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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건물 통로에서 내 발소리와 다른 발소리가 섞여 들렸어

2026-08-06 00:29:13 조회 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건물 통로에서 내 발소리와 다른 발소리가 섞여 들렸어. 처음엔 그냥 내가 피곤해서 착각하나 싶었는데, 그날 이후로는 출근할 때마다 그 소리가 따라붙는 느낌이 들더라. 퇴근하고 나서도 귀가 멍한 채로 복도 소리가 계속 이어지는 것 같았고, 그게 제일 이상했어.

사건은 평소처럼 야근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시간대였어. 층마다 조명이 밝고 복도 바닥이 반짝이는 편이라, 발소리도 소리 반사 때문에 꽤 또렷하게 들려. 나는 천천히 걸었고, 리듬도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오른발 딛는 타이밍 사이에 다른 박자가 끼어드는 느낌이 들었어.

처음엔 “내가 두 번 밟았나?” 하고 생각했지. 그런데 그 소리가 내 걸음과 비슷한 크기로 들리면서도, 분명히 내 보폭이 아닌 패턴이었어. 예를 들면 나는 보통 왼발-오른발-왼발 이런 식으로 간격이 일정한데, 사이사이에 ‘딱’ 하는 추가 발소리가 들어오더라. 그게 한 번이면 실수로 넘어갈 수 있는데, 복도 끝까지 계속 같은 위치에서 반복됐어.

나는 자연스럽게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깐 채로 계속 걸었어. 혹시 앞에서 누가 걷고 있나 싶어서, 고개를 들어 출입문 쪽을 보려던 순간 소리가 딱 멈추는 게 느껴졌어. 마치 내가 고개를 돌리기 직전까지는 들렸는데, 시야를 확인하려는 순간에 상대가 “들킨 줄” 알고 숨는 것처럼. 그때 등줄기가 서늘해지더라.

그 다음부터가 진짜 이상했어. 다시 걷기 시작하면, 이번엔 같은 복도에서 내 발소리가 먼저 들리고 그 뒤늦게 다른 발소리가 따라오는 것 같았거든. 게다가 소리의 위치가 일정했어. 내 앞에서 따라오는 게 아니라, 내 옆 벽 쪽에서 ‘대각선으로’ 들리는 느낌. 마치 통로의 어떤 구간을 기준으로 소리가 반사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그 구간에 맞춰 발을 옮기는 것처럼 규칙적이었어.

나는 급하게 휴대폰을 꺼내 메신저를 보면서 괜찮은 척하려고 했는데, 화면을 켜는 순간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발소리의 리듬이 다시 맞아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어. 누가 내 뒤를 걷는다면 휴대폰 불빛에 반응할 리 없잖아. 그런데도 소리가 묘하게 동기화되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어. 그랬더니 멈춘 내 발소리와 동시에, 반대쪽에서 한 번 더 ‘쿵’ 하더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울리는 것처럼.

나는 순간적으로 “아, 직원 중 누가 뛰고 있나?” 하고 생각하려 했는데, 뛰는 사람이라면 소리가 더 크게 흔들려야 정상이지. 이 소리는 오히려 너무 안정적이었어. 마치 누군가가 내 걸음에 맞춰 일부러 박자를 맞추는 것 같았달까. 숨도 안 쉬는 기계처럼 일정했고, 복도 끝에서 바닥이 꺾이는 구간에서도 소리가 그대로 이어졌어. 그 곡면에서 소리가 흩어져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또렷하게 따라왔어.

결국 나는 다른 출구로 돌아가기로 했어. 평소엔 계단이랑 통하는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가는데, 그날은 한 칸 옆 복도로 돌아가려고 일부러 방향을 바꿨어. 그런데 복도 끝에서 문손잡이를 잡는 순간, 내 바로 뒤에서 들리던 발소리가 “앞”으로 옮겨간 것 같았어. 발소리가 공간을 바꾸는 게 아니라, 소리의 위치를 누가 옮겨 붙인 것 같은 느낌. 창문도 없는 통로인데, 그 어딘가가 갑자기 비어버린 공기처럼 차가워졌어.

나는 문을 열고 계단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어. 계단은 벽면이 콘크리트라서 발소리가 더 크게 튀어. 여기선 오히려 잡음이 많아서 누군가가 같이 내려오면 바로 알 수 있어. 그런데 내려가면서도, 내 발소리 다음에 따라오는 다른 발소리가 계속 같은 간격으로 들렸어. 한 층, 두 층 내려도 없어지지 않고, 이상하게도 마지막 층에서만 소리가 사라졌어.

그 다음 날 아침, 출근해서 카페인부터 찾고 있는데 복도 순찰하는 팀장님이 “어제 누가 통로에서 한참 서 있었냐?”고 묻더라. CCTV 확인했는데, 특정 시간대에 누가 발걸음을 옮기지 않은 채로 벽 쪽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대. 근데 그 시간대에 나는 분명히 계단으로 내려갔고, 어떤 ‘서 있는 사람’이 아니라 ‘떠나는 사람’이었거든.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제 내 귀에 끼어들던 그 리듬이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됐어. 결국 내 발소리와 섞여 들렸던 건, 나를 따라 걷는 누군가의 소리가 아니라 내가 걷는 동안 비슷한 박자로 남겨진 흔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도 야근 끝나고 복도 조명이 길게 늘어질 때면, 내 걸음이 끝나기 전에 누군가의 걸음이 먼저 도착해 있는 건 아닌지… 가끔씩 확인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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