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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로 받은 스탠드 조명이 켜질 때마다 방문 모양 그림자가 생겨

2026-07-27 04:29:13 조회 1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중고거래로 받은 스탠드 조명이 켜질 때마다 방문 모양 그림자가 생겨. 처음엔 내가 예민한 건가 싶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그게 며칠째 반복되니까 결국 방 안을 한 번씩 서치해보게 되더라.

작년 가을쯤, 동네 중고앱에서 “스탠드 조명 거의 새것”이라고 올라온 걸 샀어. 가격도 괜찮고 판매자가 사진도 깔끔하게 올려놔서 바로 입금했지. 박스 뜯어보니 전선도 멀쩡했고, 헤드 각도도 자연스러웠어. 문제는 처음 전원을 켰을 때부터 시작이었어. 불을 켜자마자, 내 방 문 쪽에 어두운 윤곽이 생겼거든.

문은 원래 흰색인데, 조명을 켜면 방문이 있는 곳에 “문 모양”이 더 진하게 떠. 근데 실제 문이 아니라 그림자야. 문 손잡이 위치까지 비슷하게 찍히는데, 정확히 말하면 그림자 안쪽에 얇은 세로 선이 두 개 들어가 있고, 문 하단엔 살짝 짙은 띠가 생겨. 나는 “각도 때문에 그렇게 보이나?” 하고 줄곧 조명 위치를 살짝 옮겼는데도, 이상하게도 그 그림자는 항상 문 모양으로 유지됐어.

그날은 피곤해서 그냥 눈감고 잤는데, 다음 날부터는 더 확실해졌어. 조명을 켜는 순간, 손가락으로 스위치를 내리는 그 타이밍에 맞춰 그림자가 딱 생기더라. 조명을 켠 뒤에 천천히 퍼지는 게 아니라, 켜자마자 순간적으로 “문이 하나 더 있는 것처럼” 선명해지는 거야. 내가 웃긴 생각이 들어서 문 앞에 가서 확인했는데, 내 눈에는 문 그림자가 벽지 위에 붙어있는 것처럼 보였어.

방 안 조명이라고 해서 전구가 약간 흔들리면 그림자도 흔들려야 정상인데, 그건 흔들리지 않았어. 바깥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흔들려도 그림자는 딱 고정되어 있었고, 심지어 바람이 불어 커튼이 살짝 움직일 때도 문 그림자만 그대로였어. 그래서 내가 조명을 옮길 때마다 “그럼 광원이 어디에 있느냐”를 계속 찾았거든. 스탠드 헤드를 돌려도 그림자가 같은 위치를 고집하는 느낌이라, 결국 문 앞까지 걸어가서 벽지를 자세히 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

그러다가 이상한 건, 그 그림자가 매번 “같은 시간”에 사라진다는 점이었어. 보통 조명을 끄면 그림자도 자연스럽게 사라져야 하는데, 끄는 순간엔 반쯤 남아있다가 금방 정리되듯 사라졌어. 딱 한 박자 늦게 없어지는 느낌이랄까. 난 그게 전구 잔광인가 싶어서 받아들였는데, 문제는 그 사이에 가끔 소리가 같이 들린다는 거였어.

정확한 소리는 아니고, 문이 ‘살짝’ 밀리는 것 같은 아주 작은 소리. 누가 문을 당기는지, 혹은 문틈에 바람이 스치듯 나는 소리처럼. 내가 문을 열려고 하면 그때부터 또 조용해지고, 조명을 다시 켜면 또 문 모양 그림자가 생겨. 처음엔 그냥 내 상상 같아서 녹음도 해봤는데, 녹음 파일에는 아무것도 안 남아. 근데 내가 듣는 순간에는 분명히 있었거든. 그래서 더 찝찝했어.

며칠 뒤엔 조명 자체를 분해해보고 싶어졌어. 판매자가 어디서 가져온 건지도 모르고, 제품이 중고라고 해도 이런 연출이 가능한 건지 이해가 안 됐거든. 전원을 완전히 끄고 코드를 분리한 다음, 스탠드 밑부분과 헤드 내부를 만져봤는데, 이상하게도 전선이나 부품에서 타는 냄새 같은 건 없었어. 다만 전구를 끼우는 소켓 주변이 유독 깨끗하더라. 중고치곤 너무 정갈해서, 오히려 새 제품을 누가 몰래 바꿔 끼운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그림자가 생길 때마다 방문 앞에 “손이 닿았던 흔적”이 있는 날이 있었어. 손자국 같은 게 아니라, 문 손잡이 근처가 약간 다른 결처럼 보였어. 내가 물티슈로 닦아도 계속 비슷한 자국이 남는 느낌이랄까. 내가 문을 닫고 잠그는 습관이 있거든. 분명 잠겨 있는데도, 그림자만큼은 잠금을 무시하는 것처럼 늘 같은 형태로 나타났어. 그때부터 나는 스탠드 조명을 단순한 조명으로 보기가 싫어졌어.

결론은 간단해. 조명을 쓰지 않으면 그림자는 멈추는데, 켜는 순간 “방문이 하나 더 생기는” 느낌이 그대로 살아나. 지금도 나는 그 스탠드를 방 한쪽에 두고, 밤에 꼭 필요한 날만 잠깐 켜. 스위치를 누르기 전까지는 괜찮은데, 켜자마자 벽에 문 모양이 생기는 걸 보면 가슴이 한 번 내려앉는다. 문이 있어야 할 곳에 문이 더 생긴다는 게… 그래서 더 무섭더라. 다음엔 내가 켤 차례인지, 아니면 이미 누군가가 그 문을 열어둔 상태인지, 아직도 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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