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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내 반창고만 유난히 빨리 떨어져

2026-08-02 12:29:11 조회 9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군대에서 내 반창고만 유난히 빨리 떨어져. 처음엔 그냥 내가 뭔가를 잘못 붙였나 싶었는데, 그게 반복되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아, 이거 내 살이 이상한 게 아니라 뭔가가 건드리는 건가” 같은 생각이 들더라.

사건은 내무반에서 위생 점검할 때 시작됐어. 나는 전날 생활관에서 좀 쓸린 데가 있어서, 아침에 반창고를 붙인 다음 세면하고 나왔거든. 그런데 점호 끝나고 제식 연습 시작하려는데, 팔 안쪽에 붙여둔 반창고가 바닥에 떨어져서 굴러가 있는 거야. 누가 밟았는지 가장자리만 들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내 반창고만 그런 게 아니고 “내가 붙인 위치” 그대로 떨어져 있었어.

처음엔 내가 벗긴 줄 알았어. 그래서 다시 붙였지. 그날은 점심 먹고 나서도 확인했는데 멀쩡했거든. 그런데 오후 훈련 끝나고 돌아오니까 이번엔 반창고가 손목 쪽에서 딱 떨어져 있었어. 손목은 움직이긴 해도 겉옷 안쪽이라 누가 건드릴 일도 없는데 말이야. 주변 애들한테 “너희가 만진 거 아니냐”고 농담처럼 물어봤는데, 다들 “무슨 소리야” 하면서 웃더라.

그 다음부터는 내가 뭘 하든 반창고가 유난히 말을 안 듣기 시작했어. 면도하고 세수할 때도 붙이고, 훈련 전에 덧붙이고, 샤워하고 나서는 아예 새 걸로 교체하는데도 자꾸 떨어져. 특히 다른 사람들 반창고는 며칠씩 가는데, 나는 하루를 못 넘기는 느낌이었어. 기껏 붙여놔도 손끝으로 살짝만 만져지면 금방 들뜨고, 어느 순간부터는 접착면이 마치 먼지 묻은 것처럼 끈적임이 죽어버리더라.

소대에서 상처 관리하는 규정 같은 거 있잖아. 상처가 나면 반창고를 붙인 다음, 그 위에 테이프를 덧대거나 보호 밴드를 쓰는 방식. 그런데 나는 반창고만 유독 문제였고, 테이프까지 같이 붙이면 그래도 오래 가는 편이었어. 이 말은 뭐냐면, 접착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반창고 자체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지. 장난으로라도 누가 떼어갈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는데도, 마치 신경 쓰는 것처럼 타이밍이 맞아떨어졌어.

어느 날은 아예 상처도 새로 안 났는데 반창고가 혼자 떨어져 있더라. 팔 안쪽에 붙여놨던 게였는데, 아무것도 안 한 채로 저녁 먹고 들어오자마자 확인하니까 이미 테이프는 들떠 있었고, 바깥 쪽에는 아주 얇게 달라붙은 채로 반쯤만 남아 있었어. 나는 그날 기분이 좀 이상해져서, 붙이고 나서 손으로 한 번씩 꾹꾹 눌러가며 확인하고 잤거든. 근데 잠결에 무의식적으로 긁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다음날도 또 똑같이 떨어져 있더라.

그때부터는 그냥 “재수 없다”로 넘기기엔 기분이 묘하게 찜찜했어. 특히 반창고가 떨어지는 방향이 늘 비슷했거든. 내가 앉는 자세랑 상관없이, 항상 바닥 쪽이나 침대 아래로 굴러가 있었어. 누가 일부러 떨어뜨리지 않는 이상, 내가 생활하는 동선이랑은 좀 안 맞는 그림이랄까. 그래서 한 번은 아예 반창고를 붙인 걸 휴지로 가볍게 가려서 확인해봤는데, 휴지 위까지 멀쩡하게 남아있다가 반창고만 먼저 들뜨는 것 같았어.

그러다 위병소에 있는 선임한테 한번 물어봤어. “반창고가 자꾸 떨어져서 교체해야 하는데 이유가 있나?”라고. 선임은 별말 없이 “땀 때문에 그래” “살이 너무 건조해도 그래” 같은 흔한 말만 했지. 근데 나는 분명히 붙일 때마다 피부를 씻고, 완전히 닦고, 붙였어. 그래도 계속 같은 패턴이 반복되니까, 그 선임도 결국 말이 줄어들더라. 나중에 그 사람이 “그거 혹시 누가 장난으로 만지는 거 아냐?”라고 한 번 더 말하긴 했는데, 그 말이 오히려 더 이상했어. 이미 주변 사람들 다 손 대는 걸 확인했고, 당직 시간에도 내 주변엔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었거든.

마지막으로 진짜 소름 돋았던 건, 내가 반창고를 일부러 안 붙인 날이었어. 그날은 상처가 거의 없어서 그냥 대충 지내자고 마음먹었지. 그런데 훈련 끝나고 소대 복귀해서 제식 정리하는 순간, 내 소매 안쪽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어. 마치 누가 스치고 지나간 뒤에 테이프 모서리가 들뜨는 소리 같은 거. 급하게 걷어보니까, 내가 상처도 없는데 반창고만 얇게 접혀서 바닥에 붙어 있었어. 누가 몰래 붙여놓고 간 거냐고 하기엔 위치가 내가 평소에 반창고 붙이던 자리랑 똑같았고, 더 웃긴 건 그 반창고가 내 손으로 붙인 것처럼 모서리가 한쪽만 들떠 있었다는 거야.

그날 이후로 나는 반창고를 붙일 때마다, 붙이기 전에 장난처럼 한 번씩 주위를 훑게 됐어. 누가 보는지 확인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뭔가가 “그 자리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멈추질 않아서. 지금도 가끔은 팔 안쪽이 간질간질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반창고가 떨어질 때의 얇은 들뜸 소리가 머릿속에서 먼저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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