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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채혈 후 면봉이 바늘 옆이 아니라 내 손목에 붙어 있었어

2026-08-04 12:29:12 조회 9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병원에서 채혈 후 면봉이 바늘 옆이 아니라 내 손목에 붙어 있었어. 처음엔 내가 너무 긴장해서 이상한 걸 잘못 본 줄 알았는데, 문제는 그게 “실수”라고 넘어가기엔 너무 정교하게 내 피부에 붙어 있었다는 거야. 간호사 분이 바늘 꽂고 피를 받아가는 동안, 내 시야 한쪽 끝에 하얀 면봉이 보이더라. 근데 그 면봉이 바늘 아래나 거치대 쪽에 있던 게 아니라, 내 손목 안쪽에 딱 달라붙어 있었어.

채혈실 조명이 하얗게 강해서 손목 안쪽 피부가 더 선명하게 보였고, 면봉은 마치 원래 거기 있었던 것처럼 “자리에 맞게” 붙어 있었어. 면봉 끝은 살짝 벌어져 있었는데, 그게 피를 닦기 위한 상태처럼 젖어 있진 않았어. 오히려 건조한 면봉인데도 피부에 붙어 있는 느낌이 들었어. 난 그때 “아, 간호사 분이 내 손목에 면봉을 미리 대놨나?” 하고 생각했지. 그런데 아직 피가 채취되기 전이었거든.

간호사 분이 “조금만 아플 거예요” 하면서 마저 채혈을 이어갔고, 나는 손목을 움직이지 말라는 말에 그냥 가만히 있었어. 그런데 이상한 건, 내가 손목을 돌리거나 팔을 흔들지 않았는데도 면봉 위치가 아주 미세하게 따라 움직이듯 다시 붙는다는 느낌이었어. 피부에 접착된 건지, 아니면 무언가가 흡착된 건지 그 경계가 애매했는데, 확실한 건 바늘 옆에 있어야 할 물건이 내 손목을 향해 있었다는 점이야.

피가 어느 정도 모이자 간호사 분이 “이제 꺼낼게요” 하면서 바늘을 빼더라. 그러자 당연히 면봉을 손목에 눌러주는 동작이 나와야 정상인데, 이미 면봉이 내 손목에 붙어 있어서 간호사 분이 뭘 눌러야 하는지 잠깐 멈칫했어. 그분 표정이 아주 잠깐 굳었고, “어? 여기 있었네요” 같은 말이 입에서 나왔어. 근데 그 말이 단순한 착각 정리 같진 않았어. 마치 누가 “여기 둬야 해”라고 말해둔 걸 늦게 확인한 사람처럼 들렸거든.

나는 그때부터 찝찝함이 확 올라왔어. 채혈은 보통 면봉을 따로 들고 대거나, 준비해둔 걸 바로 사용하잖아. 그런데 내 손목에 붙어 있던 면봉은 이미 내 피부에 붙어 있었고, 내가 가만히 있어도 떨어지지 않았어. 간호사 분이 면봉을 손가락으로 떼어보려 했는데, 쉽게 안 떨어지니까 그분이 당황하면서 “혹시 테이프 같은 게 붙었을까요?” 하고 주변을 둘러봤어. 근데 테이프는 안 보였고, 면봉만 거기 있었어.

그 다음 행동이 더 이상했어. 간호사 분이 면봉을 떼어내는 대신, 바늘 자리에 해당하는 부위를 다른 면봉으로 다시 닦으려 했거든. 근데 손목 안쪽에 뭔가가 이미 닿아 있는 상태라서, 닦는 동작이 그 위에 겹쳐졌어. 난 “내가 뭘 잘못해서 두 겹이 된 건가?” 싶었는데, 그 순간 면봉의 하얀 섬유가 한 번 스르륵 움직이면서 바늘 자국 근처로 방향을 틀더라. 바람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내 손목이 움직인 것도 아닌데 그냥… 미끄러지듯 옮겨졌어.

생각해보면 그때 심장이 좀 빠르게 뛰었고, 귀 안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있었어. 그래서 나는 간호사 분에게 “이거… 바늘 옆에 있어야 하는 면봉 맞죠?”라고 물어봤지. 그분은 웃으면서 “네, 원래 손목에 바로 대는 거라서요. 간호사랑 채혈 사이 동선이 겹친 것 같아요”라고 했어. 근데 웃는 톤이 너무 평평했어. 마치 질문의 진짜 의미를 듣지 못한 것처럼, 정답만 틀어놓는 느낌. 그리고 내가 본 상황을 그대로 말해도 “그럴 리가요” 같은 반응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됐나 봐요”라고만 넘겼어.

진료실에서 결과지를 받고 나서도 찝찝함이 사라지지 않았어. 집에 와서 손목을 자세히 봤는데, 면봉이 붙었던 자리 주변에 약간의 자국이 남아 있더라. 피가 묻어서 생긴 자국이라기엔 너무 얇고, 마치 면봉이 피부에 흡착했다가 떨어진 흔적 같았어. 그리고 더 이상했던 건, 그날 하루 종일 내 손목을 누르면 작은 감각이 남아있다는 느낌이었어. 상처가 있는 건 아닌데, “어딘가에 무언가가 있었던 자리” 같은 감각.

나는 요즘도 가끔 그 장면을 떠올려. 면봉이 바늘 옆이 아니라 내 손목에 붙어 있었던 순간, 그리고 간호사 분이 아주 짧게 멈칫하던 표정. 솔직히 누가 장난을 쳤다고 생각하면 말이 되지 않아. 병원은 그런 곳도 아니고, 그분이 그런 연기를 할 이유도 없잖아.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해. 내가 보지 못한 사이, 이미 내 손목에 무언가가 정해진 경로로 “붙어 있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아직 남아 있다는 거야. 그날 이후로 채혈할 때마다, 면봉이 내 팔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끝까지 확인하게 됐어. 아마 나도 모르게, 또 그 순간이 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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