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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님이 내 번호로 통화 연결이 된 적이 없는데도 했어

2026-08-03 16:29:12 조회 1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기사님이 내 번호로 통화 연결이 된 적이 없는데도 했어. 처음엔 그냥 오배송 연락인가 했는데, 내가 들고 있던 건 분명히 “나한테 걸려온 통화” 화면이 아니었거든. 그런데도 통화는 연결됐고, 기사님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시작됐어. 그때부터 뭔가가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그날은 비가 엄청 왔고, 나는 집에서 야식 시켜놓고 현관 쪽만 계속 확인하던 상태였어. 앱에는 배달 완료 예정 시간이 떠 있었고, 기사님 위치도 가깝다고 계속 업데이트 됐지. 그런데 갑자기 핸드폰이 진동하면서 통화 화면이 떴는데, 발신자가 내가 평소에 등록해둔 내 번호 그대로였어. 내 번호로 무슨 통화야, 싶어서 받으려고 했는데 통화가 이미 연결되어 있었어. 통화 버튼만 눌러두면 되는 느낌이 아니라, “통화 중” 상태로 넘어가 버렸달까.

그래서 말없이 통화만 듣고 있었는데, 상대가 먼저 “고객님, 현관문 앞에 두고 갈게요”라고 했어. 그런데 그 사람이 말끝마다 내 주소를 한번씩 확인하는 것처럼 들렸고, “아, 맞다. 안에 계시겠네요. 문 열지 마세요. 번호가… 원래 그쪽으로 연결되진 않는데” 같은 말을 중간에 섞더라. 난 당연히 놀라서 “기사님 누구세요?”라고 물었는데, 기사님은 웃는 소리를 내더니 “네가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오늘은 여기서 끊을 수가 없어요”라고 했어.

솔직히 그 말은 너무 이상해서, 나는 통화를 종료하려고 했지. 그런데 화면을 터치했는데도 끊기지 않았어. 통화 시간이 늘어났고, 통화 음량도 그대로 유지됐어. 그 사이에 배달 알림은 계속 뜨는데, 앱에서는 “기사님이 1분 내 도착”만 반복되고 실제로는 업데이트가 멈춰버렸어. 비 오는 소리 때문에 창문 밖 소리가 잘 안 들리는데도, 통화 속에서는 현관 쪽 문을 두드리는 듯한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렸어.

나는 결국 집 안에서 현관문 쪽으로 조심히 가서, 도어락의 상태를 봤어. 특이하게도 현관문은 잠금 해제 상태로 떠 있었는데, 나는 분명히 바깥에서 열리는 건 안 되게 해놨어. 더 웃긴 건, 앱에는 “문 앞에 두었습니다”라고 표시가 뜨는 순간 바로 옆에서 똑똑— 하는 진동이 한번 더 울렸다는 거야. 마치 카드키를 긁는 것 같은 소리. 근데 나는 카드키를 가진 적도 없고, 문을 열 권한이 있는 사람도 없어.

그때 통화 속 기사님이 다시 말했어. “괜찮아요. 배달은 성공했어요. 문제는… 지금 전화가 너무 일찍 연결됐다는 거예요.” 그러더니 내 이름을 정확히 부르면서, “너 번호로 오는 건 네가 아니라 다른 데서 돌고 있는 거야. 끊으려 하지 말고 그냥 앱에서 고객센터로 전화하세요”라고 했어.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어, 이건 장난이 아니라 누군가가 내 계정을, 혹은 내 연결 정보를 만지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통화를 일단 그대로 둔 채로, 다른 손으로 휴대폰 설정 화면을 켜서 통화 기록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기록은 이상하게도 아예 안 찍혀 있었어. 통화 화면은 그대로 “진행 중”인데, 내가 일반적으로 확인하는 최근 통화 목록엔 아무것도 없었거든. 대신 배달 앱 상단엔 ‘기사님과 통화하기’ 버튼이 새로 생겼고, 클릭하면 통화가 연결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소리가 안 났어. 즉, 앱은 연결을 “성공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정작 소리는 다른 데로 빠지는 느낌이었어.

나는 급하게 앱을 로그아웃했다가 다시 로그인했어. 그랬더니 배달 상태가 “배달 완료”로 바뀌어 있었고, 사진 인증 칸에는 현관 앞이 찍힌 이미지가 올라와 있었어. 그런데 사진을 보자마자 멈칫했지. 현관 앞 매트가 분명 내가 깔아둔 것과 다른 모양이었고, 무엇보다 사진 구석에 내가 평소에 가리던 작은 테이프 자국이 그대로 보였어. 그 테이프 자국은 내가 누군가가 만졌다는 걸 확인하려고 일부러 남겨둔 건데, 아무도 모르는 위치였거든.

다시 통화로 돌아가려고 했을 때, 통화 화면이 갑자기 끊어졌어. 그리고 바로 이어서, 문자 한 통이 왔어. 내용은 단순했어. “연결에 실패했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근데 그 문자 발신자는 배달 앱이 아니라, 내 번호였어. 내 번호로 실패 메시지가 온다는 게 말이 되냐 싶어서, 그날 밤 잠을 못 잤어. 다음 날, 배달 앱 고객센터에 문의하니까 “통화 연결 기록은 없습니다”라고 하더라고. 기사님도 “고객님 번호로 전화를 건 적이 없습니다”라고 했고, 나는 그 말이 더 소름이었어.

그 뒤로 며칠 동안, 나는 내 번호로 전화가 걸려온 적이 없는데도 알림처럼 진동이 한번씩 울렸어. 마치 “연결될 준비가 됐다”는 신호처럼. 그리고 현관 앞은 계속 멀쩡했지만, 그 테이프 자국은 어느 순간 사라져 있었지. 누가 떼어갔다기보다, 누군가가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정리해둔 느낌으로. 나는 아직도 가끔 배달 앱을 켤 때마다, 내 번호로 통화가 연결됐던 순간이 진짜로 ‘누가’ 내 편이었던 건지, 아니면 그냥 ‘문이 잠깐 열린 것’뿐인지 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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