 어두워졌습니다. 형체도, 기척도, 바람의 결도 사라졌어요. 그런데 이상한 건 그 뒤로도 한참 동안 대문이 완전히 조용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잠금장치가 “아예 닫히기 전” 상태처럼 아주 미세하게 들리는 미끄러짐 소리가 있었고, 그게 새벽 내내 반복되다가 아침 무렵 멈췄습니다.

아침에 나가서 확인해 보니 대문 잠금장치가 조금 헐거워져 있었어요. 누가 만지면 표시가 남을 법한데, 손자국 같은 건 없고 그냥 위치만 바뀐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동네에 혹시 지나가던 사람이 문을 건드린 건가 싶어서, 전날 밤에 누가 우리 집 근처에 왔는지 사람들한테 물어봤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말은 똑같았어요. “새벽에 철컥 소리는 들렸는데, 아무도 안 왔다더라.”

그 이후로도 종종 새벽에 대문 소리가 들리곤 했어요. 근데 항상 똑같이, 한 번 열리려다가 멈추는 소리만 나고 누군가 들어오는 적은 없었거든요. 어느 날은 제가 일부러 일부러 귀를 세우고 기다리다가, 문 쪽에서 아무 소리도 없을 때가 있었는데도 유난히 마음이 불길했어요. 그때 알았어요. 소리가 무서운 게 아니라, 소리 다음에 아무것도 오지 않는 고요가 더 오래 남는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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