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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에 주차하면 내 차 알람이 울리는데 차키는 내 손에 있어

2026-07-28 08:29:13 조회 1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면 내 차 알람이 울리는데, 차키는 내 손에 있어. 이게 처음엔 진짜로 “오작동인가?” 싶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오히려 내가 이상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퇴근해서 지하로 내려가면 차 알람이 딱딱 맞춰서 울리고, 나는 분명히 차키를 쥐고 있는데도 말이야.

처음 사건은 새로 이사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이었어. 1층 로비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는데, 자동문 앞에서부터 전파 간섭 같은 게 느껴지는 느낌이 있었거든. 주차 자리에 대고 시동 끄고, 차키를 손에서 안 내려놨는데도 알람이 “삐—삐—” 하며 시작됐어. 주변 사람들 시선이 확 꽂히는데, 나는 손바닥에 차키를 쥔 채로 멀뚱멀뚱 서 있었지.

알람 끄려고 버튼 누르면 또 울려. 이상하게도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늦어. 분명히 잠금/해제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내 귀엔 알람만 먼저 크게 들어오고 키가 내 손에서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차가 마치 누군가가 건드린 것처럼 반응하더라. 당연히 관리실에 물어봤지. “다른 차도 그래요?” 했더니 관리실 아저씨가 대수롭지 않게 말하더라. “여긴 지하가 좀 오래됐어요. 가끔 간섭으로 그래요.” 근데 그 말이 너무 쉽게 끝나서 더 찝찝했어.

둘째 날부터는 패턴이 생겼어. 주차하고 시동 꺼서 키를 손에 쥔 채로 걸어 나오기 시작하면, 그 순간에 맞춰 알람이 울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차에서 일정 거리만큼 떨어져야 울리는 게 아니라, “내가 차에서 손을 떼는 감각”이 생기면 바로 울리는 느낌이야. 근데 나는 계속 키를 손에 들고 있으니까, 내가 손을 뗀다고 해도 키 자체는 안 떼잖아. 그래서 자꾸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싶어서 매번 확인했어. 키 배터리도 갈고, 차 설정도 다시 봤고, 차 문 잠금 방식도 바꿨는데 다 소용없었어.

이상한 건, 알람이 울릴 때마다 지하주차장 바닥 쪽이 약간씩 어두워지는 느낌이 있다는 거야. 조명이 깜빡이는 것도 아니고, 그냥 눈으로 보는 순간만 “그 부분이 진짜로 더 깊어졌다” 같은 착각이 들어. 그래서 나도 모르게 주차된 내 차 앞에 다시 갔는데, 내 차는 멀쩡히 꼼짝도 안 해. 그런데 알람 스피커 소리만 계속 나고, 그 소리가 이상하게도 차 안이 아니라 천장 쪽에서 울리는 것처럼 들리더라. 뭐가 문 열었다 닫았다 하는 소리도 아니고, 그냥 경고만 반복돼.

세 번째 주부터는 사람들이 슬쩍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입주민이 “거기 잠깐 서지 마세요”라고 말하더라. 무슨 소리인지 묻자, 그 사람이 웃으면서 “아, 거기요. 어떤 날은 차들이 다 한 번씩 울려요. 새벽엔 특히요.” 그러고는 말끝을 흐렸어. 내가 “내 차만 그런 게 아니에요?” 물어보자, 그 사람은 “다 그런 건 아닌데… 어떤 건 유난히요”라고만 하고 바로 다른 얘기로 넘어갔지. 그때부터 나는 내가 겪는 게 단순 오작동이 아닐 가능성을 더 진하게 느꼈어.

그리고 어느 날은 진짜로 확신이 생겼어. 퇴근하고 지하로 내려가서 주차하려는데, 주차장 들어서는 입구부터 내 귀가 먹먹했거든. 차 키를 손에 쥐고 차 문 열기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내 손등 쪽에서 차가 먼저 울리는 느낌이 들었어. 실제로는 아직 문도 안 열고 시동도 안 껐는데 알람이 먼저 “삐—” 하고 터진 거지. 동시에 손에 쥔 키가 아주 미세하게 진동하는 것처럼 느껴졌어. 근데 그건 내 손에서만 느껴져. 키를 확인해도 버튼이 눌린 흔적은 없어. 키를 더 꽉 잡아도, 반대로 손을 펴도, 알람은 이미 시작돼 있었고 끝날 타이밍도 내 마음대로가 아니었어.

그날 이후로 나는 이상하게도 지하주차장에 들어가기 전에 숨을 한번 고르고 들어가게 됐어. 들어가면 알람이 울릴 준비를 하는 것 같아서. 어떤 날은 내가 주차를 완벽하게 해도 울리고, 어떤 날은 내가 일부러 늦게 내리거나 동선을 바꿔보면 안 울리기도 했거든. 나는 그걸 “운”이라고 부르려 했는데, 반복되다 보니 운이라기엔 너무 일정한 느낌이 있어. 마치 누가 “너 오늘은 여기에 세워라”라고 정해놓고 기다리는 것처럼.

나도 결국 용기를 내서 다른 방법을 써봤어. 관리실에 “지하주차장에 특정 구역만 전파 간섭이 심한가요?”라고 물어봤고, 경비 아저씨랑 같이 CCTV 있는지 봐달라고 했는데, 그분들이 돌아오는 말이 비슷했어. “거기 쪽은 영상이 자주 끊겨요. 오래돼서요.” 근데 오래돼서 끊긴다는 말이, 이상하게도 “자주”라는 단어로만 붙어. 그 말은 결국, 내가 보는 그 타이밍과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 같더라.

그리고 마지막은… 알람이 울리지 않는 날이 있었는데, 그날 내가 차 문을 열기 전에 먼저 알람이 끊기는 소리가 들렸어. “삐—”가 시작되려다 멈춘 것 같은 끊김. 나는 그대로 문 손잡이를 잡았고, 차 안을 보니 아무도 없는데도 차 안이 유난히 낯설게 차가워. 그때 딱 깨달았어. 키가 내 손에 있어도 누군가는 내 차의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손에 있는 것” 자체를 먼저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 그 생각이 들고 나서부터는, 지하주차장에 내려갈 때마다 내 손바닥이 먼저 차가워지는 걸 느끼게 됐거든. 어떤 날은 울리고, 어떤 날은 울리기 직전에 멈춰. 그래서 나는 이제 알람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멈추는 순간을 기다리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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