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프린터가 계속 용지 먹는 바람에 야단 맞은 썰
직장에서 프린터가 계속 용지 먹는 바람에 야단 맞은 썰 풀어볼게. 문제는 내가 잘못한 것도 맞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날은 프린터가 좀… 과하게 “자기 할 일”을 하더라. 아침부터 사무실이 분주했는데, 우리 팀은 마감 자료를 출력해야 했거든. 그런데 프린터가 용지를 넣을 때마다 이상하게도 한 번에 끝내질 않고, 중간에 끊기면서 또 먹고 또 먹고를 반복했어.
처음엔 별일 아닌 줄 알았지. 누가 봐도 용지 걸림이 난 것처럼 화면에 메시지가 뜨고, 나는 습관대로 용지 트레이를 확인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용지가 “먹는 중”이라고 표시가 나는데, 실제로는 반쯤 나오다 말고 다시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더라. 그래서 “아, 용지 한 장이 비뚤게 들어갔나?” 싶어서 다시 빼고 다시 넣고, 급하게 출력 버튼도 몇 번 눌렀어.
그런데 그때부터 타이밍이 완전 어긋나기 시작했어. 출력은 계속 시도되는데 페이지가 다 나오기 전에 용지 길이만 늘어져서, 결국은 프린터 내부에서 장수가 꼬여버린 거야. 옆에서 누가 “또 먹네” 하고 말하긴 했는데, 내가 그 말을 듣고도 “지금은 내가 해결해야지” 이런 생각에 더 빨리 해결하려고 손을 넣었지. 문제는 프린터가 그걸 정확히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나는 용지 덮개를 열고 걸린 종이를 조심히 빼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종이가 살짝 찢어지면서 프린터 안쪽으로 더 들어가버렸어. 그 찢어진 조각이 문제의 시작점이었는데, 당시에는 그걸 몰랐지. 그냥 “어? 이거 걸린 조각이 남았나 보다” 하고 더 찾아보다가, 결국 프린터가 한 번 더 용지를 ‘먹는 척’ 하면서 계속 오류를 내더라. 화면에 오류 코드가 바뀌고, 경고음 같은 소리도 나고, 분위기가 갑자기 딱딱해졌어.
그리고 그 순간 팀장님이 오셨어. 팀장님이 오시면 보통 조용해지는데, 그날도 예외가 아니었거든. 팀장님이 “왜 이렇게 출력이 안 돼?” 물으시면서 화면을 보시는데, 나는 이미 손에 휴지랑 남은 용지 조각을 들고 있었고, 옆에 사람들은 하나둘 구경 모드로 바뀌어 있었어. 나는 설명을 하려다가도 “용지 걸림이 반복돼서…”라고 말이 길어지는데, 팀장님은 그 한마디를 “수동 조작을 자꾸 한 거 아니야?”로 받아들이신 듯했어.
결국 팀장님이 프린터 담당 같은 사람을 부르더라. 우리 사무실에 프린터 보는 담당이 따로 있긴 한데, 원래는 내가 오늘 안에만 처리하면 되는 줄 알았어. 그런데 그날은 담당자가 오기 전까지 내가 계속 손을 대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고, 누군가는 “아까부터 용지를 넣을 때마다 빨려 들어가더라” 같은 말을 했지. 그 말이 팀장님 귀에 들어간 순간부터, 이미 내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였어. 나는 속으로 “프린터가 저절로 그러는 건데…”라고 생각했지만, 그걸 누가 알아주냐.
담당자가 오더니 몇 가지를 딱 보더니, 프린터 내부 롤러에 용지 조각이 끼어 있고, 종이 방향도 한 번 틀어져 있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내가 찢어놓은 종이 조각이 원인이라는 걸 깨달았어. 솔직히 그때는 나도 억울했지. 프린터가 오류를 띄우는 타이밍이랑, 내가 손대기 시작한 타이밍이 서로 겹치면서 계속 악화된 건데, 밖에서는 그냥 “누가 만지다가 더 망친” 상황처럼 보이잖아. 그래도 팀장님은 결국 “앞으로는 장비 손보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고, 필요하면 바로 요청해”라고 말씀하시면서 내가 시간 지연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정리해버리셨어.
그 뒤로 나는 프린터 앞에서 작업할 때 태도가 완전 달라졌어. 종이를 넣는 것도 천천히 하고, 오류 메시지 뜨면 바로 덮개 열고 만지지 않고, 담당자가 올 때까지 대기하거나 간단 점검만 하게 됐지. 그리고 동료들한테도 “혹시 또 이러면 내 쪽에만 몰아서 하지 말고, 화면 캡처하고 바로 호출해”라고 미리 말해두었어. 어느 순간부터는 다 같이 프린터 상태를 보고, 조심스럽게 처리하는 분위기가 생기더라.
근데 웃긴 건, 그날 이후로도 프린터가 가끔 같은 증상을 보이면, 다들 나를 떠보는 농담을 하게 되더라. “오늘도 먹는 날이야?” 같은 말, “또 너의 손길이 시작됐나?” 같은 농담… 처음엔 진짜 속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오히려 그게 트라우마처럼 남아서 더 조심하게 되더라. 그리고 나는 가끔 생각해. 프린터는 그냥 기계일 뿐인데, 사람 하나의 급함이랑 타이밍이 겹치면 결과가 더 커져버린다는 걸. 결국 그날 야단 맞은 건 장비 때문이 아니라, 내가 ‘빨리 끝내야 한다’는 마음에 더 빨리 망가뜨린 부분이었겠지. 지금도 프린터 앞에 서면, 종이 한 장이 작은데 괜히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 들어서… 그래, 그날 이후로는 마감이 와도 숨부터 고르게 돼.