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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내 휴대폰이 진동해 잠금화면이 켜졌고 ‘부재중’이 떴어

2026-07-28 20:29:11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에서 내 휴대폰이 진동해 잠금화면이 켜졌고 ‘부재중’이 떴어.

근무 끝나고 집에 올라가던 길이었는데, 7층에서 1층 내려오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핸드폰이 갑자기 쿵- 하고 진동했어. 화면이 자동으로 켜지면서 잠금화면에 알림이 떠 있는데, 발신자 이름이 내 기억 속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더라. 문제는 ‘부재중 통화’가 아니라, 부재중으로 찍힌 시간이 내 엘리베이터 탑승 시간과 정확히 맞물렸다는 것이었어.

그냥 통화 기록이겠거니 싶어서 통화목록을 눌러봤는데, 그 번호가 저장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통화 화면 상단에는 이상하게도 내 휴대폰 기종명 비슷한 표현이 적혀 있었어. 예를 들면 “(내 폰 이름)에서 연결 시도” 같은 문구. 나는 순간 장난 문자 앱이거나 통신 오류인가 싶었는데, 화면을 잠깐 껐다 켜도 그대로였어. 엘리베이터는 이미 6층을 지나고 있었고, 창문은 없어서 바깥 풍경은 하나도 못 봐.

엘리베이터는 5층에서 멈추는 특이한 단지가 아니었는데, 그때 갑자기 ‘틱’ 소리와 함께 속도가 덜컥거렸어. 동시에 휴대폰이 또 한번 진동했는데, 이번엔 부재중 아래에 짧은 알림이 더 떠. “연결됨” 이라고. 화면이 켜진 김에 바로 통화기록을 확인했지. 방금 전의 부재중 기록 바로 아래로, 통화 시간이 몇 초 늘어나 있었어. 마치 누가 통화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근데 더 이상한 건,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어. 이어폰도 안 꽂았고 스피커 볼륨은 평소 그대로였거든. 엘리베이터 안은 조용해서 진짜로 ‘전화가 걸려오는’ 느낌이 나야 정상인데, 아무 것도 없는데도 화면만 살아났어. 나는 버튼을 눌러서 바로 1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막상 누르려던 순간 손가락이 멈칫했어. 엘리베이터 조작판 옆에 붙어있는 안내문이 있었는데, 그 문구가 평소랑 달랐거든. “고장 시 관리실로 연락 바랍니다” 아래 줄이 희미하게 바뀌어 있었어.

나는 그게 내 착각인가 싶어서 고개를 가까이 들이밀었는데, 거기 적힌 글자가 휴대폰 화면에 뜬 문구랑 비슷한 톤이었어. 글자가 정확히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같은 방식으로 문장이 이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때 엘리베이터 내부 조명이 잠깐 흔들리면서, 내 휴대폰 알림이 또 한번 바뀌었어. 부재중이 “부재중 1회”에서 “부재중 2회”로 늘어나더니, 발신자 항목이 아예 사라졌어. 방금까지 존재하던 발신자 정보가 통째로 지워진 것처럼.

나는 솔직히 그 순간부터 땀이 났어. 엘리베이터에서 누가 장난을 치는 건가 싶기도 했는데, 아무도 없었거든. 같은 층으로 올라온 사람을 못 봤냐고 하면, 그럴 리가 없어. 엘리베이터는 내가 탄 뒤에 문이 닫혔고, 도착까지 내 앞에서 누가 타는 동선도 없었어. 그런데도 내 폰은 계속 뭔가를 기록하고 있었어. 마치 누군가가 내 주머니 속 기계를 대신 조작하는 것처럼.

집에 도착하자마자 통신사 앱이랑 통화 기록을 전부 확인했는데, 이상한 점은 통화 자체는 없는데도 ‘부재중’처럼 시스템이 따로 저장해 둔다는 거였어. 그리고 그 번호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어. 그러다 단지 관리실에 전화해봤는데, 관리실 직원이 되게 무심하게 말하더라. “엘리베이터가 가끔 그럽니다. 내부 통화가 연결되는 경우가 있어요. 대신 고객님 폰으로 뜨는 건 드물긴 한데… 어쨌든 고장 접수는 해둘게요.”

그 말 듣고 나서야 나는 엘리베이터 내부에 붙어있는 비상벨 쪽을 떠올렸어. 내가 봤을 때는 멀쩡해 보였는데, 그날따라 유난히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더라.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로도 며칠 동안 엘리베이터만 타면 잠금화면이 한 번씩 켜졌어. 다만 이번엔 ‘부재중’이 아니라, 그냥 화면만 켜지고 아무 알림도 없을 때가 많았어. 화면이 켜지는 순간, 진동 패턴도 항상 같았거든. 이상한 건, 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가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마다 진동이 왔다는 거야.

한 주 뒤, 관리실에서 연락이 왔어. “엘리베이터 비상통화 모듈 교체했습니다. 예전 기록이 남아있거나 오작동해서 외부 단말로 신호가 튄 것 같아요.” 라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이 반쯤은 맞고 반쯤은 아닌 느낌이 들었어. 왜냐면 ‘오작동’이라면 그렇게 정확히 내 탑승 시간대와 맞물릴 수가 없잖아. 그때 이후로 엘리베이터만 보면, 내 휴대폰이 먼저 진동할까 봐 손을 주머니에서 빼서 화면을 확인하고, 또 아무 일 없으면 겨우 숨을 내쉬게 됐어. 그리고 아직도 가끔은, 그날의 “연결됨”이라는 알림이 떠오르거든. 연결된 건 통화가 아니라, 내가 엘리베이터에 ‘포함’됐다는 쪽에 더 가까웠던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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