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회사 창고 출입문이 닫히는 소리 뒤에 숨소리가 멈췄어

2026-08-04 04:29:15 조회 1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창고 출입문이 닫히는 소리 뒤에 숨소리가 멈췄어. 그날도 별일 아닌 줄 알았지. 퇴근하기 직전, 나는 지게차 배터리 충전실 쪽 정리하고 창고 문을 한 번 더 확인하러 갔거든. 금속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랑, 바로 그 뒤에서 사람 숨 쉬는 소리가 같이 끊겼어.

나는 보통 소리에는 민감한 편이 아니야. 그런데 그 문 닫히는 소리는 다른 때랑 달랐어. 잠금장치가 걸릴 때 내는 특유의 진동이 있었고, 문이 완전히 닫히는 순간부터 공기가 갑자기 얇아진 느낌이 들었어. 귀를 기울이면 들릴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아무 소리도 없더라. 창고 쪽은 늘 먼지 쌓인 소리, 형광등 깜빡이는 소리 같은 게 있는데, 그날은 그런 잡음이 싹 빠졌어.

창고 안에는 박스랑 팔레트가 빽빽해서 한쪽 통로만 겨우 지나갈 수 있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냉기 같은 게 와. 그때도 냉기가 먼저 닿았고, 그다음에 “사람이 있나?” 싶은 기분이 따라왔어. 분명 누가 걸어가는 발소리나, 옷 스치는 소리가 있어야 자연스러운데, 그게 없었어. 대신 아주 옅게, 마치 누군가 숨을 참는 것처럼 들쭉날쭉한 공기 소리만 있었지.

나는 “설마 누가 야근하고 있나” 하고 통로를 따라 들어갔어. 창고 출입문은 바깥에서 잠금이 걸리면 안쪽에서도 딱히 열리는 방식이 아니라, 키를 찾아야 해. 그래서 누가 안에 있으면 밖에서부터 먼저 확인해야 하거든. 근데 그날은 문이 닫히는 소리 다음에 숨소리가 멈췄다는 게 자꾸 머리에 박혔어. 누가 숨어 있다가 멈춘 건지, 아니면 아예 그 사람이… 하긴, 그런 상상을 하면 끝이 없잖아.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었어. 통로 끝, 물건 더미 옆에 작은 출입문이 하나 더 있는데, 거기에서 아주 미세하게 “딱” 하는 소리가 났어. 문이 스스로 움직인 게 아니라, 누가 안에서 손가락으로 누른 것 같은 소리. 나는 멈칫하고 숨을 죽였는데, 그때부터 이상한 현상이 생겼어. 내 숨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거든. 방금 전까지는 들리지 않던 내 호흡이, 상대가 있는 공간에서만 들리는 것처럼 또렷해졌어.

그래서 나도 모르게 “누구 있어요?” 하고 말했어. 목소리가 창고 안에서 부딪혀서 되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는데, 대답이 없었어. 오히려 그 침묵이 너무 정교했어. 누가 대답을 못 하는 침묵이 아니라, 대답하면 안 된다는 걸 아는 침묵 같은 거. 나는 손전등을 켰고, 빛이 물건 더미 틈 사이로 흘러들어갔는데, 그 구멍 안쪽에서 뭔가가 움직였어. 정확히 “사람”이라고 단정할 정도는 아니야. 다만 움직임이 분명히 있었어. 숨이 멈춘 것처럼 딱 멈춘 다음, 아주 천천히 다시 움직인 느낌.

그때 내 옆에서, 창고 출입문 쪽 방향으로 아주 작은 쇳소리가 났어. 누가 발로 문을 살짝 건드린 것처럼 “징” 하고 끝나더라. 그리고 그 소리 뒤로, 아까처럼 공기가 얇아졌어. 나는 얼어붙어서 한 발도 못 움직였고, 손전등을 드는 팔이 떨리는데도 꾹 잡고 있었어. 그때 창고 안에서 누군가의 숨이 다시 살아날 줄 알았는데, 그 반대로 더 조용해졌어. 마치 누가 내 숨도 같이 삼킨 것처럼.

잠깐 생각했어. 전부 오해일 수도 있잖아. 누가 박스 뒤에서 장난치다가 놀라서 숨을 멈춘 걸 수도 있고, 누군가가 갑자기 조용히 움직이면서 소리를 줄였을 수도 있어. 근데 그날은 CCTV도 없고, 창고는 출입 기록이 전산으로만 남는데, 내가 확인하던 시간대엔 퇴근자 말고 들어간 사람이 없었어. 그 말이 이상하게 더 무섭더라. 사람이라면 최소한 “어떻게든 나왔어야” 하거든. 그런데 시스템에는 아무도 없는데, 나는 소리가 확실히 있었고, 공기가 끊겼고, 움직임이 있었다는 게 남아버린 거지.

결국 나는 손전등 빛을 문 쪽으로 돌렸어. 출입문 잠금장치가 걸린 걸 확인하느라 고개를 들었는데, 문 틈 사이로 아주 얇은 그림자가 보였어. 문제는 그 그림자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거야. 보통 문틈에서 바깥 빛이 들어오면 미세하게 흔들려야 하거든. 그런데 그 그림자는 마치 안에서 딱 붙어 있는 것처럼 고정돼 있었어. 나는 그 자리에서 오래 서 있었고, 나도 모르게 “닫히는 소리”를 다시 떠올렸어. 아까 그 소리 다음에 숨소리가 멈췄던 그 순간. 지금도 그때처럼, 내 귀가 먼저 알아차린 느낌이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출입문이 다시 아주 천천히 닫히는 소리가 났어. 분명 바깥에서 손잡이를 잡고 당긴 사람도 없는데, 금속이 제자리를 찾는 듯한 소리만 남겼지. 나는 뒤로 물러서면서도 이상하게 화가 났어. ‘왜 닫아?’ 같은 감정. 문이 닫히면 안에서 무언가가 사라져야 할 것 같은데, 소리는 오히려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았거든. 그날 이후로 창고 출입문 소리는 그냥 소리가 아니라, 어떤 지점에선 “호흡이 멈추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도 가끔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면, 내 숨이 먼저 멈출까 봐—괜히 한 번 더 천천히 내쉬게 돼.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