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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사람이 자꾸 같은 얼굴인 썰

2026-07-30 08:14:09 조회 1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동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사람이 자꾸 같은 얼굴인 썰이 있어. 처음엔 그냥 생활 속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 이 사람… 나랑 자주 겹치네?” 싶어지더라.

나는 보통 퇴근하고 집에 들어갈 때 7시에서 8시 사이에 엘리베이터를 타. 현관에 나서서 기다리면, 문 열리고 사람 들어오고 나도 같이 타고… 그게 일상이잖아. 그런데 어느 날부터 매번 같은 얼굴을 마주쳤어. 처음엔 무난한 인상이었는데, 다음 주에 또 보이고, 또 다음에 또 보이는데 묘하게 익숙해지는 거야.

엘리베이터 안은 원래 조용하고, 서로 눈만 마주치고 끝나는 분위기잖아. 나도 그럴 때는 인사 한 번 하고 말았어. “안녕하세요” 하고 고개만 살짝 숙이면 상대도 “네” 하고 웃는 정도. 문제는 그 웃는 방식이 계속 똑같았다는 거. 같은 표정, 같은 타이밍. 진짜로 영화에서 같은 장면 리플레이하는 느낌이 들더라.

처음엔 출근 시간에 따라 누군가가 고정으로 타는가 싶었어. 우리 단지 엘리베이터가 2대뿐이고, 같은 동 라인 사람들이 자주 섞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그 사람은 내가 타는 시간대랑 거의 겹치고, 내가 내리는 층도 매번 비슷하더라. 물론 “같다”는 말을 정확히 하기는 어려운데, 출구 앞에서 나랑 한 발짝 차이로 움직일 때가 많았어.

그래서 한번은 용기 내서 말을 걸어봤어. 엘리베이터에서 “혹시 저희랑 같은 동이세요?” 하고 물었지. 상대는 잠깐 멈칫하더니, 웃으면서 “네, 맞는 것 같아요. 근데 몇 호인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식으로 답하더라. 그 말이 이상하게 자연스러웠어. 마치 내가 묻기 전부터 이미 어떤 상황을 예상한 것처럼.

그 뒤로는 더 확실해졌어. 같은 얼굴을 마주치는 날이면, 내가 버튼 누르는 순서랑 그분이 서는 위치도 꽤 비슷하게 맞아떨어졌거든. 엘리베이터는 숫자 버튼이 있고, 보통 사람마다 누르는 손 습관이 있잖아. 그런데 그분이 내 옆에서 같은 쪽에 손을 올리고, 같은 각도로 버튼을 누르는 걸 보게 되는데… 솔직히 처음엔 “내가 유독 관찰력이 늘었나?” 싶다가도, 반복되니까 억울한 듯한 기분이 들더라.

어느 날은 괜히 신경 쓰여서 출근길에도 시간을 바꿔봤어. 내가 일부러 10분만 늦게 나가서 7시 10분쯤 타봤거든. 그런데 또 그분이 타더라. 이번엔 표정도 똑같고, 가방을 드는 위치도 똑같고,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번쯤 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타이밍까지 비슷했어. 진짜로 ‘우연의 반복’이 아니라 ‘패턴’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나는 그분이 우리 단지에서 어떤 생활 루틴을 가진 건가 싶었어. 혹시 같은 시간에 오가는 직장인이거나, 학원이나 학습지처럼 고정 동선이 있는 건 아닐까. 그냥 궁금증이 커질 뿐인데도,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그분이 문 열리는 순간부터 머릿속에서 먼저 떠오르더라. 특히 비 오는 날이었는데, 문 열리고 들어오자마자 그분의 옷 마찰 소리 같은 것도 기억날 정도로 가까워진 느낌이었어.

그러다 어느 주말, 내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길래 바로 탔는데, 이번엔 그분이 없더라. 순간 텅 빈 공기가 좀 이상하더라. 평소처럼 인사할 상대가 없으니 오히려 어색하고, 내가 너무 과하게 신경 쓴 건가 싶어서 웃음이 나왔어. 그리고 곧 깨달았지. 내가 본 건 그분의 얼굴만이 아니라, 내 생활에서 생긴 작은 규칙이었다는 걸. 누군가가 자꾸 겹치면, 우연이 아니라 일상이 된다는 게… 좀 쓸쓸하면서도 편하더라.

그 뒤로도 계속 보이긴 했는데, 막연히 놀라기보다는 그냥 “아, 오늘도 같은 시간대구나” 하고 마음이 정리되는 날들이 늘었어. 엘리베이터는 짧은 공간인데, 거기서 느끼는 반복이 이상하게 오래 남거든. 언젠가 그분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날이 오면, 나는 또 다른 얼굴을 보겠지. 그래도 가끔은 이 생각이 들어. 사람은 자주 스쳐 지나가지만, 익숙해진 순간부터는 마음에 한 칸 남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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